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2)

집합투자기구(펀드)의 관계회사: 일반사무관리사

by 구름아저씨

지난 회차에서는 간접운용이라는 무대에서의 조연 중에서 펀드의 판매회사와 신탁업자에 대해서 살펴보는 과정에서, 3권 분립의 예시를 빌어서 운용-자금-회계의 분리를 설명드렸습니다.


금번 회차에서는 앞서 예시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일반사무관리회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금융회사의 업무를 크게 3가지로 구분을 합니다. 먼저 수익을 창출하거나 고객과의 접점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조직의 업무, 예를 들어 외환거래를 담당하는 은행의 딜링룸이나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대출을 담당하는 영업점 창구 등의 업무를 Front-office라고 하고, 후선에서 이를 지원하는 회계팀, 결제/정산팀, IT지원 등의 업무를 Back-office라고 하며, 끝으로 리스크관리나, 준법감시 조직, 상품팀 같은 업무를 Middle-office라고 하는데, Front-office를 직ㆍ단접적으로 지원하는 이 두 가지 업무를 합하여 Middle/Back-office라고 하기도 합니다. 펀드의 관계회사로 말하면 운용을 담당하는 자산운용사가 Front-office라고 하면, 자금관리와 선관주의 의무로 운용행위 감시업무 등을 담당하는 신탁업자를 Middle-office라고 할 수 있으며, 펀드의 회계처리와 기준가격 산출을 담당하는 일반사무관리사는 Back-office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Back-office는 그 업무가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기에 항상 화려한 무대 뒤에 가려져 그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아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 외에는 일반사무관리사의 역할이나 펀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 글의 부제목을 국정원의 원훈에서 가져온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자산운용사나 신탁업자는 통상적인 업무시간에 각종 업무들이 처리되지만, 일반사무관리사의 업무는 펀드의 운용이 끝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일반사무관리사 직원들의 대부분은 밤늦게 혹은 새벽에 퇴근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나마 나중에 별도의 회차에서 설명드릴 "기준가격 Cut-off제도"에서 상세히 설명드리겠지만 이러한 상황 때문에 금융업계에서는 대표적인 3D(Difficulty, Dirty, Dangerous) 업종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일반사무관리회사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사무관리회사는 신탁업자와는 달리 자본시장법에서 위탁이 강제되지는 않았습니다. 신탁업자의 경우는 자본시장법에서 집합투자재산의 보관ㆍ관리업무에 대해 신탁업자에게 위탁하도록 강제(註1)하고 있지만, 일반관리회사에 대해서는 강제하고 있지 않습니다(註2). 이에 따라서 삼성자산운용의 경우와 같이 자체적으로 일반사무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펀드의 회계처리와 기준가격 산출의 업무를 일반사무관리회사에게 위탁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펀드의 종류"에 대해 알아볼 때 설명드리겠지만 회사형 펀드인 헷지펀드 등의 투자회사에 대해서는 투자회사 주식의 발행 및 명의 개서, 투자회사재산의 계산. 법령 또는 정관에 의한 통지 및 공고 등의 업무에 대해서는 일반사무관리회사에게 위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註3).


