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럴 만한 혜안이 내겐 없다.
곧게 걸었다 믿었지만
길은 굽이치고,
때론 나도 모르게
뒤걸음 치기도 했다.
길은 원래 그런 것이라
스스로를 달래며 분주히 걷다 보니
홀연 안개가 끼고,
어둠마저 어깨를 짓누른다.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여겼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동무들—
이제는 어디에도 없다.
이미 길을 달리했거나,
애초에 다른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길의 끝자락에서
길을 묻는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시작한다.
길을 묻는 너 또한
또 다른 나일지 모른다.
내딛는다고
모두가 길이 되는 것은 아닐 테니,
나는 오늘도 조심스레
길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