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학원의 차이
공부의 재미에 눈뜨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다. 초등 4학년이 공부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도 하고 어려서는 공부를 안 해도 고등학교에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모든 아이들이 하나의 패턴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게 된 시기와 방법은 제각각이다. 이런 말들은 그저 평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초등학교 때 올백을 맞았다는 아이가 중학교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기도 한다.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도 다양하다. 반대로, 초등에는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중고등학교 때 실력이 뛰는 아이도 있다.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교육을 바라보자. 성적이 잘 나오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부할 동기가 있는지 여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더 열심히 하려는 태도를 가진다. 반대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견디는 힘이 약하다.
공부를 못하게 되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부모의 지속적인 꾸중은 아이를 지겹게 한다. 따라서 공부에서 멀어지게 한다. 공부를 하더라도 집중하지 못한다. 아이를 자주 꾸짖고 있는가. 공부에 대한 바람도 같이 내려놓는다면 괜찮다. 훈육 중에서 꾸중이 가장 수가 낮은 방식이다. 창의력도 필요없고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는 것이지 아이가 생각하도록 이끌 수 없는 것이 짜증이나 화를 내는 것이다.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 공부를 잘하라고 하는 부모가 있다면 아주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에 흥미를 갖는 계기는 칭찬에서 생긴다. 칭찬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긍정적인 시각이 부족한 부모라 생각하면 맞다. 어떤 아이에게든 칭찬할만한 좋은 점은 있는데 작은 칭찬 거리가 모여서 아이의 의욕을 만든다. 칭찬은 자세히 관찰하는 부모, 긍정적인 부모, 창의적인 부모, 긴 안목을 가진 부로라야 꾸준히 해줄 수 있다. 공부의 흥미가 커지는 계기는 닮고 싶은 롤모델이 생겼을 때도 생긴다. 닮고 싶은 친구를 발견했을 경우에도 가능하다. 공부의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꾸중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주면서 믿어주는 부모의 너그러움에서도 공부의 의지가 생길 수 있다.
독서와 학원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독서에 흥미를 느껴 매일 독서를 했고, 초등학교 때까지 꾸준히 독서를 한 아이라면 수학 학원만 꾸준히 다니면서 공부해도 충분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 영어도 한글책을 읽듯이 원서로 독서를 꾸준히 하면 최상위 수준에 도달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경우 독서를 통해 과학적인 흥미와 이해와 상식을 꽤 높은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 거기에 복잡한 개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잠깐씩 학원을 이용하면 잘할 수 있다.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고도 최상위를 달성할 수도 있고, 학원을 조금 더 다녀야 할지는 부모가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아이의 수준을 파악할 때 가능하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교육에도 적용된다. 어릴 때 책을 좋아하는 불씨를 만들면 평생 책을 가까이 할 가능성이 크다. 어려서 그리 열심히 공부하지 않던 아이가 초등 고학년이나 중등, 고등에 올라가서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어려서 독서를 많이 했던 아이들이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느긋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경우도 많다. 아이가 독서를 즐기면서 꾸준히 오랜 시간 이어왔다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난다. 국어 영어 성적은 독서량과 비례한다. 사회와 과학도 그런 측면이 강하다. 다른 예체능 과목이나 교양과목도 마찬가지다. 수학도 독서에서 얻은 문해력이 문장제 문제나 지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학은 전체 과목 중에서 가장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목이다. 그리고 독서만으로는 고득점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많은 문제를 손수 풀어야 하는 과목이다. 따라서 입시를 가장 간단하게 준비하는 방법은 꾸준하게 다양한 독서를 하면서 수학 문제를 꾸준히 풀어 나가는 것이다. 많은 학원을 다닐 필요가 없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수학 학원만 다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혼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독서를 통해 자기학년의 교과서 수준을 뛰어넘는 어휘력과 배경지식을 습득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과 이야기를 이미 독서를 하면서 습득했을 경우도 많다. 상황 이해력, 추리력, 논리력 등의 사고력이 독서를 통해 다져졌기 때문에 자기 학년의 어떤 교과서 내용도 즉석에서 어렵지 않게 이해한다. 따라서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의 시험 공부 기간은 상대적으로 더 짧다.
