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어렵겠니........
열살 아들 사교육비가 만만치 않다. 아이의 배움에 돈을 아끼지 말고 쓰자!는 마음은 전혀 없고, 아이 셋이 주렁주렁인지라 무리하지 말자고만 생각했는데 눈떠보니 아이의 사교육이 잔뜩 부풀어 있다. 운동 하나에서 시작해서 궁금하다는 이것저것이 아이의 일정표에 담기고 나니 줄어든 것은 온전히 나의 시간과 돈이다.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하며, 강습료로 회차당 4만원/ 스케이트보드 15만원/ 보호장비 17만원을 썼다. 이 정도면 국가대표 해줘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아이가 한 소리 한다. “나는 국가대표 하려고 이걸 배우는 게 아니야. 아이에게 국가대표가 되라고 강요할 수 없어. 사실 나는 국가대표가 못될 거야.” 주책떨어서 아이에게 미안했다. 국가대표가 못될까봐 마음에 부담까지 느꼈다니, 애미의 말실수가 심했구나 싶다. 그래도 이정도 돈을 썼는데, 잘 배워줘야지 하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국가대표가 되라는 것은 완전히 농담이지만.
수업을 지켜본 친구 엄마로부터 수업의 절반은 선생님과 수다를 떠는데 사용하더라는 제보를 받았다. 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원가를 생각하는 속물 엄마를 아주 조금만 이해해줄 수 있겠니.
뭐. 원가를 뽑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한다기 보다 (조금 전전긍긍하기도 했지만,) 너무 쉽게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배움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될까봐 더 걱정이다. (학원에 가서 배우는 것도 무척 큰 노력이 필요하지만) 아이가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호기심과 의지와 욕구를 지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풍요롭다는 이유로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 습관을 주고 싶지는 않다. 가난으로 인해 해보고 싶은 거 실컷 못해보고 자란 게 애미의 한이었는데, 이제 풍요가 고민이다. 좋은 중간이란 어디일까.
기왕에 호기심으로 시작했으니 “돈돈”하기보다는 능숙하고 즐겁게 해낼 수 있을 때까지 배울 수 있도록 (돈과 시간으로) 지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것!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조금 미뤄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