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 본격적인 여행 시작
투어 전 여유가 있어 퀸빅토리아 마켓을 가보기로 했다. 무료트램을 타고 이동한 퀸빅토리아 마켓. 생각보다 큰데 평일이라 그런 건지 안 연 가게도 많고, 사람도 적었다.
일단 아침 먹으러 푸드코트 가서 모닝스페셜로 햄치즈크루아상과 플랫화이트 주문. 아침인데 웬 학생들이 많다. 호주는 이민자가 많아 안 그럴 줄 알았는데 혼자 와서 밥 먹고 있는 동양인을 신기하게 쳐다본다. 먹다 보니 햄껍질이 좀 질기네 싶었는데 슬라이스 할 때 껍질을 안 벗겼나 보다. 아직 붐비기 전이라 가게에 알려주는데 뒤에서 보고 있는 셰프의 표정이 심각하다. 점원이 몹시 미안해한다. 암 오케이 벗 유 슛 쳌하고 쿨한 척 나왔지만 누군가는 혼날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약간~
밥 먹고 나니 이제 사람이 좀 많다. 아깐 너무 이른 시각이었나 보다. 시원한 게 마시고 싶어 구경하다가 슬러시 파는 곳에서 어르신께 주문하니 세 가지 맛 중 디스원 오r 디스원 오r 디스원 오r 디스원 앤 디스원 오r 디스원 앤 디스원 오r 디스원 앤 디스원 오r 디스원 앤 디스원 앤 디스원이라고 모든 콤비네이션으로 메뉴를 알려준다. 슬러시를 섞어 먹는 건 만국공통인가 보다. 어딜 가나 실패하지 않는 워터멜론을 골랐다. 익숙한 싼 맛이 나고 머리가 아픈 것도 만국공통인가 보다. 3분의 1 정도 먹다 보니 그만 먹고 싶은 것도 만국공통인가 보다. 기념품도 많고 살 것도 좀 있었지만 아직 첫 도시니 쇼핑은 자제하고 투어장소로 이동한다.
Sassafras Village
첫 목적지 사사프라스
메인 목적지가 아니고 식사 겸 들르는 장소인 거 같다. 땅덩이가 커서 어딜 가려면 한참 이동하기에 중간에 이렇게 들르는 장소가 필요하다. 날씨가 좋아 외부 테이블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치즈버거와 칼튼제로를 주문했다. 호주식 발음은 또 영국식 발음과 다르다던데 나름 열심히 발음했지만 직원은 나의 칼튼 발음을 끝내 알아듣지 못하고,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아~ '캁흔'하는데 튼은 거의 묵음이었다. 어제 맥주집도 그렇고 호주는 엄청 친절하다. 영어를 잘 못함에도 정중하게 대해주었다. 만족스럼 식사를 하고, 옆에 찻집 들러서 구경하다 차는 잘 안 마시지만 케이스가 이뻐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하나 구매했다.
Dandenong Ranges National Park
원시림이라 엄청나게 큰 나무들과 고사리가 있는데 한 바퀴 쓱 둘러보고 나니 여긴 약간 가는 길이라 끼워넣은 느낌적인 느낌으로 크게 감흥은 없는 그런 장소였다.
Puffing Billy Railway
1부라고 해야 하나? 낮 메인 목적지 퍼핑빌리는 토마스 기차의 모티브가 된 기차라는데 그냥 그저 그런 기차가 있는 마을이었는데 토마스 기차 이후로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한다. 그냥 오래된 기차겠구나 하고 별 기대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칸마다 인원수만큼의 좌석이 있고, 창가에 손과 발을 내놓고 앉을 수 있는 구조라서 이게 기분도 좋고, 꽤나 재밌다. 이게 증기기관차인데 창가에 앉으니 앞쪽칸은 연기나 탄가루 때문에 오래 앉아있기 좀 힘든 면이 있다고 한다. 블로그 같은 곳을 찾아보면 오른쪽칸이 경치가 더 좋다고들 하는데 사실이었다. 가이드님은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비슷하다고 했지만 오른쪽 자리 두고 경쟁할까 봐 한 얘기 같다.
창가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모습도 재밌고, 다른 혼자 오신 분과 서로 사진도 찍어주면서 여기서 사진 많이 건졌다. 이 분 덕에 이후에도 사진 많이 건졌다. 사진과 영상 정말 많이 찍어주셨더라. 고맙습니다!
우리는 투어라서 한 시간 가량만 탑승하고 레이크 사이드역에서 하차했지만 개인적으로 가면 더 길게 탈 수 있고 더 멋진 풍경들을 마주 할 수 있다고 한다.
Maru Koala and Animal Park
다음은 옵션투어지만 거의 모두가 하는 마루동물원. 캥거루가 동네 개처럼 있는 곳이다. 캥거루가 순하고 사람을 안 무서워한다.
먹이를 주면서 사진도 찍고 하다가 혼자 있는 흰색 캥거루가 있어 옆에 셀카 찍으러 가니 손을 올리고 친한척해준다. 이건 정말 동네 개 같았다. 코알라나 다른 동물들은 우리 안에 있어 좀 멀찍이 볼 수 있었다.
펭귄 보러 가기 전 야생왈라비가 있다는데 방금 너무 가까이서 캥거루를 보고 와서 이번에도 크게 감흥은 없었다. 왈라비보다 정망대의 경치가 더 인상적이었다.
Penguin Parade Visitor Centre
오늘의 하이라이트 필립아일랜드 펭귄퍼레이드
펭귄이 나갔다가 해 떨어지면 집에 돌아오는 습성 때문에 퍼레이드처럼 되는데 이걸 관광상품으로 만든 거다. 시작 전 저녁을 먹을 시간이 있어 푸드코트에서 연어소바와 거기서만 마실 수 있는 오션에일을 먹는데 연어 껍질을 바삭하게 구워서 푸드코드임에도 너무 맛있었다.
펭귄 퍼레이드는 한여름이 피크이고 비싼 표를 사야 잘 볼 수 있단다. 우리 투어는 저렴한 입장권이라 보기 어려운 곳이지만 그래도 길목을 잘 찾아서 괜찮게 볼 수 있었다. 아 진짜 귀여움. 가이드님이 보통 인형을 안 사다가 펭귄을 보고 나면 사고 싶어 진다고 해서 사려면 미리 사라는 얘길 듣길 잘했다. 끝나고 나니 기념품샵에 사람이 너무 많다. 인형에 입힌 니트는 패션이 아니고 오일피해 때문에 실제로 기부받아서 입혀줬다 한다. 인형에도 니트를 입혀서 파는 게 의미도 있고, 이쁘기도 했다. 날씨도 맑아서 별까지 잘 보이고 여러모로 날씨가 다한 투어였다.
숙소 돌아오니 거의 12시. 이제 나는 또 어둠 속에서 짐정리를 해야겠구나 했지만 우려와 다르게 지층 카페테리아엔 사람이 많고, 방에는 아무도 안 자고 있었고, 심지에 안 들어온 자리도 있었다.
언능 씻고 내일은 오전 시티투어가 있으니 일찍 일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