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상냥한 미친x

세 번째

by 훌륭한어른이

고백 사달을 낸 후.


제인이 눈 빠질 듯 나를 째려본다.

따귀로 고백을 차버린 것도 모잘라 놀리는 건가?

기분이 좋지 않지만 예뻐서 봐준다.


"차여도 내가 좋냐?"

"한 번 차였다고 마음이 바로 식을 수가 있나?"

"날 좋아하기만 해. 딱 거기까지만."

"무슨 말이야?"

"사랑은 상처야. 상처받지 말라고."

"사랑이 상처라면 기꺼이 그 상처받고 싶은데."

"아씨. 담배 마렵게 하네."


제인이 깊게 담배를 문다.

빽빽한 담배 연기가 머리카락 곳곳에 은은히 스며든다.




나는 제인의 담배 셔틀이다.

제인의 담배가 떨어질 때마다 에쎄 체인지를 사다 바쳐야 한다.

학교 다닐 때도 셔틀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엄마가 이 사실을 알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조그만 애한테 미쳐서 이 짓을 하고 있으니.

그런데 어쩌겠는가.

나는 이 셔틀 노릇이 행복하다.


제인이 담배 한 갑을 받고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아씨. 돈 떨어졌어. 담에 줄게."

"계좌 이체도 되는데?"

"싫어."

"왜?"

"실수로 내 이름 찍힐 수 있으니까."


역시나 말려들지 않는다.

제인의 진짜 이름을 아는 게 왜 이리 어려운 걸까?


"그게 뭐 어때서?"

"거참 말 많네. 샤라웃."

"벌써 열 갑이나 밀렸으니까 4만 5천원..."


쪽!


뜨아. 말을 더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제인의 부드러운 입술이 볼에 박힌 예민한 솜털을 간질였다.


심장에 갑자기 결석이 생긴 것 같다.

장기가 덜컹덜컹 어설프게 작동하고 있다.


"이걸로 퉁치자, 응?"

"응."


순간의 짜릿함에 취하고 말았다.

하지만 제인은 취할 시간을 길게 허락하지 않는다.


짝!


매서운 볼 따귀가 취기를 깨운다.


"그새 느꼈냐? 아오 병x."


기분이 크게 나쁘지 않다.

난 완벽한 셔틀이자 호구이자 병x이 맞다.







목요일 연재
이전 02화이토록 상냥한 미친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