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그릇

by yuri

돈을 많이 벌고 싶거든 돈의 그릇을 키우라고 한다. 돈 그릇이 크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다 새어나가기 나름이다.

너도 나도 국내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이때. 6개월 넘게 마이너스를 치던 주식이 드디어 내가 구입한 금액으로 회복을 했다는 기쁨에 전량 매도를 했다. 내가 판 뒤로 그 주식은 매일 신고가를 갱신 중이다.

팔아야 할 때는 손실을 본다는 두려움 때문에 제때 손절을 하지 못해 5년 넘게 보유 중임에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90퍼센트를 넘은 주식이 있고, 이제 막 오르기 시작했는데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너무 일찍 매도해서 이익을 전혀 못 본 주식도 있다. 그래서 돈의 그릇을 키우라고 하나보다.


문뜩 마음이 풍족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가난하면 아무리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도 외로움을 느낀다. 많은 돈을 벌고 남들 보기에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는 삶을 사는 것 같은 연예인들도 종종 우울감을 표현한다.


불안감과 긴장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내용의 유튜브를 봤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안주하면 도태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고 항상 초조하다.


나는 아직도 집중해서 일을 하면 무의식 중에 입술 껍질을 물어뜯는다. 할 일이 많고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손톱을 잡아 뜯다.

남들은 내가 성격이 급해서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는 줄 아는데 불안해서 먼저 하는 거다. 초조한 느낌이 싫다.


어릴 때는 남들보다 더 가지지 못해서, 무리에서 배척되는 게 무서워서, 뒤쳐지는 게 싫었다. 그래서 항상 남 눈치 보느라 바쁘고 결국 번아웃이 왔다. 지금도 남의 눈치를 안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나이를 먹고 이 일, 저 일을 겪어보니 세상사 별일이 다 생기고 어떻게든 해결되는 것 같다. '인생사 새옹지마다'라고 생각하면 덜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슨 일이 있을 때 '나 힘들어 위로해 줘'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징징대기 바빴는데, 요즘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기려고 한다.

'나는 왜 이 모양이지'라고 생각할수록 문제에 더 매몰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인자한 부처님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 '옴마니 반메훔'을 외치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생각이 들며 들끓었던 마음이 갈아 앉는 것 같다. 종교 중에서 20대, 30대들에게 가장 호감도가 높은 종교가 불교라고 하는데 아마 나와 같은 마음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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