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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민 Nov 16. 2022

특별 과외Ⅱ : 새로운 영업기회를 만드는 습관

B2B 영업/세일즈 컬럼 기업영업교육전문가 박주민 대표

음식을 먹다가 체한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이다. 웬만해선 약도 잘 안 듣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필자는 바늘로 손을 따거나 좀 심하다 싶으면 발까지 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곧 트림이 나오면서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경우 보통 막힌 혈이 뚤렸다는 표현들을 쓰는데 영업에도 이와 같이 혈이 막히는 순간들이 있다. 국내외 경기는 물론 시장의 매기(買氣: 상품을 사려는 분위기)가 죽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영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필자의 경우는 고객과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줌(zoom)을 켜놓고 술을 영상안에서 돌려가며 마시는 웃픈 광경도 목격할 수 있다. 어떻든 중요한 건 영업은 어려운 때일수록 고객과 함께 고민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관련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특별 과외Ⅱ : 새로운 영업기회를 만드는 습관

필자의 영업 초창기 시절 고객사 사장님들 몇 분과 함께 서로를 다독이며 술잔을 기울이다가 스트레스도 풀 겸 무도장을 함께 가게 되었다. 대형 무도장이었는데 가라오케방만 수십개가 족히 되는 규모가 꽤 큰 곳이었다. 모두가 술에 취해 몇 분은 자고 있고 한 분은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방안 벽면에 설치된 경쟁사의 PDP 제품이었는데 당시 출시된 제품들 중 가장 대형 제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필자는 화장실을 다녀오다 다른 방들도 기웃기웃 하며 설치된 제품들을 살펴보았다. 예상대로 그 많은 방들에 경쟁사 제품이 쫙 깔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이 들며 머릿속에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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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필자는 숙취가 채 해소되기도전에 이 제품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납품이 되었는지 곧바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제품의 납품 경로를 역추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조사에서 공급받아 최종 납품을 한 판매처는 놀랍게도 종로구 낙원상가내에 위치한 한 악기 상점이었다. 수소문해 찾아가 공급업체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명함을 건넸다. 그런데 필자의 명함을 받은 사장님의 반응이 어째 영 시큰둥했다. 이유인즉 과거에 삼성전자 제품을 받아보려고 문의를 하셨는데 냉담한 반응에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대신 사과하며 어떻게 경쟁사의 PDP가 이곳을 통해 납품되었는지 자초지종을 여쭈었다. 그때 새로운 정보들을 접하게 되었는데 사장님은 이곳 낙원상가에서만 십 수년 이상을 일해오신 터줏대감으로 전국 교회나 노래방 술집등에 각종 연주기와 영상기기들을 패키지 형태로 묶어 턴키(turn-key : 일괄 수주 계약) 방식으로 공급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말만 악기상점이었지 년간 매출액이 수십억에 달하는 중형급 유통업체였다. 사장님께서는 그간 많은 회사의 영업대표들이 찾아오곤 했는데 삼성전자 영업대표가 직접 찾아온 건 필자가 처음이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순간 왠지 모를 미안함과 반가움이 올라오면서 이 분을 꼭 내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 과외Ⅱ : 새로운 영업기회를 만드는 습관

그날 이후 퇴근할 때마다 이곳에 들렸다. 사장님과의 교류 증진의 목적이 제일 컸지만 평소 음악을 좋아하던 필자는 당시 악기에도 관심이 많아 일석이조였다. 서먹서먹했던 사장님과의 관계도 조금씩 풀려가는 느낌이 들 무렵 사장님께서는 이제부턴 삼성전자의 PDP도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비춰 주셨다. 너무나 기뻤다. 다음날 바로 내부 품의를 진행하고 관리하는 대리점을 통해 공급계약을 맺은 후 1주일여 만에 제품을 출하시켰다. 이렇게 하니 여러모로 좋았다. 매출 걱정에 고민이 많으셨던 고객사 대리점 사장님께는 새로운 매출 채널을 연결시켜 드릴 수 있어 좋았고, 악기 상점 사장님 역시 바라시던 삼성과의 거래 관계도 트게 되면서 제품 라인업의 확장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최고의 수혜자는 바로 필자였다. 고객사의 만족과 영업 실적 향상은 물론 B2B 영업에 있어 시장의 경로를 파악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필자는 성공적인 낙원상가 PDP 납품 프로젝트를 계기로 신규 시장이나 거래처를 발굴할 때마다 제품의 최종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보고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생겨났다. 

특별 과외Ⅱ : 새로운 영업기회를 만드는 습관

이런 습관이 몸에 베어 영업 활동을 하게 되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우선 영업의 혈이 막혔을 때 새로운 영업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고 창의적인 영업 아이디어들을 수집해 차별적인 전략 제안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내에서 경쟁사의 영역을  윈백(winback : 경쟁사의 영역을 자사로 편입하기)함으로써 자사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효과까지 거두게 된다. 이것은 영업조직과 영업대표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나의 프로젝트로만 보면 미미하지만 영업조직내 영업대표들 하나하나가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영업활동을 하게 되면 그 누적효과가 실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IBM 대표를 역임하신 이장석 작가의 저서 ‘세일즈 마스터’에 공감이 되는 글이 있어 인용해 본다. “B2B 영업은 고객을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이것이 B2B 영업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이다. (중략) 제품, 비즈니스 속성, 고객, 산업, 지역, 자사 역량, 시장 지배구조에 따라 고객접근 경로가 달라져야 한다. (중략) B2B 영업이 복잡하고 원하는 만큼 성과를 내기 힘든 것은 시장접근 경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것을 간과하는 회사가 너무도 많은 것이 문제다”

특별 과외Ⅱ : 새로운 영업기회를 만드는 습관

                                      그림. B2B 제품 경로(솔루션 to 최종고객)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업에서 공급하는 개별 제품과 솔루션은 제품 라인업에 따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종의 함수처럼 최종 고객에게 공급됨을 알 수 있다. 영업은 고객과 시장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품이 출하된 다양한 최종고객(end-user)을 파악하고 역추적해 가면서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만일 여러분의 영업에 혈이 막혀 있다면 필자의 노하우를 직접 활용해 보시기 바란다.

#고객이의존하게만드는슈퍼을의영업

I pray for peace in Ukraine!!!

#기업영업교육전문가

#국내1호콜드콜링전문가

#대한민국명강사제229호선정

#삼성전자100인의영업인상수상

#26년차전문가영업전략적판매의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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