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소리 없이 내려와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온전히 세상을 너의 색으로 물들었다.
그러고 보니 너는 사랑과도 닮아 있다.
소리 없이 조금씩 물들이는 것.
내리는 순간에 설레고 아름답다는 것.
포근하고 따뜻할 것 같지만 만지다 보면 차갑고 아픈 것.
그리고 어느 순간에 녹아 버리는 것.
녹고 난 다음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는 것.
지겹다고 느끼다가도 때가 되면 사람들은 여전히 너를 기다린다는 것.
예쁘게 눈사람을 만들어 창문가에 두었더니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자 조금씩 녹아 버렸다.
그래, 너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선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지.
그래서 사람들은 언젠가 녹아 없어질걸 알면서도 너를 기다리나 보다. 사랑과 그렇게나 많이도 닮아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