독서를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왔다는 전제라면 학원의 필요성을 많이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독서가 학원보다 훨씬 효율성이 높은 공부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독서의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당장 다가오는 시험을 대비하는 용도로 독서는 그리 효율적이지만은 않다. 시험을 잘보기 위해서는 시험 직전 시험 유형으로 교과서를 공부하고 기출문제 유형에 적응하는 마지막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험범위와 관련된 독서를 한다고 해도 실수를 할 여지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원은 대체로 다가올 시험에 대한 범위를 공부하면서 시험준비를 위해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시험에 임박할수록 학원은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중,고생이 될 때까지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은 아이가 얼마 후면 치를 시험을 준비한다면서 독서로 하겠다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독서가 효과가 크다느 말은 반드시 수년 이상의 꾸준한 독서가 주는 지식의 기반이 다져졌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즉 당장의 시험 범위를 직접 공부하거나 학원에서 배우는 것이 시험 점수를 더 잘맞는데 유익하다는 것이다. 학교 시험은 시험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독서란 누구에게나 권장되는 학습법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입시에서 고등학생에게 독서를 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등 기간은 시험과 시험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3월 전국 모의고사를 치르자마자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이어진다. 2학기도 마찬가지다. 시험 사이 사이에 해야할 수행평가나 활동이 줄을 잇는다. 따라서 가끔씩 취미나 어떤 지식을 깊이있게 알기 위해 독서를 할 수는 있으나 고등학교 시험을 위해 독서를 할 기회는 그리 많지가 않다. 독서를 오랫동안 해왔던 아이들도 바쁜 고등기간 만큼은 독서를 거의 하지 못했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독서는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학습법이어서 짧은 기간에 정해진 범위의 지식을 암기하거나 이해하는 데는 효과가 떨어진다.
지난 20여 년의 두 딸이 꾸준했던 독서와 영어 공부를 지도하던 아이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은 장기적인 독서를 꾸준히 하면서 최소한의 학원을 이용한 아이와 독서를 싫어하거나 한 경험이 적지만 여러 가지 학원을 꾸준히 다닌 아이의 공부 성과를 그림으로 나타내보았다.
이미지 넣기 : 독서와 학원의 효과 비교 도표
공부법으로서의 독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이용할 때 만족스러운 방법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등,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독서를 공부의 중심으로 둔다는 말은 우리 나라 입시에서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따라서 독서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독서법은 늦어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이전에 여러 교과 과목을 포괄할 정도의 다양한 책을 읽어서 과목별 충분한 어휘와 상식과 이론 등을 두루 섭렵했을 때 극대화된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독서의 효과는 독서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초기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진다. 그러므로 시험으로 아이의 실력을 평가하지 않는 초등 입학 전후에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부모가 환경을 갖춰주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게 독서로 터를 다져두면 어디에서도 똘똘하다는 평가를 들을 확률이 높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학교 시험을 준비할 때 자기 주도학습을 실시해도 무리가 되지 않을 수준에 도달한다. 독서 덕분에 아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편안하게 시험을 혼자서도 잘 준비할 수 있다.
독서는 어린 시절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 시간에 쫒기지 않고 여유 있게 놀 수 있게 해주고 싶은가? 온 정성을 다하여 아이가 책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라. 너무나 가열찬 우리 나라의 교육 분위기에서 느리고 내성적인 첫째가 잘 견딜 것 같지 않았다. 학원을 가지 않아야 여유가 생길 것이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는 아이들이 책벌레가 되기를 바랐다.
