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9년을 다녔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는데 가끔 내 머릿속에 뭐가 들었나, 어떤 것들을 배웠나 궁금해질 때가 있다. 너무 다양한 지식을 넣다 보니 과부하로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많은 선생님을 만났고, 친구들을 만났고,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면서 과제와 시험도 셀 수 없이 치렀다. 7년 동안 대학교 재학 중 교사를 꿈꾸며 임용고시 준비도 했다. 교원자격증 2개를 받은 이후에는 과감히 포기하기도 했지만... 그런 학교가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배운 기간에 비해 기억나는 것이 많지 않은 것은 참 아쉽지만, 지금의 장세아가 있다는 건 그 모든 순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 컴퓨터와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친구들과 함께 영화 보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고, 주목받거나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반장의 자리가 주어지면 늘 최선을 다해 리더십을 발휘했다. 사회적 약자의 자리에서 억울한 경험도 당해봤고, 부도덕한 지도자가 어떤 모습인지 알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조건 없이 서로 비교하지 않고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학교.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것을 얻게 된 장소이기도 하다.
‘학교’라는 시리즈물의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학교 소재가 계속 나온다는 것은 모두에게 추억으로 남겨져 있는 소중한 장소임이 틀림없다. 나의 학창 시절, 나의 소녀시대. 그 순수한 마음은 어디쯤 자리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