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제 너도 곧 사회로 나아가게 되는구나.
대학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던 시간이 지나고, 더 넓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히고, 네 자리를 만들어가야 할 때가 왔다.
아빠는 네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세상에는 많은 그릇이 있다.
그중에는 고려청자나 이조백자처럼 귀하고 아름다운 그릇도 있지. 단단하고 매끈한 표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빛깔. 예술품처럼 빛나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어떤가?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라 오래 담아두면 내용물이 상해버리고 만다.
반면, 도기는 다르다.
겉으로 보기엔 투박하고 소박하지만, 사람들의 삶 가까이에서 많은 것들을 품어왔다. 곡식, 물, 장류, 술, 심지어 뜨거운 국물까지… 도기는 그저 담는 그릇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릇이다. 미세한 틈이 있어 공기가 드나들고, 덕분에 그 안에 담긴 것들이 숨 쉬며 오래도록 신선함을 유지하지.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화려한 외면이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도 있고, 강한 모습이 성공의 척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단하기만 하고 숨 쉴 틈이 없다면, 결국은 주변과 단절되고 말 거야. 진정으로 오래가는 사람은 도기 같은 사람이다.
아들아, 네가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겉으로 화려함을 좇기보다, 속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되,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유연함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네 안에 세상의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간직하기를 바란다.
사회에 나가면 경쟁도 많고, 때로는 억울한 순간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도기처럼 마음의 틈을 열어 공기가 드나들 듯, 포용과 소통을 잊지 마라.
타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네 생각도 부드럽게 전하면서, 너만의 단단한 중심을 지켜나가길 바란다.
너는 이미 소중한 사람이고,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
이제 세상 속에서 네 모습을 보여주되, 도기처럼 넉넉하고 숨 쉬는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가길.
아빠가 언제나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