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말놀이가
자꾸자꾸 늘어나요! 2

4. 사랑을 깨닫다.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먹으나 굶으나 둥기야

입으나 벗으나 둥기야

외 불 듯 가지 불 듯

무럭무럭 잘자래라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인천바다 조수밀듯

동해바다 물결치듯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저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가 아니라 아가들이라고 해야 맞을 것도 같습니다. 꼬물거리는 조그만 생명이 오로지 나의 선택과 결정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책임감이 버거웠습니다. 아가가 어서 커서 말을 하고 말귀를 알아듣고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알게 되기를,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주고받을 만큼 빨리 빨리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말놀이를 자꾸 하다 보니 아이들을 키우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이들이 지금보다 많이 어렸을 때는 그 시간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아기를 키우는 게 힘들기만 했습니다. 아가가 빨리 잠들기만을 바랬지요. 아기띠를 하고 몸을 흔들며, 천 번 만 번 엉덩이를 토닥이며 언젠가는 잠이 들겠지 그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 때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말놀이를 알았다면, ‘외 불 듯 가지 불 듯 무럭무럭 잘 자래라’를 읊조리며 토닥토닥 했었다면 그 시간이 조금은 힘이 되지 않았을까요? 조금은 더 따뜻하게 아기를 품에 안고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그 시간을 그리 차갑게만 보낸 것 같아 말이지요. 그래서 이제야 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듬뿍 전해보려 합니다.


별 하나 꽁꽁

별 둘 꽁꽁

별 셋 꽁꽁

별 넷 꽁꽁

별 다섯 꽁꽁

별 여섯 꽁꽁

별 일곱 꽁꽁

별 여덟 꽁꽁

별 아홉 꽁꽁

별 열 꽁꽁


6학년 아이를 안고 ‘별 하나 꽁꽁, 별 둘 꽁꽁’을 불러 주며 꽁꽁에 좀 더 힘을 주어 아이를 꼭꼭 안아 주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미안해, 많이많이 사랑해’ 하면서 말이지요. ‘꽁꽁’하며 아이를 안아줄 때도, 내 어깨를 내가 꼭꼭 잡아 줄 때도 위안과 힘이 전해집니다.


5. 이야기를 말로 하다.

00야 00야

니 어데 잤노

마루에서 잤다

뭐 덮고 잤노

수건 덮고 잤다

뭐 베고 잤노

아빠 배 베고 잤다

뭐가 깨무드노

모기가 깨물더라

무슨 피가 났니

파란 피가 났다

으~ 파란 피래!


위 말놀이는 한 아이가 쥐야 쥐야 말놀이에 자기의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더운 여름 마루에서 아빠 배 베고, 배에 수건 하나 덮고 자다 모기에 물리는 여름날의 풍경이 그려집니다. 아이는 지난 밤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술술, 말놀이를 술술 합니다. 아이도 다시 한 번 어제 밤의 풍경과 느낌을 떠올렸을 테지요. 그 때의 기운을 전해 준 아이와 그 시간이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말놀이는 이야기를 술술 나오게 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어 하지 못하던 제가 요새는 이야기가 있는 말놀이가 재미있습니다. ‘께롱진산 간께롱, 정지문을 연께롱, 솥뚜껑을 열고 누룽지를 먹습니다.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맛있는께롱, 더 없는께롱!’ 이야기를 잘 못 들려주겠는 저에게 이야기가 있는 말놀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야기 한 자락 풀어 헤치며 아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얘들아~ 옛날이야기 하나 해줄게~’ ‘얘들아, 옛날 옛날에’ 하면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쳐다봅니다. 관심 없는 척, 안 듣는 척 해도 귀와 마음이 이야기 쪽으로 쫑긋 솟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게임 끝입니다. 그렇게 시작합니다.

‘고바우 염감이 고개를 넘다가 고개를 다쳐서 고약을 발랐더니 고대로 낫더래 고것 참 잘 되었지!’ ‘에이~’ 그러다가도 아이들은 저절로 이야기에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고구마를 먹더니, 고구마 방귀를 끼면서’ 덩달아 신이 납니다. 이렇게 말놀이를 빌려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6. 말놀이를 해요!

계절에 따라 마음에 따라 날씨에 따라 마음에 다가오는 말놀이가 달라집니다. 어떤 말놀이는 소리가 예쁘고 어떤 말놀이는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어떤 말놀이는 세상을 따뜻하고 밝게 비추고 어떤 말놀이는 힘이 불끈 나게 합니다. 말놀이가 차곡차곡 쌓여 가고 그 말놀이로 아이들과 만납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한바탕 놉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 어른 구분 없이 그냥 말로 놀고 노래하고 서로 즐기는 말동무가 됩니다. 내 맘에 다가오는 말놀이가 자꾸 자꾸 많아질수록 나의 마음도 자꾸자꾸 환해집니다.

keyword
이전 09화좋아하는 말놀이가 자꾸 자꾸 늘어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