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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동심 이란 배를 타고 아쿠아리움 갈거야

얼마 남지 않은 '동심'을 끝까지 잡고 싶어서 간 아쿠아리움 여행기


내가 다니는 학원은 매주 금요일에 'activity' 라는 명목으로 수업을 하지 않고 친구들과(라고 하기엔 나보다 너무 어린 아이들과) 놀러 나간다. 

물론 그 때문에 혈기왕성한 우리 클래스 메이트들은 목요일에 클럽에서 밤새워 금요일 활동을 빼먹기 일수다.


덕분에, 금요일에 모이는 이들은 20대 중반이 넘은 나와 같은 어르신들과.... 술은 입에도 못대는 틴에이저들 위주인데 오히려 좋다.

'Deep cove' 라는 산에 갔는데 생각보다 경사진 산이라 편도 한시간 동안 많은 체력을 소진했다. 그럼에도 일본과 한국친구들과 야무지게 맥주까지 챙겨먹었다.(맥주 빼면 시체)

이틀 연속 등산은 힘들 것 같아서, 급하게 수정한 토요일 약속.

그.것.은 바로 '아쿠아리움' 탐방!

제일 친한 일본 친구의 오랜 취미가 각국의 아쿠아리움에 가는 것이였는데, 등산을 하기 싫은 마음에 덜컥 간다고 했다. 나중에 입장료 예약하며 손을 덜덜 떨었다지...


아쿠아리움은 동심의 성지답게 많은 아이들과 가족, 커플들로 가득찼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일본에 있었던 일본 언니는 남자친구가 보고싶어 울컥했고, 나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어 울컥했다.



아쿠아리움에 들어서자 마자 동심을 있는 힘껏 날려버릴 수 있는 수달이 나를 반겨줬다. 

처음엔 싸우자는 건가 오해했지만 계속 보니 귀여워 봐주기로 했다. 


각 시간에 맞춰 해파리, 수달, 물범, 물개 등 다양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쇼가 진행되었고 꽤 더운 날시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국의 아쿠아리움과 굳이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벤쿠버의 아쿠아리움은 모든 시설이 그곳의 동물들에게 더욱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서울의 아쿠아리움은 광광이 목적이라면 벤쿠버는 보다 사람과 해양 동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같이 살아나가자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듯 하여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새삼스럽게 물개를 보니 우리집 강아지가 너무 보고싶었다. 

저날은 마침 오랜 여생을 보내고 있는 한 물범의 생일이라 같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무병장수하길)


귀여운 물고기와 개구리, 해파리, 오리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보면서 4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시간은 티를 내지 않았지만 거지같은 내 체력은 티를 냈는데... 다행히 나보다 한살많았던 일본 언니야도 많이 지치셨었다.


아쿠아리움 입장비 때문에 우리 학원에서도 많은 친구들이 가는것을 고민하던데... 정말 고민없이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곳이다. 

언젠가는 남정네랑 다시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맥주 한 캔과 인디 음악으로 밤을 보내는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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