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더 유리한 입시
축구를 잘 몰라도 손흥민 선수의 골과 경기는 경이롭다. 축구를 좋아하는 일반인이 손흥민 선수와 축구 대결을 해서 이기게 하는 방법이 있다. 축구 규칙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고 그 일반인에게 규칙을 미리 숙지시키면 가능하다. 처음 듣는 규칙이 복잡할수록 손흥민 선수가 게임에서 질 확률이 높아진다.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 교육의 성공 열쇠라는 말이나, '입시는 전략이다'와 같은 슬로건은 우리 입시제도가 복잡해서 이해하기 쉽지 않음을 반증한다. 입시에서도 내 아이에게 맞는 입시 정보를 일찍 찾으면 더 유리해진다.
아들이 둘인 한 워킹맘은 큰 아이 때 입시 정보를 잘 알지 못했다. 사춘기가 심하게 왔던 큰 아들은 재수를 해서 대학에 갔지만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수시를 할지 정시를 할지 애매했다. 학교에 문의하면 선생님들은 수시 비중이 높으니 우선 수시부터 준비하라고 조언하셨다. 하지만 정시로 방향을 일찌감치 틀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최상위권에게 적합한 정보를 듣고 준비가 미흡한 큰아이에게 비판없이 적용하다 시간 낭비가 컸다.
작은 아들도 형과 마찬가지로 공부 머리는 있었으나 중학교 때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 공부를 하지 않는 사춘기를 보냈다. 작은 아들이 고등학교에서 내신 평가와 많은 활동에서 동시에 좋은 결과를 낼 것 같지 않았다. 첫째 아이의 입시 경험을 통해 작은 아들에게 더 유리한 전형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수시와 정시에 모두 가능성을 둔다면 잠재력보다 낮은 성과를 얻을 것이 분명했다. 아이도 고등에서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엤었다. 내신과 활동은 최소화하고 3년 내내 정시를 향해 전념하도록 방향을 정했다.
고등 1학년 때는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시간을 보냈다. 눈에 확 띄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잠재력을 확인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탐구 활동, 봉사 활동, 임원 활동 등활동으로 분주한 사이 작은 아들을 학원에 다니면서 국영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수능 과목은 내신 시험도 점수 관리하여 학교 공부시간도 잘 활용했다. 고2가 되자 이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점점 성적이 좋아지는 그 아이에게 선생님들도 관심을 기울였다. 선생님들은 수시도 노려보자며 활동을 권장했다. 하지만 엄마는 단호히 그 제안을 거부했다. 상승 국면을 맞는 아들의 힘을 분산하지 않기 위해 정시에 집중하게 이끌었다. 고3 때까지 성적을 더 끌어올린 아이는 수시전형로도 서울대를 쓸 수 있다는 학교의 권유를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정시에 비중을 두고 공부를 했다. 수시전형은 원하는 학과가 아닌 학과에 지원하여 합격만 하자는 플랜이었었다 아이는.정시로 서울대 원하는 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아들의 상황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미 큰 아들의 경험을 통해 엄마는 전략을 세웠던 것이다. 주변의 막연한 충고에 흔들리지 않고 이끈 결과 재수를 하지 않고 현역으로 합격했다. 내 아이를 위한 정보가 아닌 것들이 정확한 선택을 방해하기도 한다. 흔들리지 않고 전략을 잘 펼치려면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정보를 내 식으로 해삭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반대되는 사례가 훨씬 더 많다. 학원가가 잘 발달되어 있는 목동에는 어려서부터 수학적 감각을 잘 키운 아이들이 많다. 안타깝게도 스스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시키는 공부를 하다보니 사춘기에 공부를 멈추도 적지 않다. 최상위권 아이들은 수,과학을 아주 탄탄하게 준비해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영재고 과고 전국 자사고 등 특목고를 불합격한 후, 또는 특목고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일반고로 준비된 진학하는 학생들도 다수다. 교육이 기본적으로 상대적인 평가인 상태에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의지만으로 차이를 극복하는 일은 그만큼 확률이 낮아진다. 실력을 쌓고 온 아이들도 고등시절에는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마음먹기 때문이다. 학교 내신에서 성적으로 뒤집기를 하기 어렵다. 시험 성적 이외에도 비교과 활동을 많이 해서 생활기록부에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 활동을 하다보면 공부할 시간은 더 줄어든다.
