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액션건축가 May 18. 2018

회사를 가볍게, 퇴사도 가볍게

배틀 로얄 영화가 일상이 되어버린 회사.

From. 각자도생을 위해 기계처럼 일하는 7년 차

배틀 로얄 영화가 일상이 되어버린 회사가 저를 힘들게 만들어요.     


몇 년 전만 해도 회사 다니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게 없었어요. 회사에 일이 힘들어도 함께 의지할 수 있는 팀의 동료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의 대표가 바뀌면서 회사를 운영하는 정책도 바뀌었어요. 그 후 회사생활이 일본 영화 ‘배틀 로얄’을 찍는 것처럼 변했어요.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끔 만드는 그 영화 말이에요. 


 강력한 생존 능력의 소유자로 만들기 ‘신세기교육개혁법(BR법)’이 발표된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 까지 서로 죽이게 한다는 법률인데...


친했던 동료들은 더 이상 자료를 공유하지 않게 되었고, 각자도생을 위해 치사하게 (치열하게) 경쟁하기 시작했죠. 그 후로 저도 더 이상 팀을 위해 일을 하지 않아요. 그냥 출근해서, 맡은 일만 하고 퇴근해버리는 날들이 계속 되고 있어요. 회사를 재미를 위해 다니지는 않지만, 요즘은 정말 제가 감정 없이 일하는 기계처럼 느껴지네요.     




액션 건축가의 퇴사처방전


To. 각자도생을 위해 기계처럼 일하는 7년차에게 

안타까운 평창 올림픽 팀추월 경기 모습 

   

2018년, 2월 19일 저녁.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출전한 평창올림픽의 팀 추월 경기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팀 추월은 3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6바퀴를 돌아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주자의 기록을 비교하는 경기입니다. 경기가 시작이 되자 노선영 선수가 선두에서 달리며, 동생들을 위해 바람 저항을 막아주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노선영 선수가 선두를 내주자,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그를 뒤에 두고 속도를 내 결승선을 통과해버렸습니다.          


경기를 보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힘들어하는 팀원이 끝까지 달릴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바람의 저항을 견뎌주었다면 어땠을까요. 경기의 결과와 이끌어내는 과정 모두 지금의 ‘손가락질’ 대신 따뜻한 ‘박수’를 받지 않았을까요.          


_

평창 팀 추월 경기와 회사생활이 닮았다.



팀에 소속되어 있지만,
소속감은 없다.


팀에 소속되어 있지만, 오직 자신만을 위해 경기를 하는 모습이 회사생활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가장 큰 이유는 고과 경쟁이 팀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 모두가 열심히 일을 해도, 회사의 지침 때문에 팀장은 팀원들을 상대 평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일을 할 때에도 업적이 눈이 보이는 일을 하려고 하고, 상대적으로 루틴 하게 돌아가는 운영 업무는 서로 미루려고 합니다. 특히 고과 기간이 다가오면, 모두 더 예민하게 변하죠. 함께 일한 누군가는 S등급을 받아, 월급도 올라가고 승진도 빨라질 것이고, 반면 누군가는 D등급을 받아, 월급도 내려가고 승진도 미뤄질 테니까요.     


함께 가지만,
내가 앞서가야 한다.


고과를 평가하는 과정은 팀의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밀하고 합리적이었는가.
S등급을 받은 사람은 팀에 더 많은 기여를 했을까. D등급을 받은 사람은 팀에 덜 기여를 했을까.
S와 D의 차이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_

골을 넣는 선수만 보인다. 



팀플레이를 하는 농구 경기를 보아도,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다섯 명의 '다른 포지션을 가진'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의 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회사가 각각 포지션이 다른 회사원의 일을 다르게 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슈팅을 해서 득점을 가져오는 '성과가 확연히 보이는 일'과 슈팅을 도와주는 '표시가 나지 않아도 매일 해야 하는 일'이 다르게 평가되기 때문이죠.     


회사원들은
무리한 경쟁에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퇴사는
무리한 경쟁에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회사원의 열망이다.


_

'주주의 기쁨'과 '회사원의 슬픔사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이윤을 내야 하는 것이 회사입니다. 회사는 자신들의 서비스로 이익을 내지 못한 것을 대신해서, 비용이라도 줄여야 하겠죠. 이에 대부분의 회사는 '주주의 기쁨'을 위해 '회사원의 슬픔'을 선택합니다. 대표도 사람이니 가능한 오래 그 자리에 있고 싶겠죠. 그러니 더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 누구겠어요.     


'시장 상황을 변화'시키거나 '제품의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비품을 줄이고, 커피머신을 없애고, 억지 고과를 이용해 월급을 줄이는 방법이 회사의 입장에서 더 쉽고,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니 당신이 회사에 오래 남기 위해 야근을 하든, 더 적은 월급을 받고 일하든 간에 회사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도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할 것입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 회사를 '매각'할 수도, 어느 날 아침 '퇴사'를 권장하는 메일을 당신에게 보낼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므로 당신은 차가워져야 해요. 회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언젠가 떠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다녔으면 해요. 그렇게 마음먹는 순간, 하지 않아도 될 일에서 멀어지고 오히려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거예요.


_

경쟁이 없는 곳을 향해 준비하자. 


경쟁은 다른 사람이 이미 짜 놓은 판 위에서 생겨납니다. 만들어진 룰이 있고, 원하는 사람이 많으며, 플레이어가 많은 만큼, 얻을 수 있는 파이가 작아집니다. 남이 짜 놓은 판 위의 플레이어는 항상 '을'일 수밖에 없고, 눈치와 경쟁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만의 판을 짜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 위에서 전략을 만드는 사람은 오직 나이고,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경쟁에 시달리는 것이 없어진 자리에, 새로운 영토를 늘려가고 있다는 도전의 즐거움이 생겨납니다. 또한 일이 잘 풀렸을 때 가질 수 있는 파이의 양은 무한대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회사원이 가져야 하는 자세와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걸릴 거예요.


무서움을 없애면 누구든 시작할 수 있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마법은 시작될 거예요. 


거제도 해변가에서,

액션건축가 드림



진로고민? 퇴사고민? 이직고민?

나의 강점? 좋아하는 일?


답을 찾는 4주간의 '나' 여행 

https://actionlab.kr/lecture/?idx=23


[함께 고민을 나누고 성장하는 카페] 

https://cafe.naver.com/illistory


[액션랩의 선물] 

좋아하는 일을 찾고, 업으로 만드는 5단계

https://actionlab.kr/lecture/?idx=17

이전 04화 회사에 열정을 쏟을 수 없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