독서를 꼭 공부법으로 선택했던 것은 성적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독서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아이들이 느긋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독서를 공부법이라 설명하기 위한 책을 쓰고 있지만 책은 실은 공부법 이외의 도구로 더 좋은 방법이다. 그 중에 하나가 독서를 많이 하면 아이들이 경쟁이나 목표를 위해 공부하는 일에 조금 더 둔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심이나 부지런함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도 공부를 잘하지만 느긋하고 여유롭게 독서를 취미삼는 아이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면 나는 후자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싶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이른 나이부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목표로 살다보면 삶의 재미를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학원을 주로 이용하여 공부할 경우 갑자기 공부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간이 발생한다. 이른바 '사춘기'가 겹치는 중학교 때이다. 중2병이라고도 부르는 심리적인 격변기에 아이들의 성적은 곤두박질 친다. 갑자기 아이들 머리가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심기가 불안해지고 힘든 시기다. 몸이 성장하느라 피곤한 시기에 학교와 학원을 다 소화하면서 자기들이 좋아하는 오락(핸드폰과 게임 등)까지를 하려니 몸이 두 개여도 부족할 정도로 피곤하다. 더구나 대부분의 학원 수업은 스스로 즐거워서 원했다기 보다는 부모의 권유에 이끌려 의무로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처럼 자발적이거나 자연적으로 몰입되는 영역은 아니다. 또, 한 두가지 학원은 아이 스스로 가겠다고 원했을 수도 있지만, 몸과 마음이 너무나 바쁘고 지치는 기간에는 짜증과 분노가 들끓는데 계속 분발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쉬고 싶다는 아이들의 마음이 크게 충돌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춘기가 점점 아래로 내려온다는 말은 아이들이 공부에 더 빨리 지친다는 뜻이다. 사춘기는 공부에 들이는 시간에 비해 효율성이 급감한다.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기를 바라는 부모와 지치고 짜증난 아이들 사이에 감정싸움이 벌어진다. 관계는 소원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아이들의 성적은 이때 곤두박질 치곤 한다.
이에 비해 독서하는 아이들은 피곤한 사춘기에 적합한 공부법이다. 이미 독서에 이력이 붙어서 책 속의 스토리에 빠져 즐길 줄 알게 된다. 부모의 잔소리를 들어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도 도서관에서 빌려온 추리 소설을 빠져 읽다보면 어느 새 스트레스는 간 데 없다. 독서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부법이라는 것을 부모가 믿고 독서를 지지해 주기에 아이는 독서를 즐기고 부모도 조금은 사춘기 아이에게 너그러울 수 있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을 할 때에도 풍부한 어휘 때문에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낄 수 있다. 암기보다는 이해를 중심으로 공부를 하더라도 암기할 사항이 그리 많이 남지 않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보내는 사춘기는 느리고 머리에 기름기가 많아 씻지 않은 느낌은 주지만 팽팽하게 긴장되지는 않은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거워한다. 아이가 꼭 전교권에 들어야 한다거나 반에서 1등을 해야 한다는 등의 부모 욕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려놓기가 쉽다. 부모는 누구나 나름의 욕심이 있기 때문에 모두 다 내려놓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욕심 조절 장치를 위아래로 적절히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바로 앞에 있는 시험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으려면 아이들의 친구의 시험 성적에 민감하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행복은 성적순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공연히 아이들의 시험점수에 엄마 인생의 자존심을 너무 강하게 걸어버리면, 사춘기에 아이가 당연히 누려야할 여유에 너그럽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나 정서가 상할 수 있다. 내 아이가 독서광이라면 반디시 최고이길 바라는 욕심만 조금 내려놓으면 사춘기 아이의 삶도 그리 팍팍하지만은 않다.
독서 외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수학 공부
학교 시험과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공부의 양 중에서 70% 이상을 수학이 차지한다. 이과를 지망하는 아이들이나 문과를 지망하는 아이들이나 결정적인 실력의 차이는 수학에서 나타난다. 수학을 상대적으로 탄탄히 공부한 친구들은 시험 준비 기간이 되면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이 어렵기만 하거나 준비가 저도한 아이들은 시험 전날까지 수학과 씨름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과목을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해온 꾸준한 독서가 수학 이외의 과목을 암기가 아닌 이해 위주의 훑어보기 정도로 가능해진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은 상태에서 꾸준히 수학 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수학은 아이가 문제를 직접 풀어봐야 시험을 잘 볼 수 있다. 짧은 시험 시간동안 문제를 실수 없이 풀어내려면 시험 준비기간에 많은 문제를 꼼꼼하게 풀어봐야 한다. 1
독서에도 약점이 있었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학교 국어 시험을 본 아이는 국어 시험에 이상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문제 10. 윗글에서 ⓶가 뜻하는 것으로 바른 것은?