대학별 정시 전형비율이 제각각이지만 30퍼센트 가량은 정시지원이 열려있다. 따라서 내신으로 시간을 낭비하느니 일찍부터 정시로 방향을 잡고 집증하여 정시전형에서 더 유리한 서열의 만들기로 경절하기도 한다. 대학 입시제도에 대해 숙지한 상태에서 내 아이의 잠재력에 대한 판단까지 객관적으로 할 수 있어야 이런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아이와 상담을 해보면 대략 어느 전형으로 제 1목표를 정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정보는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인 다음에야 알 수 있는 것이어서, 많은 부모들은 학교를 믿고 70% 이상이 합격한다는 수시에 우선적으로 마음을 두고 아이에게 수시 전형이 요구하는 성적과 성실성을 기대한다. 3등급 정도는 돼야 인서울 대학을 간다는 말처럼 20% 정도의 아이들에게는 수시로 대학을 지원하는 일이 더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해도 해도 나아지지 않는 성적으로 박탈감이 심하게 찾아온다.
공부도 자신감 게임이다. 이것 저것 활동을 하면서 뒤쳐진 성적을 올리려니 성과가 눈에 띄지 않고 인정을 받을 길은 보이질 않고 점점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현실이 여러 전형이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이 아이에게 적합한 전형을 상의하고 길을 터주고 제 2안, 제 3안이 등장해야 하지만 그런 기약도 없이 한 길 내신을 올려서 수시 지원을 한다는 결정은 의욕을 꺽을 수 있다. 시험으로 능력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으나 시간이 촉박한 경우는 정시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일찍부터 정해주는 것이 재수를 면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 판단을 미루다가 부모와 자녀 사이 갈등이 커지고 고3에 이르러 '이 산이 아닌가 보다!'는 판단을 뒤늦게 하면서 많은 아이들은 재수의 길로 접어든다. 하향 지원이라는 막판 전술로 원하는 대학보다 훨씬 낮은 곳에 합격을 하니 만족을 하지 못하고 수많은 학생들은 '반수생'이 되거나 재수, 또는 삼수도 하게 되는 것이다.
전공을 바꾸기 위해 학원 도움을 받는 아이들도 많다. 대학도 입학만 하고 재수를 위해 빠져나가는 인원이 많아 재학생 관리를 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교육부에서 부르짖던 '전공적합성'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입시는 흐르고 있다. 수시에서 본인이 선택한 전공에 대한 관심을 높게 평가하려는 의지와는 달리 정시에서는 수능 점수에 맞춰 일단 합격이 가능한 학과로 지원 하여 합격부타 하지는 심리가 많다. 이는 곧 합격은 했으니 다니고 싶지 않은 학과에 진학하여 방황을 시작한다.
학교 교사도 학생을 위한 입시 상담이 수월하지 않다고 말한다. 빈번히 바뀐 입시 용어를 숙지하기 어려운 것은 교사도 학부모와 마찬가지다. 사교육 설명회를 열심히 찾아 다니며 정보를 수집한 부모들에게 입시제도의 현실을 들어야 하는 처지의 교사도 많다. 대화의 어휘가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신뢰감도 가질 수 없다. 아이들은 담임 교사와 상담에서 그냥 '네, 네'’하고 형식적으로 답변했다고 말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내신이 반영되지 않는 정시 전형으로 학생들을 이끌기도 난처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학생들을 정시로 안내할 경우, 학교 수업에 대한 성실도가 더욱 낮아져 그렇지 않아도 대부분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딴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양성화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상담에서 수시를 통해 대학을 갈 수 있다는 희망 회로를 던진다. 내 아이만을 위한 상담이 학교에서 제공되기 어려운 환경임을 부모가 냉정하게 인지해야 한다. 대학 입시 전형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으면서도, 학교 안에는 수시 학생부 전형을 위한 교육만 존재한다. 전형이 많고 변화될수록 학교의 기능이 사교육으로 이전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들러리 같은 생활을 하며 시간을 갉아먹는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학교를 자퇴하는 학생 수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 정보는 최상위권과 상위권을 위한 내용이다. 부모들은 설명회에서 그 정보가 마치 내 아이를 위한 정보라 생각하며 내 아이의 상황과 성향을 고려하지 못한다. 상위 표준화된 정보를 아이에게 적용하려 다보니 아이가 따라하기 어려운 계획이 되어 공부 효율성을 갉아 먹게 된다.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정보가 제공되었을 때보다 더 낮은 성취를 이룬다. 과거 년도 대학 학과별 합격 및 불합격 누적 정보를 면밀히 분석한 다음, 새로 변경된 정책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추가적으로 판단해야 불필요한 고생을 덜 할 수 있다. 수시에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적과 활동을 했으니 어느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율이 어느 정도 된다는 기준이 부모에게는 없다. 학교에도 없다. 어쩔 수 없이 결정하기 전에 통계 자료와 결정 능력을 가진 교육 컨설팅을 이용하게 된다. 고등학교에서는 전년도 선배들이 어떤 점수로 어느 대학을 합격했는지를 진학 교사와 상담할 수 있다. 대체로 비슷한 점수면 합격률이 매우 높아진다.
