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평화로운, 그럼에도 외로운 나날
벤쿠버 다운타운으로 이사온 지 벌써 두달이 다 되었다.
홈스테이를 벗어나 다운타운으로 오면서 어떤 기대를 했을까.
비가 오는 날, 고층의 내 방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 전경.
혹은 비가 온 뒤 안개 낀 선셋 비치 주변을 걷는 나와 그 누군가.
물론 지난 시간동안 다운타운을 참 많이도 누군가와 함께 때로는 홀로 걸었고, 느꼈다.
먼 타지에 홀로 지내는 것은 결국에는 '혼자'다. 수 많은 친구들과 혹은 좋아하는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도 무심히 찾아오는 외로움에 다시 정신을 차리려 노력한다.
"아, 결국엔 인생은 그리고 내 삶은 혼자라는 것을 잊지 말자... 너무 의지하지 말자, 너무 상처받지 말자"
(그랜빌 브릿지를 건너던 중 마주한 다운타운)
살다보면, 특히 외국에서 제한된 기간만 삶을 지내다 보면 더더욱 영원한 것은 없는데 사람은 항상 알면서도 망각한다.
이루어 지지 않을 기대를 하고, 감정을 쏟는다.
그럼에도 또 다시 정을 주고 상처받고 홀로 생각에 잠긴다.
(야경이 유난히 예쁜 코울 하버의 한 장소. 언젠가 이 곳이 매우 그립겠지)
나름대로 외로움과 고독을 즐기고 익숙해 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가족들과 지내서 그런 것이였을까.
아니면 지금 인연과 관계에 대한 현실타격감이 커서 그런 것일까.
언젠가 먼 이후에 이 글을 다시 읽고 있을 때 쯤에는 좀 더 단단하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선셋 비치의 야경, 낮과 밤 서로 다른 두 매력이 있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장소)
선셋 비치는 내가 벤쿠버에서 가장 사랑하는 장소다.
그만큼, 많은 친구들과의 추억이 있고 나 홀로의 사색이 담겨있는 나의 편지상자 같은 곳이다.
언젠가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 전날에는 선셋비치에서 벤쿠버의 시간을 정리하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벤쿠버 다운타운의 곳곳은 아름답고 평화롭지만 때로는 다시금 정신차리라고 외로움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