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기상

예상의 힘! 긍정의 힘!

by 훌륭한어른이
"우릴 침대 밖으로 끌어내는 건 활동이지, 알람시계가 아냐." 소냐의 말이 맞다. 내가 침대에서 나오지 못할 때 나의 숙적은 침대도, 심지어 바깥세상도 아닌 나의 예상이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


평일 오전 6시. 어김없이 휴대폰 알람소리가 들린다. 지나치게 정직한 기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아침 6시를 알린다. 수년간 매일 반복했던 기상이지만 여전히 쉽지가 않다.


정신은 육체와 분리되어 이미 화장실에 도착했다. 빈 껍데기 육체는 천근만근 무거워 매트리스에 바싹 붙어버린다. 정신이 저만치서 다급하게 육체를 부른다. "뭐 해!? 빨리 안 와?" 정신과 육체가 하나여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인간이기에 별 수 없이 매트리스에서 몸을 뗀다. "어휴..." 절로 한숨이 나온다. 기상 후에 일어날 일들이 무겁게 몸을 누른다. 지하철 출근길, 메일 확인, 업무, 점심, 또 업무. 기상 후 펼쳐질 하루에 오늘도 아침 기상이 버겁다.


반면 오늘 같은 주말 아침. 전 날 핸드폼 알람을 꺼놓지 않은 바람에 6시에 알람이 울린다. 주말이라 더 자고 싶다. 하지만 6시 기상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 다시 잠에 들지 못한다. 아직 잠에서 덜 깨 잠시 멍을 때린다. 혹시 평일 아침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은 주말이 확실하다. 아싸! 평일과는 다르게 매트리스와의 이별이 힘들지 않다.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연다. 희미해진 어둠을 뚫고 살며시 얼굴을 내민 아침 햇살이 참 좋다. 짹짹 새소리가 귀엽게 들린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주말 시간을 벌어 스스로 기특하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평일과 주말 기상 모습. 하지만 참 이상하지 않은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똑같이 아침 6시 기상이다. 근데 왜 유독 평일만 힘든 걸까. 이토록 응당 힘겨워해야만 하는 걸까. 평일 아침의 이상한 마법이라도 있는 건가.


그 질문의 해답을 '예상'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선 내용과 같이 우리는 평범한 평일 아침 기상 후 펼쳐지게 될 일상을 선명하게 예상할 수 있다. 이른 아침 출근해서 밥벌이해야 하는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지옥철에 몸을 싣고 출근을 한다. 일로 엮인 바람에 만나도 별 감흥 없는 회사사람과 감흥 없는 아침 인사를 나누고 근무를 시작한다. 유쾌하지 않은 업무를 기계처럼 처리한다. 점심을 먹고 또다시 유쾌가 없는 업무에 재착수해 꾸역꾸역 퇴근 시간을 채운다. 스트레스를 어깨에 짊어지고 퇴근 지하철을 탄다. 집에 나서면서부터 집에 들어오기까지 약 10시간의 하루를 그렇게 소비한다.


반면, 주말에 일어난 후 펼쳐질 하루는 산뜻하고 기대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가고 싶었던 장소에 갈 수 있다.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TV를 볼 수도 있다. 별 걸 하지 않아도 그 나름대로 또 좋다.


이처럼 평일과 주말의 예상이 확연하게 다름에 따라 기상 난이도도 크게 차이가 난다. 예상, 그러니까 펼쳐질 하루를 그리는 상상이 문제다.


그럼, 직장 생활의 '예상', 그 예상을 긍정적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직장 생활의 긍정적인 예상? 같은 직장인으로서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이건 마치 나와 결사코 맞지 않아 탐탁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좋아해야 하는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조직을 내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없다. 퇴사하지 않는 한 도로 물릴 수도 없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든든한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밥벌이 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도 없다. 별 수 없다. 그럼 선택은 하나. 피할 수 없다면 즐겨버리는 인간의 지혜를 발휘해보도록 하자.)


- 내가 업무를 잘 처리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 새로운 업무 매뉴얼을 주도적으로 개선해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어.

- 내 아이디어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신나겠는 걸.

- 힘든 일을 잘 처리하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더 발전해 있겠는 걸.

- 회사에서 잠시라도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어 외롭지 않을 거야.


하루에 펼쳐지는 부담과 지루함이 기대와 설렘으로 바뀔 수 있다면 아침 기상이 훨씬 수월해지지 않을까. 핸드폰 알람소리가 들리 지자마자 '오늘은 무슨 일이 나를 즐겁게 할까. 오늘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 직장동료와는 어떤 얘기를 나눌까.' 긍정적 예상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면 어느새 기상할 때 짜증이 차지했던 자리에 설렘이 점점 스며들 것이다.


당장 완벽하게 생각을 바꾸기 힘들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여보자.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 오늘 보다 더 행복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제보다 덜 힘든 오늘의 기상, 오늘보다 더 상쾌한 기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함께 내일부터 '긍정적 예상'의 세계로 조금씩 발을 디뎌보도록 하자. 다음 날 당신과 나의 기상이 좀 더 수월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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