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놀아라

이제 말놀이가 한 주 남았다.

오미크론이 심하다.

이웃에서, 방과후에서 한 명씩, 가족이 모두 앓고, 격리를 하고 낫는다.

모두 염려도 많고 운신의 폭도 좁아진다.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음식도 먹지 않고

열체크, 소독 꼼꼼히 하고 아이들을 만나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여섯 번 째 시간

오늘은 3명의 아이들과 함께 했다.


비가 내릴 때 부르려고 아껴두고 있었는데

아마 다음주까지도 비는 내리지 않을 거 같다.

하지 않고 헤어지기는 많이 아쉬워서

눈을 감고 상상해보기로 한다.


창밖에 비가 많이 내려

우룩주룩

아, 놀고 싶은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리네

창문에 와서 부딪히는, 줄줄 흐르는 비를 보며 생각한대.

아침비는 해님눈물?

저녁비는 달님눈물?

밤에 밤에 오는 비는

누구누구 눈물일까?



오네 오네 비가 오네

우룩 주룩 비가 오네

아침 비는 해님 눈물

저녁 비는 달님 눈물


오네 오네 비가 오네

우룩 주룩 비가 오네

밤에 밤에 오는 비는

청룡 황룡 눈물 인가



아침비는 해가 같이 놀자고 뿌리는 물이고, 저녁비는 달님이 흘리는 침일 수도요! 저는 비와도 놀아요. 신나게 놀아요. 밤에 오는 비는 별님 눈물 아닌가? 조잘 조잘 한 마디씩 하며 계속 반복해 불러 본다.


비가 너무 많이 오니 이제는 해야 나오라고 부른대. 어서어서 놀고 싶어서 힘차게 부른대.



해야 해야 나오너라

김치국에 밥말아먹고

장구치고 나오너라



누구야 누구야 나오너라 로 바꿔 부르기도 하고, 김치국 아니고 된장국, 미역국, 육개장 먹고 싶은 걸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무얼 먹든 배 든든히 채우고 힘내서 어서 나와 놀자고 골목 골목을 돌며 힘차게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평소, 전 이런거 별로 안좋아해요. 이것도 기억하고 외워야 하는 공부잖아요. 볼멘 소리를 하던 한 아이가 왠일인지 해를 부르는 이 노래에 박수를 치며 흥얼 거린다. 모두 신나게 박수를 치며 빠르게도 느리게도 부른다. 점점 더 목소리는 커지고 손이 아프다고 할 정도로 세게 외친다! 아이들 얼굴이 발그레해지고 웃음이 배시시 떠오른다. 신이 나나보다. 뭔가 시원한가 보다.


해도 불렀으니 어깨동무하고 같이 놀 동무도 부르자.



어깨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놀아라

어깨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놀아라



손뼉만 치던 아이들이 책상 한 번 손뼉 한 번으로 바꾸어 박자를 맞춘다. 얼쑤 신난다 신나! 친구들 불러 어깨 동무 하고 골목을 누비고 다니니 이제 무서울 거 하나 없고 뭐든 하며 놀 수 있겠다. 뭐하고 놀까? 뭐하고 놀면 재미있을까?


그런데 아까는 비와도 신나게 논다던 아이들이 이제는 놀 시간이 없다고 막 성토를 한다. 학원을 뭐뭐 다니고, 그게 얼마나 재미없는지, 끊어달라도 이야기해도 안끊어준다며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선생님도 선생님 딸 피아노 치기 싫다고 그만 하겠다고 하는데 계속 하라고 한다~ 이야기하며 그래도 재미있게 해봐~ 말해 본다. 그리고 머리 속으로 생각한다. 왜 아이들은 뭔가를 항상 배워야 할까? 재미없다는데도 계속 해야 할까? 하고.


이 말놀이들은 지천이 자연이고, 지천이 놀거리였던 오랜 옛날 부터 이어져 온 것일테다. TV도 없고, 폰도 없고 재미있는 읽을 거리도 많지 않던 시절 오직 놀거리라고는 동무들과 들로 산으로 강으로 쏘다니며 해 뜰 때부터 해질녘까지 노는 것밖에 없던 시절 말이다. 그러니 비, 눈, 해, 달, 별, 나무가 친숙하고 그것들로 노래도 만들어 불렀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시절은 아니다. 아이들은 볼거리, 놀거리가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사회가 그걸 요구한다. 하지만 적어도 어린이 시절(초등학교 시절)에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지내야 하는지, 어떤 삶이 건강한 삶인지 가끔, 문득 생각하게 된다. 말놀이를 하며, 어린이문학을 읽으면서 더욱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 읽은 그림책 <비가 오는 날에> 이혜리 지음, 보림

<여름 휴가 전날 밤> 미양코시 아키코 글그림, 북뱅크

<길로 길로 가다가> 권정생 글, 한병호 그림, 한울림어린이


* 마포성메작은도서관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1시간 동안 1~2학년과 함께 하는 '께롱께롱 말놀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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