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투자기구(펀드)의 관계회사: 판매사, 신탁업자
지난 회차에서는 간접운용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인 펀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떠한 연기를 펼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금번 회차에서는 그 주인공의 옆이나 주변에서 그 무대를 돋보이게 만드는 조연이나 스태프의 역할을 하는 집합투자기구(펀드)의 관계회사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무대의 화려함 이면에는 드러나지 않게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그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조연, 음향관계자, 조명담당자, 소품담당자 등 Spotlight를 받지는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간접운용이라는 무대에서도 그렇습니다. 펀드가 주인공이다 보니 그 펀드를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 즉 자산운용사만 주목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산운용사의 비전, 전략 그리고 그 자산운용사에서의 담당 운용역(펀드 매니저)의 역량이 그 펀드의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맞습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작가와 감독 그리고 주인공이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간접운용이라는 무대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법적으로 조연들의 역할을 구분해 놓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조연들로는 펀드의 판매회사인 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와, 펀드의 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수탁은행), 그 펀드의 회계처리를 통해 기준가격을 산출하는 일반사무관리회사 및 채권에 대한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채권평가회사 등이 있습니다.
이 조연들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크다고 할까요? 거의 주연급 조연이 신탁업자(수탁은행)와 일반사무관리회사입니다. 헌법에 행정권, 입법권, 사법권의 3권 분립이 명시되어 있듯이 이와 유사하게 본다면, 펀드를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인 자산운용사와 그 운용에 따라 증권과 자금의 수도ㆍ결제 및 선관주의 의무를 수행하는 신탁업자(수탁은행), 그리고 운용행위에 따른 회계처리 및 기준가 산출을 담당하는 일반사무관리회사의 역할이 자본시장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펀드의 운용과 자금, 회계처리가 각각 구분되어 상호 견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들을 각각 세부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판매사 관련해서 먼저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상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인가를 득해야 합니다. 자본시장법상의 인가단위에 대해 언급을 하게 되면 설명해야 할 내용이 많아지기에 여기에서는 일단 개념을 이해하고 가는 단계로 간단하게만 언급하겠습니다.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본점 외에 지점이 없습니다. 소위 기관투자자나 법인 고객에 대해서는 투자매매업 인가를 가지고 있기에 판매가 가능합니다만,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권회사나 은행 그리고 보험회사 등의 판매망을 이용해서 개인들에게 펀드를 판매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증권회사ㆍ은행ㆍ보험회사는 투자중개업 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통상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하는 것을 Wholesale,
개인을 상대로 판매를 하는 것을 Retail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판매사 관련해서는 나중에 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보고서’를 설명드릴 때 다시 나오게 되니까 그때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앞서 3권 분립을 예로 들었는데 정확한 비유는 아니겠습니다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행정부라고 하고, 펀드 운용결과에 대해 회계처리하고 기준가를 산출해 내는 일반사무관리사를 입법부, 펀드의 재산을 보관ㆍ관리하고 선관주의 의무를 가지고 있는 신탁업자(수탁은행)를 사법부 라고 한다면 이 세 개의 회사들은 독립적으로 펀드에 연결된 사업을 영위하고는 있지만 그 역할과 영역은 엄격히 분리가 되어 상호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한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먼저 신탁업자(수탁은행)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과거 간투법에서는 수탁은행이라는 용어를 써서 지금도 실무에서는 수탁은행으로 많이 사용을 합니다만,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이 용어가 신탁업자로 합쳐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부동산신탁이나 특정금전신탁을 취급하는 전통적인 신탁업자와 펀드관련한 신탁업자(기존의 수탁은행)의 두 가지 개념이 혼용되어 사용되면서 그 의미가 문맥에 따라 헷갈릴 수가 있다 보니, 수탁은행이라는 용어를 아직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자본시장법에 맞게 신탁업자라는 용어로 단일화해서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신탁업자의 업무(註1)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산의 취득ㆍ처분 등의 이행으로 가장 본연의 업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자산운용회사에서 거래하는 유가증권 등을 거래하는 경우 해당 증권을 인수 또는 인도하고 대금의 지급ㆍ수령을 동시에 결제하는 방법으로 그 거래를 이행하는 것입니다(註2). 즉, 펀드의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하되, 자금을 관리하는 것은 신탁업자이며, 그에 따른 회계처리는 일반사무관리회사가 함으로써 운용-자금-회계가 각각 역할이 나누어져서 구조적으로 함부로 조작이나 부정을 못하게끔 분리해 놓은 것입니다. 자금을 관리하는 업무가 그 주된 업무이다 보니 공모펀드의 경우는 대부분 은행에서 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아무래도 해외 펀드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씨티은행이나 HSBC 등 외국계은행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상당합니다. 두 번째는 선관주의 의무로서 집합투자재산(펀드) 운용행위의 감시 업무입니다. 나중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의 펀드 기초서류는 투자설명서, 간이투자설명서, 집합투자규약(신탁계약서)의 세 가지가 있고 이 세 가지는 어느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를 보더라도 펀드별로 각각 공시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집합투자규약이라고 하는 신탁계약서는 집합투자업자와 신탁업자가 체결하는 계약서로서 투자설명서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인 펀드의 정의, 투자대상, 운용방법, 운용제약사항 등을 정리한 계약서류로서 자산운용법규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탁업자는 집합투자업자인 자산운용사의 운용행위가 법령 및 이 기초서류들에 대해 적정한지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 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는 금융당국을 대신하여 수행하는 선관주의 의무로 시정을 요구하였음에도 조치가 안 된 경우는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註3). 세 번째는 펀드 기준가격 편차의 시정요구입니다. 앞서 펀드 기준가의 산출은 일반사무관리회사에서 한다고 설명드렸는데, 일반사무관리회사에서 산출한 기준가격을 신탁업자가 다시 확인을 하여 그 신탁업자가 산정한 기준가격과 일반사무관리회사에서 산출한 기준가격과의 편차가 1,000분의 3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집합투자업자에게 시정을 요구하여야 합니다(註4). 시정요구를 받은 집합투자업자는 그 사실을 해당 펀드의 판매회사를 통해서 투자자에게 개별통지를 하여야 하며, 집합투자업자, 판매회사 그리고 금융투자협회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를 공시하여야 합니다(註5).
