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모두 시인, 창작자

코로나 이슈가 나라고 그냥 지나가지는 않을 터

마을에 있는 방과후에 다니는 아이들이 확진이 되는 일이 있었고

우리 가족은 다행히 아무 일 없었지만

아이들을 대면으로 만나는 말놀이인지라 한 주 쉬어 갔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이것도 흐름이 있는지라

흐름이 끊길까 걱정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말놀이 시간을 잊어버렸나.

아이들이 반 만 나왔다.


그래도 힘내서 나무 노래를 불러 본다.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거짓말 못해 참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너하고 나하고 살구나무

입맞추자 쪽나무

칼로 찔러 피나무

엎어졌다 엄나무

자빠졌다 잣나무

서울 가는 배나무

아흔 지나 백양나무

갓난 아기 자작나무



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숲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로수나 잘 정비된 공원에서 자라는 나무들 말고 긴 세월을 거쳐 스스로 자라고 스러지는 나무들의 숲을 옆에서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찌된 일인지 수종개량을 위해 아까시 나무 베기, 복합커뮤니티센터 짓기, 무장애숲 데크길 놓기 등의 사업이 전국적으로 큰 산이든 작은 산이든 엄청난 예산을 들여 진행되고 있다. 왜 인공적인 손길이 들어간 공원이 필요한 걸까? 왜 그것을 원하는 걸까?


각설하고!


나무 이름과 연결지어 말을 만들고 운율을 넣어 부르는 나무 노래다. 얼마든지 말을 만들 수 있고, 흥얼거릴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아, 이런 나무도 있었구나. 나무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집에 가는 길에 어떤 나무가 보이는지, 있는지 조금 더 주위를 둘러 보라 했다. 가끔은 숲에 가 나무 줄기를 손으로 쓰다듬어 보기도 하고 팔로 껴안아 보라고도 한다. 숨소리를 들어 보라고, 햇빛에 팔랑팔랑 흔들리는 나뭇잎의 반짝임도 느껴 보라고 한다.


중학생이 싫어하는 야자나무

소똥냄새 소나무

감각이 없는 감나무

사과하자 사과나무

돈 압수 은행나무

단지 하나밖에 없는 단풍나무

코끼리가 있는 코코넛 나무

코알라 친구 코코넛 나무


아이들이 만든 나무 말놀이다. 참으로 기발하고 재미나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한 나는 절대 생각해 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나무 노래는 흥얼흥얼 입에 참 붙지 않은 말놀이라 슬쩍 슬쩍 컨닝도 하며 불렀는데 아이들은 척척 잘도 만들어 낸다.



고 고

고양이 한 마리

고구마 먹다가

고향에 가서

고구마 똥밭을

밟아 버렸네



이것 또한 고바우 영감을 들려 주고 부르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지은 말놀이다.

고로 시작하는 말놀이



옛날 옛날에

고 고

고바우 영감이

고개를 넘다가

고개를 다쳐서

고약을 바르니

고대로 낫더래

(고것 참 잘 되었네)



아이들은 모두 시인이고 창작자다. 일상에서 아이들이 하는 말들 하나 하나를 소중히 기록하면 그것이 다 시고 이야기가 될 거다. 그러려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아이들만 잘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참 잘 못듣는 어른들, 새삼 그 어리석은 어른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 읽은 그림책 <모치모치 나무> 사이토 류스케 글, 다키다이라 지로 그림, 주니어RHK


* 마포성메작은도서관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1시간 동안 1~2학년과 함께 하는 '께롱께롱 말놀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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