일반사무관리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매일매일 펀드의 운용이 끝난 후 회계처리 및 재무제표의 작성과 펀드별 기준가격의 산정업무입니다. 펀드의 최종 운용의 결과는 해당 펀드별 기준가격이고, 매일 산정된 기준가격을 근거로 다음 날의 입ㆍ출금액이 결정되어 투자자의 금액에 대한 출납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기준가격이 잘못되어 수정이 필요한 경우 그 허용범위 등을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그 허용범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전체 투자자에게 공지하고 이를 재산정하여 그 차이를 보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도 ETF의 기준가 오류에 대해서는 언론에도 가끔 보도가 됩니다만, 기준가격의 산정의 오류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가장 큰 규모는 94억 원이라는 사손(社損)이 발생하여 결국 회사에서 유상증자까지 하게 된 2005년에 맥쿼리 IMM의 기준가 산출 오류件이라고 생각됩니다. 잘못 산정된 기준가격이 수개월간 누적이 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사건으로 기준가격 산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됩니다. 이 기준가격의 오류 사례는 나중에 “기준가격 관련 규정 및 영향”을 다룰 때 다시 자세하게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Compliance 모니터링 기능의 제공, 자산운용보고서나 각종 회계장부의 기초자료 제공 및 기록 유지 그리고 각종 공시자료 작성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험업계에서는 해당 펀드별로 업무단위가 이루어지는 자산운용사와는 달리 개별 펀드들의 기준가격을 적용하여 각 보험계약별로 적립금을 산출하는 시스템 작업이 매일 밤에 장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기준가격도 빨리 산출이 되어야 하고, 그 기준가를 재산정하는 경우 계약별로 보정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합성의 확보가 관건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유로 인해 도입된 것이 일반사무관리사에게 위탁하여 산출된 기준가격을 다른 일반사무관리사에게 검증토록 하는 主ㆍ副일반사무관리회사 체계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회계처리를 담당하는 主일반사무관리사에서 산출한 기준가격을 단순 검증하는 것이 副일반사무관리사의 역할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펀드의 개수도 많아지고 보험사의 적립금산출에 따르는 시스템작업에 장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정합성의 확보와 검증시간의 단축을 위해 主ㆍ副일반사무관리회사에서 기준가격을 동시에 산출하고 副사무관리사에서 비교ㆍ검증하는 체계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일반사무관리사 시장은 업무의 전문성이나 시스템 도입ㆍ개발 비용 등의 초기고정비용 때문에 10개 사가 현재 일반사무관리사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주로 은행계열의 자회사가 많이 있습니다. 주요 일반사무관리회사로는 신한은행계열인 신한펀드파트너스와 하나은행계열의 하나펀드서비스가 업계 M/S를 60% 가깝게 차지하고 있어 일반사무관리업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이들 두 회사가 主일반사무관리사로서의 역할 대부분을 영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 두 회사는 신한펀드서비스는 자산운용사위주를 기반으로 성장을 해왔고, 하나펀드서비스는 보험사를 주된 고객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변액보험에 특화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운용에 대한 시스템 개발ㆍ유지비용에 따른 부담때문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자체 개발 시스템을 사용하는 몇 개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한펀드파트너스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자산운용사와 보험사들은 주로 하나펀드서비스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일반사무관리사인 미래에셋펀드서비스를 2021년에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바꾼 한국펀드파트너스와 KB국민은행의 자회사인 KB펀드파트너스, 우리은행계열의 우리펀드서비스가 위에서 언급한 副일반사무관리사 역할을 주로 수행하면서 성장한 회사들입니다. 이 밖에도 삼성자산운용, 스카이펀드서비스, 코스콤펀드서비스, 삼정KPMG, 한국펀드서비스가 일반사무관리회사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일반사무관리사의 회계처리 및 펀드 기준가격의 산정 및 각종 기초자료의 제공 등의 Back-office 역할이 있기에 자산운용사는 복잡한 처리업무의 부담을 덜고 펀드 운용에 집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일반사무관리회사의 업무에 오류가 발생한다면 위에서 예시를 들었듯이 기준가격 산정 오류로 인한 투자자 손실, 규제 위반, 신뢰도 하락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사무관리사의 역량과 신뢰성은 펀드 운용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화려한 무대 뒤에서의 Back-office역할이 있기에 간접운용이라는 무대에서의 주인공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또 다른 조연인 채권평가회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註1: 자본시장법 제184조(집합투자기구의 업무수행) 제3항 및 제4항

③ 투자신탁이나 투자익명조합의 집합투자업자 또는 투자회사등은 집합투자재산의 보관ㆍ관리업무를 신탁업자에게 위탁하여야 한다.

집합투자업자는 자신이 운용하는 집합투자재산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註2: 자본시장법 제238조(집합투자재산의 평가 및 기준가격의 산정 등) 제6항 및 제8항

⑥ 투자신탁이나 투자익명조합의 집합투자업자 또는 투자회사등은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집합투자재산의 평가결과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집합투자증권의 기준가격을 산정하여야 한다

⑧ 금융위원회는 투자신탁이나 투자익명조합의 집합투자업자 또는 투자회사등이 제6항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기준가격을 산정한 경우에는 그 투자신탁이나 투자익명조합의 집합투자업자 또는 투자회사등에 대하여 기준가격 산정업무를 일반사무관리회사에 그 범위를 정하여 위탁하도록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집합투자업자 및 그 집합투자업자의 계열회사, 투자회사ㆍ투자유한회사ㆍ투자합자회사ㆍ투자유한책임회사의 계열회사는 그 수탁대상에서 제외된다


*註3: 자본시장법 제184조(집합투자기구의 업무수행 등) 제6항

투자회사는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일반사무관리회사에 위탁하여야 한다.

1. 투자회사 주식의 발행 및 명의개서(名義改書)

2. 투자회사재산의 계산

3. 법령 또는 정관에 의한 통지 및 공고

4. 이사회 및 주주총회의 소집ㆍ개최ㆍ의사록 작성 등에 관한 업무

5. 그 밖에 투자회사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

9회차1_정사각형.jpg


keyword
이전 08화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