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울수록 더 소중하게
요즘 말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누구나 가볍고 쉽게 내뱉을 수 있는 게 바로 말이지만 한번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언행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늘 얘기했지만, 나부터가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한순간에 그냥 내뱉어버리는 요즘. 무슨 말들이 그렇게도 쉽게 나와버리는 것일까.
1. 솔직함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가식적이고 앞뒤가 다른 사람들을 참 싫어한다. 어렸을 땐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빠져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숨기고 타인의 입장에만 맞춰 살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진짜 내가 누구인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마음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화병도 났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 몸과 마음 둘 다 종종 아프곤 했다.
그래서 30대에 들어서서는 내 솔직한 마음을 전부 표현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솔직함이 약일 때도 있으나 독일 때가 더 많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내 마음은 편하고 당장은 후련할 수 있어도 받아들이는 상대에게는 너무 아프고 상처로 다가가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악의가 없는 말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독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병을 주고 뒤늦게서야 약을 주는 것보다는 애초에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주며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나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함의 기준을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둬야 할지, 누구에게는 적용이 되고 누구에게는 피해가야 하는 것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2. 무례한 사람은 별로라면서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례하게 막말하는 사람도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그렇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짓궂은 장난을 치게 되고, 적당한 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자꾸만 그 선을 넘어가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대하는 건 싫어하면서 나는 왜 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걸까.
내 안에 너무 많은 자아가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만 남겨놓고 싶은데 뜻대로 되질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누구에게나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은 각자 뛰어난 장점도 많지만 연약한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결코 완벽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모난 내 모습을 완전히 바꾸거나 없애버리려고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둥글둥글하게 다듬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
한 달 만에 글을 다시 썼는데 머릿속이 온통 백지장 같다. 그동안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던 것인지, 아니면 너무 많은 생각이 차고 넘쳐 정리가 되질 않는 것인지... 무기력하고 반복되는 것 같은 하루하루 속에서 겨우 버티고 있는 듯한 일상이다.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너무 솔직하지 않고 너무 무례하지 않은 그 중간 정도의 지점에서 내게 활력이 될 수 있는 그 무언가. 4월이 되기 전에 꼭 찾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