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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꼬마의 두번째 삶

벤쿠버를 다녀온 후 달라진 '삶'을 살아가는 태도

요즘 즐겨 듣는 AJR의 '100 Bad Days'라는 노래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Maybe a hundred bad days made a hundred good stories, A hundred good stories make me interesting at parties.

수 많은 나쁜 것들도, 힘든 순간들도 시간이 흐른 후에 잘 버텨낸다면 그만큼 내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가 되겠지. 


가끔 수 많은 생각과 감정이 나를 덮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다시금 용기가 생긴다. 

벤쿠버에 다녀와서는 그 어떤것이든지 쉽지 않다. 

다시 일을 구하는 것도, 벤쿠버를 그리워 하는 마음을 간신히 고이 접어내는 것도,

가끔은 사람들과 이제는 더 이상 재미가 없는 대화를 해 나가는 것도.


아르바이트 가는 길에 우연히 본 하늘. 이제는 하늘도 보고 살자

한국에 돌아와 취업 준비로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약 두달 반이 흘렀는데, 그간 때로는 벤쿠버가 너무 그리웠고, 때로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기대가 되기도 했고, 또 때로는 벤쿠버에서 만난 인연이 너무 그리워 슬펐었다. 


한가지 달라진 점은, 요새는 오로지 '나'에게만 관심이 있다.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 인생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감수할 지.

그 누구의 삶도 아닌 '나'의 미래, '나'의 삶이니까 너무나 소중하다.


다시 만난 봄, 시간은 참 애석하게 빨리 흐른다


삶에 대한 내 마음가짐은 벤쿠버를 다녀온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

이전의 나는 참 착하고, 자랑스러운 딸, 친구,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렵게 가진 것들을 고통스럽고, 안맞는 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놓지 못했다.

이제는 타인의 삶에 비춰지는 '내'가 아닌, 내 삶을 살아가는 '내'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이 마음조차 언제 어떻게, 어떤 결정에 의해 또 다시 바뀔지는 모르지만 ...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최소한의 우선순위는 스스로 지켜나가는 그런 삶을 살고싶다.

주체적으로, 아침에 눈 뜨면 또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설렘을 주는 .. 그런 삶을 살아나가고자 늘 부지런히 애쓰고 있다.


벤쿠버에서 만난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며, 소중한 인연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모두가 각자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 새로운 선택을 하고,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어나가지만 그때 우리가 벤쿠버에서 지낸 추억들은 각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담겨 있지 않을까? 


사람의 인생은 순간 순간의 선택으로 참 많이 바뀐다. 

옛날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나왔었는데, 집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나는 언젠가 내가 그 광경을 실제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을 직접 마주했을 때의 짜릿함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앞으로 내 인생을 그런 기대감으로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이제는 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P.S. 마지막으로, 이제는 일본으로 돌아간 사슴군의 하루 하루가 참으로 궁금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기억들이 희미해져가고, 감정조차 희미해져 간다. 마침내, 그 친구를 추억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새로운 도전과 만남이 기대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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