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도약의 달이다.
2월에는 아직 해빙되지 않은 움츠림이 있고, 3월에는 눈과 비가 교차하는 날씨에 혼란스럽다. 큰 걸음을 딛기에 변수가 많다. 그러나 계절은 4월에 확실한 도약을 선언한다. 도화선의 불은 3월이 붙였지만 폭발은 4월의 몫이다. 화사한 꽃과 초록의 빅뱅이다. 5월처럼 확연하지도 않고, 6월처럼 강렬하지도 않지만 초록은 4월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다.
4월은 분별의 달이다.
계절의 입김이 대지를 감쌀 때 쑥, 냉이, 씀바귀, 달래가 흙 속에서 고개 내밀어 존재를 선언한다. 3월에는 아직 구분하기가 애매하다. 듬성듬성 바닥에 깔린 초록은 아직 고놈이 고놈이다. 그러나 4월에는 냉이는 냉이답고, 달래는 달래다운 모습이 확실하다. 서로가 서로를 눈치챈다. 그러다가 5월이 되면 잡풀 속에 묻혀 버린다. 4월에는 서로를 구별하는 분별력을 갖췄다. 그래서 중간고사를 4월에 본다.
4월은 도미노의 달이다.
자고 나면 흰 꽃, 노란 꽃, 분홍 꽃들이 경쟁하듯 피어난다. 풀 컬러의 도미노다. 연둣빛 바다에 여기저기 오색의 섬을 만든다.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 조팝나무, 민들레…. 경연 대회에 나온 미인들처럼 가지각색 개성을 뽐낸다. 모두가 예쁘니 심사위원의 머리가 어지럽다. 거리의 여성 패션도 따라 한다. 미니스커트, 핫팬츠, 짧은 소매…. 훔쳐보는 남자의 눈동자도 어지럽다.
4월은 변화의 떨림을 알아채는 민감한 달이다.
살며시 다가오는 힘은 예민한 자가 먼저 알아챈다. 변화의 물결은 열린 자의 가슴을 먼저 두드린다. 그래서 4월의 민감함은 젊은이가 먼저 느낀다. 민감한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이 우리 사회를 크게 흔들었다. 4·19혁명은 예민한 학생들의 심장에서 시작되었다. 중국에서는 제2차 천안문 사건이 4월 5일에 일어났다. 4월의 민감함이 역사를 바꾼 일은 흔하다.
4월은 이야기 창작의 달이다.
꽃비가 날리는 순간 사연은 시작된다. 유채밭에서는 돌부리에 넘어져도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민들레 씨가 날리면 가슴이 설레고, 이화(梨花)에 월백(月白)도 마음에 사무친다. 헤어짐과 만남 뒤 숨은 인연을 4월이 엮어 낸다. 씨줄과 날줄의 인연은 4월의 힘에 운명이 되어 간다. 만물이 깨어난 4월의 창작력엔 한계가 없다. 만우절이 4월 1일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4월의 이야기를 지금 알면 사연이지만 나중에 알면 인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