학원가엔 중하위권을 위한 정보가 빈약하다. 아이의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내 아이와 상관없는 정보를 걸러야 한다. 서점에는 수시 지원을 위한 참고 도서가 있다. 예를 들어 <수박 먹고 대학가자> 같은 서적은 매년 발행되어 전국 모든 학교의 전형을 상세히 제공한다.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자료지만, 학교별 전형을 펼쳐놓고 아이와 함께 어느 학과에 가고 싶은지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원하는 학과가 있는 대학을 쭉 나열해 본다. 가고 싶은 대학이 생겼다면 그 대학을 목표로 의욕을 불태울 수 있다. 그러나 생각처럼 성적이 잘 오르지 않을 때 어느 대학으로 지원할 것인지 6개의 선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6개의 지원 리스트가 확정된 학생이 수시 지원에 훨씬 유리하다. 학교에 따라, 학과에 따라 중점적으로 보는 포인트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 학과에 집중하는 아이와 성적을 먼저 확정한 다음 그 학과를 알게 된 아이 사이에는 유불리가 존재한다.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의 고충을 경청하여 문제를 진단하고, 학교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정책은 항상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도 갑작스런 외부발 정책 변경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학교 교사 누구나 입시 상담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체제가 돼야 공정한 입시가 될 것이다. 잦은 변화는 절대 개혁이라 말할 수가 없다. 더욱 복잡해지는 입시는 교사의 참여를 더욱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 안에서 가장 믿을만한 입시 상담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입시 정보를 모르는 부모는 자신의 학창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학교에 충실하기만 하면 최선이라 생각하기 쉽다. 때로는 내 아이가 갈 대학에서는 평가하지 않는 과목에 힘쓰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수능 과목을 늦게 선택함으로써 새로 선택한 과목에 치중하느라 다른 과목을 등한시 하기도 한다. 사회 탐구나 과학 탐구에는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여러 가지인데, 어느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를 미리 정하지 못하면 실력을 쌓을 시간이 부족해 재수를 부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이의 전인적인 인성을 위해 모든 활동에 열심히 참석하는 것이 꼭 좋다고 볼 수 없다. 아이가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전략없이 이것 저것 다 기웃거리다 보면 아이의 기량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어차피 입시라는 비교를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은 우리 나라 입시에 딱 맞는 문구이다. 입시 제도를 알고 내 아이의 성향을 냉철하게 판단하여 좌충우돌 경험을 줄여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대학입시의 핵심을 파악하고 일찍부터 문과 성향인지 이과 성향인지도 체크하자. 과목별 선호도도 파악하여 아이가 진로를 위해 선택을 해나갈 때 우왕좌왕 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입시 요강을 미리 출력하여 함께 읽어보자. 대학에서 제시하는 요건을 등대삼아 무엇을 할 것인지 스스로 파악하게 돕는 일이 공부에 앞서 진행되어야 한다. 아이의 잠재력과 남은 준비기간을 대비하여 어떻게 준비하는 게 시행착오를 가장 줄일 수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아이는 스스로 목표를 정하면 의지를 보인다. 서점가에는 수시와 정시 제도를 소개하는 수많은 책이 출판되어 있다.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입시제도도 설명 영상도 꾸준히 들어가면서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 좋다. 우리 아이를 고려하지 않은 표준화된 정보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