국어 10번 문제에서 말한 '윗글'이란 본문을 말하는 것이었다. 독서량만 믿고 국어는 준비를 안해도 되겠지 했는데 아이는 순간 '윗글'이 무얼 말하는 걸까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윗글이란 10번 위에 있으니 9번을 말하는 거라 추측했다. 결국 아이는 9번 문제의 선택지 ⓶번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라고 해석한 것이다. 실제는 9번의 ⓶가 아니라 본문 속 ⓶의 뜻을 묻는 문제였던 것이다. 독서를 꾸준히 하게 하기 위해 문제 풀이는 최소한으로 시키고자 한 것인데 가끔은 문제 풀이를 충분히 했으면 피할 수 있는 실수들이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그 작은 실수를 막기 위해 두 번 세 번 문제를 풀게 하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우선 공부에 흥미가 떨어지고 아직 공부를 왜 하는지 모를 나이에 공부량이 많아져서 공부에 지치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춘기 전후로 무척 지친 아이들을 보면서 사춘기 이후에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기반만 다지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곤 했다. 공부는 20년이라는 장기 마라톤이기 때문에 단거리 달리기를 이어서 20년 작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무리인 것이다. 잦은 학교 시험에 과도한 시간을 투자한다면 아이가 독서로 기반을 쌓을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아이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를 예상하며 공부하게 했다.
이렇게 독서를 중심에 둔 내가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중등이나 고등에서 에너지를 내야 하는 데 일찍 지쳐버리지 않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는 얘기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실수에 예민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친구들과의 점수 비교를 최소한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그 시간에 꾸준히 좋아하는 독서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판단했다. 올백을 맞아야 한다거나 꼭 1등을 해야 한다거나 우리 아이가 다른 어떤 아이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느냐에 중점을 두면 독서는 시험을 핑게로 자주 끊어지게 된다.
수학과 과학도 독서를 최대한 오랫동안 끌어보려고 노력한 과목이었다. 시험 준비 기간에는 수학이나 과학 자습서를 꼼꼼하게 공부하고 문제집을 풀게 했다. 하지만 중학교 때 까지는 단원과 관련된 책을 찾아 깊이 있고 넓게 주제를 익힐 수 있게 해주었다. 단순 암기로 들어가지 않도록 그 주제가 일어난 배경과 과정을 이해하도록 이끌고자 했다. 그래서 관련되 영화를 본다거나, 그와 관련된 영어로 된 원서를 읽게 했다. 영어 원서를 관심 주제로 읽게 하면, 일석 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영어 실력이 는다. 단어 암기와 문법 공부를 시키지 않기 위해 원서를 많이 읽은 것이 다른 공부에 도움이 되는 상식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시험공부 과정에서도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아이들은 시험시간에 그리 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다가올 시험 점수라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공부하다가는 자칫 수,과학에 재미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오히려 그런 시간을 수학 과학이 필요한 이유나 이론의 발견 과정 혹은 발견자의 삶 등을 훑어볼 수 있게 함으로써 그 공부 자체가 즐겁다는 인상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학원의 장점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학원을 꾸준히 다닌 아이들의 장점은 아이들의 '성실성'이다. 해야 할 숙제를 밀리지 않고 오랫동안 해내는 습관이 몸에 밴 아이들은 시간관리를 잘한다. 독서는 그 반대로 계획적이지 못하고 느슨하고 불규칙적인 태로에 익숙해진다. 또 독서는 학원처럼 시작 시간과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잘 익히기 어렵다. 장점만 있는 공부법이 어디에 있겠는가.
