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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콜드 플레이 콘서트를 다가네

맨 앞줄을 차지하기 위한 6시간의 사투... 레인쿠버 만만히 보지마라

7월 초, 벤쿠버에 도착한 이후 우연히 본 버스 광고. 

바로 9월달에 열리는 콜드 플레이(cold play) 콘서트 광고였다.

당시에는 막 도착한 때라 물가 관념도 없었을 뿐더러, 한국이였으면 티켓팅부터 실패할 콜드플레이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무작정 티켓을 예약했다. 

티켓을 예약하고 주변에 같이 갈 친구를 찾아보니, 일본인 여자친구들은 전설의 콜드플레이를 잘 모르는 눈치였다. (어떻게 그럴수가....)


우연히 함께 놀게 된 한국인 오빠에게 조심스럽게 (하지만 적극적으로 그리고 완벽하게) 콜드플레이 콘서트를 광고했고 역시나 쉽게 넘어오셨다. 

tmi) 지금은 그 누구보다 서로의 유머코드를 알고 티키타카가 잘 맞는 베프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마침내 그 날이 다가왔고, 

콜드플레이를 맨 앞에서 보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한국인 3인방은 입장 시간 6시간 전부터 라인에 서게 되는데...!(놀라웠던 건 이미 앞에 사람이 라인을 서고 있었다)


비가 왔지만 귀여운 우비와 함께 맥주를 숨겨 마시며 수다 떨다보니 다행히 시간은 금방 흘렀다.

(이래서 친구들하고 콘서트 가지) 

(비도 오고 날씨도 추웠지만,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평균나이 27살 한국인들)


마침내 들어간 BC Place는 비욘세, 에드 시런 등 유명 가수들이 콘서트를 할만큼 정말 거대하고 웅장했다. 

그 곳에서 마주한 콜드 플레이와 그들의 마법 같은 곡들은 나를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평소에 유튜브로 듣던 수 많은 명곡들을 직접 두 귀와 피부로 맞닥트리니 이보다 더 황홀할 수가.

아마 두번 다시 올 수는 없지만 내 삶에 앞으로 절대 잊을 수도 없을 것이다. 


크리스 마틴의 쇼맨십은 정말 연예인 아니 스타... 아니 그냥 갓...!


6시간 줄을 섰지만 그들과 함께 한 3시간? 남짓의 시간은 정말 3분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7월에 미리 콘서트 지른 그때의 나를 백번 천번 칭찬해 주고 싶었던 하루.

그리고 함께 해준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감사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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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스쳐 지나간 시간 만큼이나 많은 추억, '다운타운'


어느덧 10월이 오고, 벤쿠버에서 지낸 지도 벌써 3개월 넘게 흘렀다. 

이제는 4개월 차에 들어섰는데 앞으로 지낼 날보다 지낸 날이 더 많아졌다는 소식이 나를 슬프게 했다. 

그만큼 지난 시간들이 너무 즐거웠고, 소중했고 어쩌면 돌아가기 싫은 것이 아닐까.


다운타운으로 이사 온 후, 많은 인연이 생겼고 많은 추억을 다운타운 내에서 만들었다.

이제는 벤쿠버를 회상하면 다운타운이 가장 먼저 생각 날 정도니... 이정도면 다운타운 주민이라고 할 만하다. 

다운타운에 살면 좋은 점 중 하나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늦은 밤은 위험하니 빼고) 주변 관광 명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탠리 파크부터 선셋비치, 잉글리쉬 베이, 코울 하버까지 다운타운 내 모두 자리해 있어 걸어서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슴군(눈이 사슴처럼 예뻐서)과도 주로 다운타운 내에서 노는 편인데.

항상 같이 보는 자연 경관, 야경임에도 왜 볼 때 마다 새로운지 우리는 모른다. 



사슴군과 함께 손잡고 다운타운을 걸으며 수다떨면 5시간 넘게 다운타운을 돌아다닌다. 

이제는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힘들겠지만 그 친구가 떠나기 전까지 많이 돌아다니고 싶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주한 영화<발레리나> 광고 스크린!

벤쿠버, 그중에서도 가장 비싼 다운타운 중심가에 한국 콘텐츠 광고 스크린을 보게 될 줄이야.

자랑스러우면서도 다시금 영화 업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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