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글조차 허망한

by 김작은
출처 @kim_smalll


네게 잘해줄게

너를 안아줄게

너만 바라볼게

라는 말은 못 했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미래형 언어는

도저히 못하겠어

현재를 과거로

돌이켜 볼 때쯤

후회만 남기지

말자는 각오일 뿐






사랑이라는 달달한 기억을 최대한 살려서 오랜만에

연애 글을 써보려 했는데도 뭔가 허망한 글이 되었다.

연애세포들이 상실의 시대를 겪고 있어서...


그래도 사랑하는 것들을 떠올리니 그때의 현재가

애틋하기도, 후회되기도, 진이 빠지기도 하는 걸 보면

꽤 사랑하며 살았구나 싶어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정말 별게 없다.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이 화초를 감싸고 있는 지금,

이 글을 타이핑하고 있는 지금,

맞춤법을 검사해 본 지금,

주문한 책 배송 예정 알림이 온 지금,

김필의 구슬픈 노래를 듣고 있는 지금,

땀 흘리고 아픈 지금들이다.


비록 현재의 허망을 써내고 있지만 조금만 걷어 보면

미래에는 이상이, 과거에는 감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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