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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은 Jul 04. 2023

가쁜 기쁨

출처 @kim_smalll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하다면

나는 기뻤다

무용하지 않았다

기쁨이 커질수록

깨어질까 두려웠다

살얼음 세상이 됐다

무용한 사람이 되어

기쁨을 몰아내

지켜야만 했다

기쁨에 가빠서,

가쁜 숨을 몰아쉬듯,

들이쉰 기쁨을

다시 내쉰다






"나는 허망한 사람입니다."


이 외침이 잦을 때, 현재의 내가 기쁘다는 걸 반증하는지도 모르겠다.

살얼음 같은 기쁨이 결국 깨진다는 것을 잘 알기에 숨이 가빠지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외치는 말일 것이다.


현재 주어진 기쁨을 산소와 같이 들이마시고,

깨어질 기쁨의 두려움을 이산화탄소처럼 내쉰다.

나는 이렇게 호흡하면서 살아간다.


날숨만 생각하면 슬플 수도 있겠지만

들숨으로 다시 채워지더라.


"그저 허망을 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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