이 세 번째 업무 관련하여 펀드의 기준가에 대해서는 앞선 회차에서도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제가 후배들을 가르치거나 강의를 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이 이 "기준가격의 관리"입니다. 앞으로도 펀드에 대해 설명드릴 때 이 기준가격은 중간중간 계속 언급될 것이고, 이 기준가격에 대해서는 기준가격 산출 주체인 일반사무관리사의 업무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신탁업자의 업무를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계좌의 개설 및 관리, 유동성 자금의 관리에서의 은행계정대라고 하는 은대의 운용, 정외파생상품거래를 위한 ISDA계약관리, 일반사무관리회사 및 집합투자업자 외의 각종 대사업무(자금이나 유가증권의 잔고를 서로 비교ㆍ확인하는 작업) 등의 실무업무가 많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각론을 다룰 때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펀드의 회계처리를 통해 기준가격을 산출하는 일반사무관리회사에 대해 설명드릴 텐데, 아무래도 기준가격의 관리가 중요하다 보니 여러 가지 설명드려야 할 부분이 많아서 제목에 숫자를 부여했듯이 몇 회 차에 나눠서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註1: 자본시장법(변제호, 홍성기, 김종훈, 엄세용, 김유석 공저, 지원출판사) p678~680
*註2: 자본시장법시행령 제268조 제3항
제268조(증권의 예탁 등)
③ 신탁업자는 집합투자업자로부터 증권(제1항 각 호의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의 취득ㆍ처분 등의 지시 또는 보관ㆍ관리 등의 지시를 받은 경우에는 법 제246조제4항에 따라 증권의 인수ㆍ인도와 대금의 지급ㆍ수령을 동시에 결제하는 방법으로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註3: 자본시장법 제247조 제1항, 제3항, 제5항
제247조(운용행위감시 등) ① 집합투자재산(투자회사재산을 제외한다)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는 그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의 운용지시 또는 운용행위가 법령, 집합투자규약 또는 투자설명서(예비투자설명서 및 간이투자설명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등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방법에 따라 확인하고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집합투자업자에 대하여 그 운용지시 또는 운용행위의 철회ㆍ변경 또는 시정을 요구하여야 한다.
③ 집합투자재산(투자회사재산을 제외한다)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 또는 투자회사의 감독이사는 해당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가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요구를 3영업일 이내에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공시하여야 한다. 다만, 투자회사의 감독이사가 금융위원회에 대한 보고 또는 공시에 관한 업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투자회사재산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가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⑤ 집합투자재산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는 집합투자재산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확인하여야 한다.
1. 투자설명서가 법령 및 집합투자규약에 부합하는지 여부
2. 제88조제1항ㆍ제2항에 따른 자산운용보고서의 작성이 적정한지 여부
3. 제93조제2항에 따른 위험관리방법의 작성이 적정한지 여부
4. 제238조제1항에 따른 집합투자재산의 평가가 공정한지 여부
5. 제238조제6항에 따른 기준가격 산정이 적정한지 여부
6. 제1항 또는 제2항의 시정요구 등에 대한 집합투자업자의 이행명세
7.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註4: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제24조 제2항
제24조(신탁업자의 확인 등)
② 신탁업자는 법 제247조제5항제5호에 따른 기준가격 산정이 적정한지를 확인할 때 투자신탁이나 법 제9조제18항제6호에 따른 투자익명조합의 집합투자업자 또는 법 제182조제1항에 따른 투자회사등이 산정한 기준가격과 신탁업자가 산정한 기준가격의 편차가 1,000분의 3 이내인 경우에는 그 기준가격이 적정하게 산정된 것으로 보며, 그 편차가 1,000분의 3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집합투자업자(투자회사의 법인이사인 집합투자업자는 제외한다)에게 시정을 요구하거나 투자회사의 감독이사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註5: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제24조 제3항
③ 집합투자업자(투자회사의 법인이사인 집합투자업자는 제외한다) 또는 투자회사의 감독이사는 제2항에 따라 시정요구 또는 보고를 받은 경우에는 그 사실을 해당 집합투자증권을 판매한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를 통하여 투자자에게 개별통지(투자자가 전자우편을 통하여 받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전자우편을 통한 통지를 포함한다)하여야 하며, 집합투자업자, 투자매매업자ㆍ투자중개업자 및 법 제283조에 따라 설립된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이용하여 공시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