끝말잇기와 꼬리따기 노래는 지금 아이들도 즐겨 하는 말놀이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백두산은 뾰족해
뾰족하면 바늘
바늘은 무서워
시리동동 거미동동은 제주도 꼬리따기 노래에 권윤덕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꼬리따기 노래도 재미있지만 제주도 풍광과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녹여 그린 그림 또한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인데 아이들에게 두 번이나 읽어 줬다. 좋은 책은, 좋은 이야기는 아이들이 먼저 알아 본다.
석수장이 아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전래동요에 권문희 작가 특유의 해학과 유머를 넣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주거니 받거니 친구와 말싸움을 했는데 하다 보니 결국 느끼게 되는 건 옆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이다. 이번 시간에는 그림책 두 권을 먼저 같이 읽고 말놀이를 시작했다.
가이가 가다가
거이거 거랑에
고이고 고기 잡아
구이구 국을 끓여
나이나 나도 먹고
너이너 너도 먹고
다이다 다 먹었다
더이더 더 다고
어이어 없다
자세히 보면 말의 법칙이 보인다. 하지만 법칙을 생각하고 외우려면 세상 안 외워지는 게 말놀이다. 귀로 많이 듣고 입으로 직접 많이 말해야 한다. 주고 받고 주고 받고 그래야 리듬이 얹혀 지며 그림도 그려지고 이야기도 재미나고 말의 재미도 느껴진다. 하지만 1학년 아이들에게는 아직 많이 어려운가 보다. '거랑' '더 다고' 등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입에 붙지도 않나 보다. 이 말놀이를 하다 보니 길로 길로 가다가 그림책이 생각났는데 미처 가져오지 못했다.
말의 법칙, 언어 유희를 즐길 수 있는 말놀이가 있는데 아직 어린 연령의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덜하다. 오히려 이 아이들은 해, 달, 별 등 상상하고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는 말놀이가 더 다가오고 재미난 것 같다. 그래서 저 달이 둥둥 말놀이를 다시 읊어 줬다. 예전에 별 말놀이 하고 정월 대보름 가까운 날 맛보기로 잠깐만 흥얼 흥얼 해줬던 말놀이다.
저 달이 둥둥
산 너머 온다
앞 산 위로
달맞이 가자
저 달이 둥둥
물 속에 잠겼네
뒷강물 속에
달맞이 가자
이 말놀이도 입에 잘 붙지 않는 말놀이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이가 가다가 보다 훨씬 쉽게 따라 한다. 그리고 둥둥 둥둥 장난도 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놀이기도 한데, 이 말놀이가 주는 심상이 좋다. '둥'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이 좋고 하얗고 둥근 달이 주는 밝음과 넉넉함이 좋다. 편하고 따뜻하다. 머리로 이해하고 즐겨야 하는 말놀이보다 아직은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말놀이를 아이들 또한 아직은 더 좋은가 보다. 이렇게 아이들은 여전히, 아직까지는! 팔딱팔딱 숨쉬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이다. 그 생명의 힘을 자꾸 억누르지 않으면 좋겠다. 가만히 있어, 조용히 해 라고만 이야기하지 않으면 좋겠다.
* 읽은 그림책 <시리동동 거미동동> 제주도꼬리따기노래, 권윤덕 그림, 창비
<석수장이 아들> 전래동요, 권문희 그림, 창비
* 마포성메작은도서관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1시간 동안 1~2학년과 함께 하는 '께롱께롱 말놀이'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