사람의 심리에 평생 관심을 두었던 나는 아이의 입시를 접근할 때도 아이 정서를 가장 먼저 고려하고 싶었다. 일단 우리 나라 입시제도가 지나치게 경쟁적이라는 환경을 늘 의식했다. 처음부터 행복의 기준을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두고 살다가는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하면서도 경쟁을 하는 습관을 버리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로서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충분히 여유있고 행복하고 추억이 많기를 바랐다. 어린 시절의 행복과 가족간의 따뜻하고 다정했던 추억을 간직하면서 공부를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착한 방법이 독서를 사랑하는 길이라고 나는 20년간 굳게 믿었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간 이후의 가족 풍경도 요즘은 많이 들여다보게 된다. 교육에 집중할 때는 몰랐지만 아이들의 청소년기의 말과 행동과 정서가 성인이 되어서도 이러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든 이름 없는 대학에 들어가든 의무 교육이 끝난 이후에는 아이들도 성인이 되어 가족은 성인들만의 공동체가 된다. 어렸을 때 부모가 사랑했던 기억을 충분히 가진 자녀는 성인이 되면서 더욱 다정하게 부모에게 다가온다. 독서는 좋고 학원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학원을 여러 가지로 오랫동안 다니다 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지치고 그만두고 싶을 때가 생긴다. 이때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부모와 껄끄럽거나 마찰하는 기간을 경험할 수 있다. 독서를 오래했다고 어찌 전혀 그런 경험을 안하겠는가? 학원을 많이 다닌 아이와 독서를 주로 한 아이를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교할 수도 없다. 다만 같은 아이더라도 어려서부터 독서를 많이 해서 공부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학원을 일찍부터 다니면서 시험위주의 공부를 지속하는 것보다는 그 아이에게 더 큰 이익을 줄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즉 독서를 많이 하고도 학원을 다닌 아이보다 훨씬 성적이 적들 수 있기 때문에 독서를 한 아이가 공부를 더 잘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저자들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모아둔 것이기 때문에 아이의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지혜를 안겨준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얻은 내용은 일일이 시험에서 수치화될 수 없는 지혜의 영역이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많은 질문을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학교의 경쟁을 학원에까지 연장시켜 수시로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가치를 저울질 당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모든 나라들이 그렇게 경쟁위주로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특수한 환경이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불편했다. 50을 넘어보니, 경쟁 교육에서 배운 비교 습관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잘 알게 되었다. 남과의 비교 없이 나답게 사는 일을 독서 에서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이 아이답게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독서 때문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태어나 아이들을 다시 키운다면 학원을 하나도 보내지 않고 독서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시험 때만 되면 공부 빼고 모든 것이 더 재밌게 느껴진다고 했다. 청소도 재밌어 보이고 잠도 더 자고 싶고....심지어 읽기 싫었던 책도 읽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즐겁기는 어렵다. 시험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니 시험이 끝나면 제일먼저 쉬고 싶어 했다. 시험이 끝나면 며칠 씩 완전한 자유시간을 주곤 했다. 시험이 끝났다고 집에 돌아온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만화책이나 읽고 싶은 책으로 빠져들었다. 무아지경으로 빠져 몇 시간씩 빠져있는 독서는 아이들에게 공부로서가 아니라 인생을 즐기는 완전한 취미였다.
독서 덕분에 딸들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 시험에 그리 큰 조바심을 가지지 않았다. 주요 과목별로 학원에서 시험 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 각 과목의 시험 준비에 시간과 에너지가 과하게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중학교 때까지 만이라도 최대한 독서로 지식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독서량이 늘어갈수록 책을 읽는 속도는 저절로 빨라지니 지식의 습득 속도도 빨라진다. 교과서 한 챕터를 공부하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독서로 책 한권을 읽는 것은 몇 시간이나 하루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독은 속독하는 실력을 덤으로 키워준다. 속독을 권장하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교육 내용에서 속독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능 시험이나 기타 모든 시험들이 시간 제한을 하면서 문제가 많기 때문에 누가 문제를 빨리 읽고 파악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되는 것이 현실이다. 다독을 꾸준히 해온 아이들은 수능 국어와 수능 영어의 긴 지문을 신속하게 읽고 답하기 때문에 시간부족으로 점수를 잃는 경우가 적다. 하지만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은 아이들 사이에서 시험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독서가 만능인 것은 아니다. 초등 저학년에 발생했던 독서의 약점이 있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의 일이다. 학교에서 국어와 수학 평가를 했었다. 아이는 국어 시험에 이상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문제 10. 윗글에서 ⓶가 뜻하는 것으로 바른 것은?
