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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걸 Feb 23. 2024

팀원이 한 명만 남았다.

팀원 3명에서 1명으로  

호기롭게 시작했던 스타트업. 심지어 돈 안된다는(?) 예술 분야의 스타트업을 시작한게 벌써 거의 4년 전이다. 혼자서 시작해 팀원이 하나, 둘, 셋까지 늘었으나 지금은 단 한 명만이 남았다. 약 8개월 전의 일이다. 거의 처음부터 함께했던 팀원과 이별하고 가장 나중에 합류한 팀원만 남은 건. 


작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팀원들을 하나 둘 맞이하고 하나 둘 다시 떠나보내면서 느낀 것은 사람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과 알맞은 사람을 '사람'은 알맞은 '때'에 알맞은 '곳'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인재 채용이라는 말은 은 거창하고, 팀원과 일하는 것에 관해 여전히 배워나가고 있지만, 창업 초기에는 이것들에 정말 무지했었다. 심지어는 나에게 힘을 주는(?) 팀원과의 이별이 무서워 벌벌 떨기도 했다. 업무 효율이나 재정 상황 같은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같다. 무튼 이러한 무지함은 팀원들과의 하나 둘 이별을 하면서 아주 조금씩 채워졌다. 


결론적으로 지금 한 명과 함께 하는 지금이 팀원 세 명과 함께 했던 때와 퍼포먼스(일 효율, 매출 등) 측면에서 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콤팩트한 운영이 가능해졌다. 더 나아진 매출은 두말할 것 없고. 하지만 이 마저도 몇 년이 지나면 이 또한 어떠한 레슨 포인트로 남을 것이다. 그 때는 이랬네 저랬네 하면서.


하지만 일단 창업을 3년하고도 반 정도 지속해 온 현시점에서의 팀원에 대한 생각을 적어본다. 순전히 나중에 내가 보기 위해서, 그리고 팀원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나와 비슷한 대표님들을 위해서. 



알맞은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초기 스타트업 혹은 1인 기업에 준하는 작은 회사에서 경력이 많고 대단한 스펙을 가진 스페셜리스트 형 팀원는 의외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빠른 실행과 많은 실패와 작은 성공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하는데 오히려 큰 회사에서의 경험이 많고 경력이 긴 인재는 회사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도 하다. 그에 반해 경력은 별로 없지만, 이거저거 조금씩 할 수 있는 제네럴리스트 형 팀원은 작은 도전들을 치고 빠지고 하는데 의외로 기동성이 좋다. 물론 이것 또한 점점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겠지만 말이다. 


알맞은 때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앞의 이야기와 연결성이 있게도 알맞은 사람이 알맞은 때에 영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 초기에는 불도저같은 제네럴리스트가 필요하고 사업이 조금 자리를 잡았을 때는 서비스 퀄리티를 하나 하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집요한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팀원이 한 명인 상황에서는 그 집요한 스페셜리스트가 내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마지막으로 알맞은 곳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창업 초기에는 알맞은 곳이 없다. 소수의 팀원들이 각자 역할은 맡지만 모두가 와다다다 전 분야에서 일을 해야하는 시기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사업이 자리가 잡힌 이후에 각자 역할을 맡아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사업 스테이지는 아직 초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서비스가 지속해서 변화하고 있기 때문. 초기 창업자로서 아직은 제네럴리스트인 팀원과 지속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결론. 그리고 서비스를 조금 안정화하고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 예전 같으면 또 뭐 목표를 세워 언제까지 안정화하겠느니 그러겠지만, 요즘엔 천천히 가도 괜찮다, 망해도 괜찮다(?) 며 자기 타협을 한 상황. 당분간 2인 체제로 천천히 꾸준히 나아가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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