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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퇴사처방전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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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액션건축가 May 11. 2018

회사에 열정을 쏟을 수 없는 이유

퇴근 이후 시간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은 H

From. 퇴근 이후 시간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은 H

왜 회사에 모든 열정을 쏟아야 하죠?

회사에서 직급이 높을수록 버릇처럼 강조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들은 회사 일을 죽을힘을 다해, 최선을 다해, 안 되면 될 때까지 해야 한다고 해요. 그래야 회사에 가 인정해주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된다고 말이에요. 사람들은 야근을 하지 않으면 ‘요즘 일이 없다’라고 보일까 봐, 퇴근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왜 회사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아요. 고용 계약서 상에 업무시간은 8시간으로 적혀 있잖아요. 퇴근 이후의 시간을 개인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사용하고 싶은 제가 이상한가요?

액션건축가의 퇴사처방전

To. 퇴근 이후 시간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은 H에게

회사생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회사에 출근을 하는 순간, 마치 생존을 위한 적신호가 켜진 것처럼 ‘퇴사에 대한 욕구’가 화산 폭발하듯 마구 샘솟습니다. 이곳에 오래 머물 수 없으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회사에 오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높은 직책으로 올라가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회사에 남기를 원했지만 회사의 눈치를 보다 어쩔 수 없이 밀려나갔고, 회사에서 인정받던 사람들은 기회가 오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나가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회사의 15주년 기념행사에 회사의 역사를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한때 정직원의 자리를, ‘아주 빠르게’, ‘현재 필요한’ 회사 일을 처리하고 곧 다른 곳으로 가버릴(가야 할) 계약직 직원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직업적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

콜럼버스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맥스는 자신이 안정적인 직업에 종사한다고 믿으며 10년을 일해 왔다. 해마다 오르는 연봉이 그의 믿음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 해 회사의 매출이 하락하자, 인사팀에서는 비교우위에 있는 다른 인력이 맥스의 일을 대신하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그를 하루아침에 해고한다. 10년 전 그가 계획한 직업적 미래가 아니었지만, 오늘날 시스템에 모든 걸 맡기는 ‘직업인’이라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테일러 피어슨, 직업의 종말 中에서

“우리 때는 말이야
집에도 안 들어가고 일했어.
정신력만 있으면 다 되는 거야.”

회사 부적응, 퇴사 불가능 中에서

요즘 젊은것들이 회사에 열정을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

네, 그랬습니다. 회사에 충성을 하면 내가 가족을 이루고, 집을 사고, 자식을 키우고, 시집 장가를 보내고, 정년이 되어 연금을 받으면서 생활이 가능할 때까지, 회사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회사와 개인인 서로 충성하고, 책임지는 소위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요? 정년퇴직할 때까지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대한민국에 몇이나 있을까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한 편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실력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 실력이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튕겨져 나오는 것이다. 실력주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실력으로 평가하자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야근'과 '주말 출근', '무조건적인 복종'과 '술에 강한 간'을 '실력'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지난 40년 동안 산업구조의 혁신이 일어나면서 실력의 기준도 바뀌었습니다. 그러므로 1980년대와 2020년대의 회사원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옳을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또한 젊은것들의 근성과 끈기를 따지기 전에 ‘필요할 때 잠시 사용하는 직원’이 되어버린 지금, 청년에게 과도한 열정을 요구하는 것이 ‘서로의 계산’에 맞는지도 확인해 볼 문제입니다.

요즘 젊은 회사원은
바보가 아닙니다.

회사가 나를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회사에 모든 열정을
투자할 수가 없습니다.

그 열정을 조금 덜어
불안한 미래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다른 대안을 찾는 중입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답을 말이죠.

열정을 요구하기 전에, 집에 좀 가자!

퇴사의 시대에 대처하는 똑똑한 회사원의 자세

언젠가 나와야 하는 회사에서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를 외치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의 흐름에 떠밀려 이미 호랑이 굴에 들어왔으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현재 상황을 바로 봐야 합니다.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의 서비스가 5년, 10년 후에도 통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니라면, 미래에도 통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거나 운영 중인 회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대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의 많은 제조업 회사들이 제품 가격 경쟁을 위해 한국보다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지로 공장을 옮겼듯이, 언젠가 사무직의 일도 다른 나라의 노동자에게 이전될지 모를 일입니다. '내가 이 일을 하려고 그 많은 시간을 위해 노력했나!"를 외치게 만드는 단순 반복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은 곧 몇 번의 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는 편이 고용주의 입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방법이니까요.

당신은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인가요?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이 YES라면,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NO라면, 또한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새 출발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음에 시작하는 것은 ‘당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당신만의 일'을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당신의 열정은 무엇을 위해 사용되고 있나요?

"저는 이 회사를 너무 간단히 골랐어요. 시간이 걸리는 게 무서웠고, 날 받아 주는 회사라면 어디든 좋았어요. 하지만 직작을 그런 마음올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다음에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거예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사회적 지위 따위 없어도 돼요. 설령 백수로 살더라도 마지막에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길을 찾아내겠어요."

- 키타가와 에미,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中에서

한 사람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열정은 정해져 있습니다. 무리해서 몸을 혹사시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죠. 혹시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되는 야근을 하거나', '무리하게 부탁을 들어주는 일'을 하느라 아까운 열정이 세어나가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봐야 합니다. 당신이 바라는 5년 뒤, 10년의 삶을 위해, 시간과 열정이 모두 사용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