국어 10번 문제에서 말한 '윗글'이란 본문을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윗글'이 뭔지 몰라 10번 위에 있는 9번의 문제를 '윗글'이라 착각한 것이었다. 9번 문제의 선택지 ⓶번의 뜻을 물어보는 문제라고 이해한 것이다. 실제는 9번의 ⓶번이 아니라 그 위에 본문 속에 ⓶의 뜻을 묻는 문제였다. 작은 아이에게 그걸 설명했더니 아이는 어이없어 했다.
이런 실수는 시험 경험이 적은 저학년에 주로 발생한다. 시험 준비를 할 때 문제집을 조금 더 풀면 이런 자잘한 실수는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모두 방지하기 위해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리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좋지만, 스스로 공부를 좋아할 소지를 조금씩 갉아먹을 우려도 있다. 그리고 앞으로 시험이 정기적으로 다가올텐데, 그 기간 동안 정작 독서할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 때문이다. 약간의 단점을 예상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독서에 물들여 나갔다. 이런 실수에 예민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실수하면서 터득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욕심이 없었던 걸까? 그렇지 않다. 소탐대실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니 장기적인 효과에 더 욕심이 있었다고 보아야 맞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실수를 막기 위해 재미도 호기심도 없는 문제 풀이를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장기적으로 독서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판단에 의한 계획된 게으름이었을 것이다. 학교 시험에 연연하여 독서 습관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올백을 맞아야 한다거나 꼭 1등을 해야 한다거나 우리 아이가 다른 어떤 아이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느냐에 중점을 두면 독서는 시험을 핑게로 자주 끊어지게 된다.
내가 어릴 때는 점수를 잘받고 싶은 의지가 충만해 반복적인 문제풀이를 참아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수학과 과학의 원리에 호기심을 늘려나가도록 독서와 체험을 더 중시했다. 물론 시험 준비 기간에는 수학이나 과학 자습서와 문제집을 풀게 했다. 하지만 당장 다가올 시험에 집착하여 억지 공부를 시켰다가는 자칫 수,과학에 재미를 빼앗길 수 있다. 쓸모 가득한 수학과 과학을 암기와 손운동으로 천덕꾸러기로 만들면 안되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학원을 꾸준히 다니면 학원 스케줄에 맞춰 몸이 움직이는 '성실성'을 몸에 익힐 수 있는 있다. 독서는 학원처럼 시작 시간과 끝나는 시간이 정해지진 않는다.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시행착오도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어린 초등생들이 학교를 다녀온 후에 놀 시간을 반납하고 '성실하게' 학원을 다닌다는 것이 주도적인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위배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동기가 나에게서 나오지 않은 공부는 반드시 사춘기를 겪으면서 싫은 일이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재미로 접근하면서 장기적인 시선을 놓지 않아야 했다.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아이의 입시와 인생과 연속선상에 놓고 생각하려 했다. 좋은 대학을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방향이 인생의 전반적인 정서에 미치는 영향도 잊지 않고 싶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사랑했던 기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불편한 관계로 지내는 성인자녀와 부모 관계를 많이 봐왔던 탓이다. 그래서 학원을 이용한 시험 준비보다 독서가 입시와 인생 모두를 내다보기에 더 좋은 공부법이라 믿었다. 독서란 느긋하게 공부를 준비하는 즐거운 방법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결정이 아이 스스로 생기기 전까지 예열을 하면서 충전하는 기법이다.
