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 장점은 뒤통수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한테는 잘 보이지만 나한테는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 뒤통수에 있는 장점을 볼 수록 초조해지고 조바심이 느껴진다. 그래서 때론 그러면 안 되지만 시기, 질투에 사로잡혀 못난 짓을 한다.
예체능은 재능이 참 중요하다. 그래서 프로의 세계는 열심히 하는데 재능까지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곳이다. 미세한 차이로. 어찌 보면 운의 영역에 의해서 승패가 갈라지는 곳이다.
난 공부 역시 같다고 생각한다. 공부도 재능이 있어야 잘한다. 무턱대고 열심히만 한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공부에 재능이 있던 없던 모든 학생들에게 공부로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을 요구한다.
부모님 학벌은 높은데 자녀가 공부를 못할 경우 아이는 열심히 하는 것을 포기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 때를 대비해 적당히, 조금 부족하게 공부한다. 그리고 "내가 원래 하면 잘하는데 이번에는 ○○하느라 공부를 안 했어"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보호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며 자기 비하를 시작한다.
생김새가 다 다르듯이 각자의 장점이 다 다른 것 같다. 항상 웃고 다니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사회력 만렙인 학생이지만 부모의 지지와 사랑을 못 받는 아이가 많이 있다. 공부는 잘하지만 사회성이 떨어져 사회생활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아이도 있다.
시험이든 입시든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알고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때론 내 장점이 다른 사람들의 장점에 비해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다음에 어떻게 그 장점을 잘 이용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 봐야 된다. 안되는 걸 잘하게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을 잘하게 하는 게 가성비가 좋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바닥일 때 그 차이를 인정하고 간격을 좁혀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때론 회피하고 도망치고 싶어도 그 과정 없이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요즘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건 부모님도 아이도 다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간호대만 말한다. 공부를 잘하는 편이건 그럭저럭 하는 편이건 다 똑같다. 환자는 줄고 있는데 의사만 넘쳐나는 한국이라니. 아무리 고령화가 트렌드고 대세라지만 이건 아니다 싶지만 k-pop으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처럼 미래는 의료 관광으로 뜰 수 있으니 지켜보기로 한다.
그러고 보면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모르겠는 게 나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