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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Apr 29. 2024

처음 만나는 오세아니아 4 - 멜버른 4

2024.03.09 위대한 그레이트 오션로드

잠을 설쳤다. 정말 심하게 설쳤다.

늦게 들어오고 일찍 나가야 해서 안 그래도 짧게밖에 못 자는데 방이 덥고, 침대 밑칸이 엄청 뒤척이고 오늘따라 선풍기 소음도 좀 있고, 그동안 내가 피곤한 상태라 잘 자서 못 들은 건가? 코 고는 사람도 좀 있다. 한 시간 정도 잤나? 이동 중에 자면 돼서 걱정은 없긴 한데 진짜 피곤한 상태로 숙소를 나섰다. 이번에도 무료트램을 타고 투어 모임장소로 이동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투어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다른 투어에 비해 조금 비싸지만 소규모 투어를 선택했다. 친구가 버스투어를 해서 이런 투어가 요금이 비싸면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어모임 장소에 1등으로 도착한 덕분에 좋은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선바이저에 타임랩스를 설치했다. 가이드님은 액션캠을 보시고 크리에이터냐며 물어봤지만 그냥 재미용으로 찍는 거라고 얘기하고, 나중에 결과물도 공유해 드렸다. 조수석에 탔음에도 왼쪽 좌석에 앉아있어 좀 어색하고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구간에서 내 오른발에도 힘이 들어간다.

차 타고 이동하는데 안개 살짝 낀 게 엄청 멋있었다.


Memorial Arch at Eastern View

첫 코스 그레이트오션로드 인증샷을 찍는 그 시작점에서 사진을 찍고 저번투어처럼 중간 식사를 위해 아폴로베이 근처에 정차했다. 토스트와 아이스드커피를 주문했는데 토스트는 양이 엄청 많은데 구불구불한 길을 차타고 이동하느라 멀미가 좀 있어 많이 남겼고, 아이스드 커피는 내가 기대한 건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형태였는데 나온 건 아이스크림이 한 스쿱 들어있는 커피였다. 맛은 있었다.

다음 코스 가는 길에 찾은 야생코알라를 보여주기 위해 가이드님이 열심히 찾아서 보여주셨다. 영상에는 잘 안 담기지만 코알라 맞음

Twelve Apostles

오늘의 메인코스. 침식돼서 8사도 밖에 안 남았고 이제 곧 7사도라지만 실제로는 12사도 였던 곳. 헬기투어를 신청해서 탑승하는데 우리 일행 중 헬기투어 신청자는 3명. 이대로 타면 작은 헬기로 모두가 창가에 앉을 수 있었지만 다음팀과 합석해서 6명이 한 헬기에 타야 했다. 몸무게별로 자리를 배정하는데 나는 운이 좋게 앞자리에 탈 수 있었다. 적은 인원의 헬기투어지만 할 건 다 한다. 탑승 전 구명조끼도 착용하고 일반 여객기처럼 사용법 시연도 한다. 무기가 될만한 것들은 못 들고 탄다고 한다. 그래서 액션캠에 달려있던 삼각대는 분리해서 가이드님께 맡겼다.

헬기투어라 재밌고 멋있긴 한데 짧아서 아쉽다. 15분 탑승이라고 했는데 뭐야? 5분 탔나? 하는 느낌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아일랜드 아치웨이였던 것과, 통삼겹으로 유명한 레이저백, 로크아크고지가 모여있는 곳을 갔는데 힘들면 두 군데 정도만 봐도 괜찮다고는 했지만 다른 분들도 그렇고 모두가 결국 3군데 다 보고 왔다. 날씨는 너무 더워서 더위 먹을 것 같았지만 말이다.

The Grotto

또 하나의 메인. 작은 동굴이라는 뜻의 그로또. 여기 사진포인트가 좁아서 보통 투어는 줄을 길게 서는데 우리 투어는 이 인파를 피하기 위해 새벽에 출발하는 투어였다. 다행히 줄이 없었고, 땡볕에 줄을 서는 수고를 하지 않아 좋았다. 역시 이 투어를 선택하길 잘했어.

마지막으로 런던브릿지까지 보고 이제 돌아간다. 어제 잠을 심하게 설쳤는데 출발 때도 그렇고 돌아올 때도 딱히 잠이 오지 않는다. 보통 돌아올 때는 다들 자기도 하고 뒷좌석도 조용해졌기에 가이드님이 뭔가 껌을 씹기 시작하신다. 약간 졸리신 모양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종일 운전하시니 그럴 만도~ 잠도 안 오는 김에 가이드님께 말을 걸며 졸음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드렸다. 오늘 투어를 겪어보니 운전을 꽤나 했을 것 같은데 물어보니 하루에 300km씩은 찍는다고 하신다. 그 정도면 제주도 한 바퀴 반인데 이걸 거의 매일! 엄청난 운전량이다.

출발할 때는 시내 한복판에서 모였는데 돌아올 땐 멜버른 지역 축제로 막힐까 봐 시내에서도 약간 변두리에 내려주셨는데 딱 숙소 앞에 세워주셨다. 투어 중간중간에도 뭐라도 하나 더 보여드리려고 애써주셨는데 숙소 옆에 있는 케밥집이 맛집이라며 마지막까지 잘 챙겨주신다. 오늘 피곤해서 나가기 힘들었는데 저녁메뉴는 케밥으로 확정!

먹고 어딜 나가볼까 하다가 며칠 바쁘게 놀고, 잠도 부족했으니 숙소 카페테리아에서 챙겨 온 태블릿으로 드라마나 보며 맥주 마시고 그냥 쉬기로 했다. 이제 첫 여행지인데 탈 날라. 여행 중간중간 이런 브레이크도 좋지

이렇게 멜버른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내일은 시드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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