독서는 시험을 넘어 아이 인생 전반에 의지할 수 있는 지혜를 준다. 오히려 시험에서 수치화될 수 없는 지혜의 영역에서 더 큰 도움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질문하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의 경쟁을 학원에까지 연장시켜 수시로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가치를 저울질 당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공부를 잘한다 해도 남보다 더 잘하려거나 최고가 되기 위한 긴장을 아이들 머릿 속에 각인시키고 싶지 않았다. 50을 넘어보니, 우리가 자라면서 수없이 남과 비교하며 앞서려고 했던 습관들이 우리를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굴레가 되었음을 느낀다. 남과 상관없이 나 스스로 동기를 찾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독서 안에 꽉 차 있다. 게다가 아이들 인생의 1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경쟁에서도 원하는 성취를 충분히 달성할 수가 있다. 돈도 들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답게 놀 수 있는 시간도 허락한다. 독서는 나만의 상상과 사색을 부추기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경쟁을 원동력으로 삼지 않는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공부하는 대신 독서를 취미로 삼는 사람이고 있다. 다시 아이들 엄마로 태어나도 나는 독서라는 공부법을 더 소중히 여길 것이다.
독서가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시험 직전 얼마간은 시험공부에 매진했다. 아이들은 시험 때만 되면 모든 것이 더 재밌게 느껴진다고 했다. 심지어 읽기 싫던 책도 읽고 싶다는 농담도 했다. 시험 공부는 원래 자체로 즐거운 뇌 사용법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딸들은 학교 정기 평가가 끝나면 몸과 마음을 쉬고 싶어했다. 시험이후에는 며칠 간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시간을 주곤 했다. 신기한 것은 그 무아지경으로 노는 시간에 반드시 독서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독서는 아이들에게 공부법이 아니었으며 인생을 즐기는 방식으로 자리했던 것이다. 이것이 내가 잘한 몇 가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공부도 독서도 지식을 습득하는 도구이기 전에 심리적인 현상이다. 대학가는 일이 인생의 끝은 아니다. 성인이 된 후 더 많은 관계와 그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고,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독서가 취미인 것도 이득이고, 독서에서 지혜를 얻는 것도 이익이다.
두 딸의 다량의 독서는 초등학교 자기 학년의 교과서와 시험이 쉽게 인식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후로도 아이들의 독서는 계속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갈수록 독서를 통한 지식 습득 속도는 시험 공부에서 필요한 양을 초과학 것이었다. 독서의 정보 흡수량이 기하급수적이라면 공부의 경우는 산술급수적이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아이들 시험에 그리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과목별로 학원에서 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시험 준비에 시간을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었다. 대신 보고 싶은 책을 쌓아놓고 읽으며 자유롭운 시간을 보냈다. 독서량이 늘어갈수록 책을 읽는 속도는 저절로 빨라진다. 독서를 굳이 정독, 다독, 속독, 슬로 리딩 등으로 구분하고 어느 방법이 가장 좋은지 따지고 싶지 않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고 밖에. 그런데 다독의 장점은 저절로 속독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다독은 속독인데도 정독하는 능력까지 키워준다.
그 중에서 '슬로 리딩'이라는 영역이 눈길을 끌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다면적인 활동을 통해 사고와 능력을 키워갈 수 있게 해주는 독서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읽고 나서 어려운 단어도 찾아서 정리하기도 하고, 줄거리를 요약도 하고 토론도 한다. 또한 작가의 철학을 알기 위해 박완서의 일대기를 읽기도 하고, '박완서 문학관'으로 현장학습을 갈 수도 있다. 박완서의 다른 작품도 이어 읽으며 한 학기 내내 한 작가에 대한 전체를 훑어보는 식의 느린 독서법이다. 일본 어느 학교에서 한 교사가 '슬로 리딩'으로 아이들을 이끈 결과 유독 그 학교에서만 훌륭한 위인이 많이 배출되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슬로 리딩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독과 다상량과 다작을 이렇게 계속한다면 우리나라 수능과 관련해서도 무리없이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독서를 형식적으로 생기부에 책이름만 적는 형태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에는 이런 풍조가 생기는 시간이 빨리 올 것 같지는 않다. 어쩔 수 없이 부모 개개인이 의식을 일으며 아이들에게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 짐을 져야 한다. 다독이 공부를 거부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인성, 실력, 시험, 지혜 등 다양한 주머니를 한꺼번에 갖추게 만드는 지혜로운 선택일 수 있다. 수능에 속독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바쁜 아이에게 속독 학원까지 인위적으로 추가하는 일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미 공부에 지친 아이에게 속독 학원까지 더해서 더 지치게 만드는 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