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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건축가 Apr 20. 2018

매일 퇴사하고 싶은 나, 이상한가요?

수많은 회사에서 거절당한 후, 어렵게 입사한 1년 차

From. 수많은 회사에서 거절당한 후, 어렵게 입사한 1년 차

미치도록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저를 미치게 만들어요


아주 어렵게 회사에 입사를 했어요. 수많은 회사에서 ‘넌 안 돼’ 거절의 메일을 받고 좌절하고 있을 때였죠. 그랬던 나에게 ‘넌 내가 받아줄게’라고 이야기하는 회사가 딱 하나 생겼어요. 그때 저는 회사에게 간과 쓸개, 콩팥까지 다 빼줄 기세였죠. 입사 전까지는 서류에 적었던 것처럼 제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첫 월급을 받기도 전에 미치도록 퇴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저를 미치게 만들고 있어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액션건축가의 퇴사처방전


To.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1년 차에게 

퇴사를 하고 싶은 나는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도 그랬어요. 회사에 아주 어렵게 입사를 했는데, 출근한 지 5일도 안되어서 너무나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때는, 퇴사를 하고 싶은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 저를 많이 미워하고 원망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퇴사를 하고 싶었던 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퇴사를 고민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는 것을 말이죠.


취업해서 기뻤던 날은 ‘합격 편지를 받은 날’ 딱 하루였어요. 그 날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고,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도 같았죠. 하지만 회사로 첫 출근을 하는 순간, 제가 활동하는 세계는 7명의 부서원이 있는 세 평정도의 땅으로 좁아졌고, 제 역할은 먼지같이 가벼워졌죠.      

 

아, 회사는 좋은 곳이었어요. 그렇게 말해야 입사를 위해 노력한 제 인생에게 조금 덜 미안할 것 같아서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조금이라도 월급이 많고, 이름을 들었을 때 알만한 곳에 입사하기 위해 초, 중, 고 12년과 대학생활을 모두 쏟아부었어요. 영어점수든, 학점이든, 나의 노력을 점수로 환산하는 시험이라는 것에 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해 독서실의 문을 닫는 시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 오늘 하루 고생했다고 위로하며 잠들었죠. 다른 사람과 스펙을 차별화할 수는 없어도, 부족하지 않은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방학을 인턴이다, 자원봉사다 필요한 행사에 쫓아다녔어요. 

       

건축학과 졸업 후 건설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고소공포증과 싸우며 (너무 무서워서 눈물 대신 자꾸 콧물이 흘렀어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했고, 졸업한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면접 때 무기처럼 가지고 갈, 각 건설사의 안전모도 모으고 다녔어요. 하지만 안전모는 한 번도 쓸 일이 생기지 않았어요.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제가 졸업한 해에는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거든요.     


그 사실을 모른 채, 교환학생으로 간 하와이에서도 1년 내내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닷가에서 노는 대신, 공사현장에서 일을 했어요. 공사장 햇빛으로 구워진 까만 피부와 막일 근육 덕분에 친구들은 날마다 제가 서핑을 한 것으로 오해했지만, 사실 저는 매일 ‘특별한 경험의 획득을 위해’ 물과 시멘트의 황금비율을 맞추며 콘크리트를 섞고, 건설자재를 날랐어요. 그렇게 회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입사 준비를 위해 바쳤죠.

           

학점과, 영어, 제 2 외국어, 인턴, 자원봉사, 특이한 경험까지 필요한 모든 스펙을 준비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은 정말 어려웠어요. 서류 광탈과 함께 정신도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험을 하며, 어디든 제발 저를 데리고 가달라고 빌딩 숲을 바라보며 울며 기도도 하고요. 하루 종일 취업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실시간 새로 고침을 하며, 쓸 수 있는 모든 곳에 원서를 보내기도 했어요.          


서류의 마지막에는 “이 회사에 입사하면, 저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 될 수 있도록 빌딩의 마지막 불을 끄고 가는 사람이 되겠다.”는 낯부끄러운 멘트도 서슴없이 했었죠.                 

                                  

그때는 몰랐어요. 
회사는 개인의 성장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회사에 ‘영원히 필요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말이죠.




당신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당신을 아껴주세요.       

                       

당신이 얼마나 힘들게 취업을 준비했는지, 얼마나 어렵게 회사에 입사를 했는지 알아요. 그러니 ‘퇴사’라는 단어가 더 무섭게 느껴질 거예요. 하지만 퇴사를 고민하는 자신이 밉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퇴사,
누구나 거쳐 가야 할 여정


퇴사는 이제 누구나 거쳐 가야 할 여정이에요. 그러니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당신을 아껴주세요. 회사와 하고 싶은 일 사이에 고민하는 당신은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뿐 이예요. ‘단 한 번뿐인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당신이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곳에서’ 퇴사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언젠가 그들에게 필요가 다해지는 날에는 가차 없이 튕겨져 나가게 될 거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퇴사를 준비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니까요. 


인생의 진짜 여행을 시작한 당신을 온 마음으로 응원할게요.


From. 액션건축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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