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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 bird Apr 05. 2023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 한 인터섹스 이야기

어머니 따님이 참 예뻐요 

현재 우리 집은 딸만 셋이다.

원래는 아들(인지 아닌지 모를) 하나 딸 둘이었지만 

성인이 되고 내가 사회적 성별을 선택하면서

딸 셋인 딸 부잣집이 되었다.


비대면의 힘을 빌어 이야기해 보자면  

우리 부모님은 인물이 제법 좋은 편이다.

학교 다닐 때 학부모 참관 수업이 있으면

"너네 엄마 되게 예쁘시다"라는 얘기를

주변 친구들에게도 듣고, 선생님들께도 항상 들었으니

아버지 또한 어디 가셔서 인물로는 좋다고 칭찬 들으시는 편이다.


이 얘길 굳이 왜 하냐고? 


나도 제법 예쁘다고 하려고... 

이 말이 하고 싶었다.

나도 민망하고 머쓱하니 그냥 자기애가 넘치는 친구인가 보다 하고 넘어가자.




어릴 때부터 우리 엄마가 제일 듣기 싫어했던 이야기는

장을 보러 갔을 때 나를 보고 딸이 참 예쁘네요라고 하는 거라고 했다.

"어휴 딸이 아니고 아들이에요" 

라고 하면 이야기를 꺼낸 상대도 머쓱해하며

"아이고 내가 큰 실수를 했네. 너무 예쁘게 생겨서 헷갈렸지 모야."

라며 뭔가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이런 기억들이 지금도 단편 단편 떠오르는 걸로 봐서는 상당히 빈번했나 보다.

동생들이 생긴 뒤로는 '딸부잣집이시라 좋겠어요.'가 싫으셨다고 하셨다.


신앙심으로 중무장하고 계신 우리 이권사님께서는 

너를 만드신 이가 실수했을 리가 없고, '너는 그냥 남자다.'라고

굳게 믿으셨고 나역시 이러한 사실을 강요당했다.


지금보다 더 정보가 없을 시절이니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당신들의 아이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란 걸

받아들일 수 없으셨던 거겠지. 



하지만 부모님의 기대와는 반대로 

초등학교 내내 나의 별명은'공주'였다

여자아이의 별명이 '공주' 라도 놀림거리가 될 상황에

남자아이의 별명이 '공주' 라니...

어느 정도의 놀림거리였을지는 아마도 상상 그 이상이 아닐까? 

그나마 다행인 건 요새 문제인 학교폭력은 아니었다는 거


그렇게 친구들과 특촬물 놀이를 할 때도 여성멤버 역할을 맡고

그래서 주변 어른들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오죽하면 쟤랑 가까이 지내지 마라 하는 분도 계셨다고 하시니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남자아이로 알고 있는 애가 여자역할을 하면서 놀고

어릴 때라곤 하나 얼굴도 애매하니 여자애 같고 

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당신의 자식들에게

뭔가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고 우려하셨을 것이다.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야 

내 친구의 성별이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떠랴

그냥 같이 놀면서 재밌으면 좋은 거고 그럼 다 친구인거지..


다들 성인이 되면서 겪었겠지만 

이차성징이 나타나면서부터 남자와 여자는 나뉘기 시작한다

나 또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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