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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 bird Apr 06. 2023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 한 인터섹스 이야기

난 왜 남자때문에 아프죠?

어릴 때는 친구의 성별이 크게 상관 없다.

근데 사춘기가 되면서는 아닌가보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하나 둘 어색해지고

주변에 있던 여자 친구들은 뭔가 예민해졌으며

성장이 빠른 남자 친구들은 솜털이 짙어지고

변성기가 오며 목소리에서 삑사리나 나기 시작했다.


놀라우리만큼 나는 이차성징이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

수염이 짙어지는거도 아니며 그렇다고 변성이가 오지도 않고

어릴 때부터 워낙 작은 체구였기에 좀 늦으려나보다 정도로 넘겼다.


이때부터일까? 주변에 누구랑 누구랑 사귄다는 소리가 들리고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의 인기투표를 시작하고,

남자아이들 또한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때 사촌동생과 시작했던 스케이트 교실

지금과 다르게 어릴 때는 운동신경이 제법 좋았어서 스케이트를 배우는 것도 빨랐고,

당시 코치님때문에 스케이트를 더 배우고싶어 졸라서 중학교때까지 스케이트를 탔다.


코치님은 당시 20대 중반의 남자분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딱히 잘생긴건 모르겠다..

적당한 키에 운동을 했으니 적당히 보기 좋은 몸에

스케이트를 배우다보면 자세교정 등을 위해 내 손을 잡거나

내 몸을 잡아줘야 할 일이 있는데 그럴 때 마다 기분이 이상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건 살코점프를 배우기시작할 때 였는데

아무래도 자세가 안나오자 뒤에 붙어 서서는 자세를 잡아주고

마지막에 휙 집어던지셨는데 그 때 뭔가 처음 느껴보는 기분을 느꼈다.

두근거림..   그게 집어던져져서인지 아님 그 코치님의 손길때문이었는지


코치님은 개인 사정으로 스케이트를 그만 가르치게 되고

나도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학업 문제로 스케이트를 그만 두게 됐다.

이 때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코치님 그만 둔다고 어떡하냐고

같이 스케이트를 배우던 친구를 붙잡고도 울고 집에 와서도 울고

학교에서도 울고

아마 미친줄 알았겠지?


아마도 어린 시절에 다들 한 번씩 겪는다는 풋풋한 짝사랑

12살짜리가 20대 중반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거였나보다.

그렇게 좋아한다는 마음 한 번 표현 못한 채 내 첫사랑이자 짝사랑은 끝이 났다.


2차성징이 오고 각자가 남자이다. 여자이다 라는 것에 대한 관념이 서면서

중학교 입학 후 내 대인 관계도 한 차례 난항을 겪게 되었다.


여자친구들에겐 남자인데 남자같지 않은 애

남자친구들에겐 뭔가 거부감 위화감 드는 애

그러면서 당시 사회적인 이슈였던 은따를 겪게 된다


변성기가 오지 않은 관계로 중학교 음악 가창 시험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한 옥타브가 높은 음으로 노래를 한다면....?

가뜩이나 뭔가 다른거같은 친구였는데 그 일로 인해

굉장히 눈에 띄게 되어버렸고, 그때부터 학교에 가는게 싫을정도로

놀림받는게 일상인 생활들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등교하면 책상 의자가 사라져있거나, 사물함 속 물건이 없어지거나

점심 도시락이 나도 모르게 사라져있다거나.


그나마 다행인건 요새 화제인 더글로리 같은 일까지는 나에게는 없었다는 것?


놀랍게도 이 일은 아주 예상치도 못한 사건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됬는데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노는 친구 하나가 우연치 않게 친해졌고

이 친구와 친구가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은따는 자연스럽게 종결되었다.


알고보니 이 친구는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내가 그 외국에 살다와 그 언어를 잘 구사할 줄 알았고

그러다보니 관심이 생겨 친해지자고 했다고 한다.


고맙다 친구야 네덕분에 내 중학생 시절이 힘들지 않았어


그리고 중학생이 된 나에게도 2차성징이 찾아왔다

아주 예상치 못한 부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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