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im_smalll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하다면
나는 기뻤다
무용하지 않았다
기쁨이 커질수록
깨어질까 두려웠다
살얼음 세상이 됐다
무용한 사람이 되어
기쁨을 몰아내
지켜야만 했다
기쁨에 가빠서,
가쁜 숨을 몰아쉬듯,
들이쉰 기쁨을
다시 내쉰다
"나는 허망한 사람입니다."
이 외침이 잦을 때, 현재의 내가 기쁘다는 걸 반증하는지도 모르겠다.
살얼음 같은 기쁨이 결국 깨진다는 것을 잘 알기에 숨이 가빠지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외치는 말일 것이다.
현재 주어진 기쁨을 산소와 같이 들이마시고,
깨어질 기쁨의 두려움을 이산화탄소처럼 내쉰다.
나는 이렇게 호흡하면서 살아간다.
날숨만 생각하면 슬플 수도 있겠지만
들숨으로 다시 채워지더라.
"그저 허망을 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