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타샤 튜더>
지난 화요일 ‘힐링 시네마’ 클래스에서 타샤 튜더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다. 이 번 학기에 첫 번째로 감상한 영화이다. 타샤 튜더(1915-2008)는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 원예가이며 자연주의자이다.
소박하고 자연을 가까이한 삶의 감성으로 <호박 달빛(1938)>, <코기빌 마을의 축제(1971)>, <빛나는 계절(1977)> 등 모두 1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이밖에「비밀의 화원」과 「소공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에 삽화를 그렸다.
그녀는 쉰여섯 살에 버몬트에 30만 평의 땅을 마련하여 18세기풍의 농가를 짓고 30여 년에 결쳐 직접 씨를 뿌리고 가꾸며 살았다. 이런 타샤의 정원은 꿈꾸는 대로 살았던 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이 정원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의 하나가 되었다.
타샤의 명성 높은 동화작가와 삽화가로서의 창작력은 소소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편안함,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서 나왔다.
“인형 놀이는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고, 인형과 함께 어떤 세계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며 인형을 손수 디자인해 제작하였고 그런 일들이 동화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고 한다. 인형 놀이와 자연 속 정원과 함께 한 시간은 그녀에게 꿈을 항해 나아가는 길을 열었고, 삶에 대한 통찰을 가져왔다.
“내 그림의 모델은 모두 곁에 있는 자연과 사물의 현실 풍경이다”라고 하는 그녀의 말처럼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너무나 특별하게 담고 있는 그녀의 시선에 하루하루는 늘 새롭고 커다란 행복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타샤 튜더는 영적인 삶이 어떻게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자신의 생활을 통해 직접 보여주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아래와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행복
행복은
날아오는 날 계란과 같다.
빨리 받으려고 급히 팔을 내밀면
손과 팔에 부딪혀 터진다.
받지 않고 있으면
그대로 땅에 떨어져 깨진다.
받는 손이 계란과 함께
천천히 자유낙하하도록 여유로워야 한다.
날아오는 계란의 속도를 거부하지 않으면서
손의 존재를 계란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오늘도
행복은 내게 날아오고 있다."
- 낭만천사 유광영 -
타샤 튜더의 삶을 들여다보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를 닦는 성자의 모습이 보인다. 작가로서의 성공과 명성은 그런 삶의 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부수적인 결과일 것이다.
그녀를 통해 전해지는 자연의 평화와 아름다움을 알아차렸을 때, 거부하지 않고 겸허히 담아내는 용기와 성실한 태도가 타샤의 삶에서 본질적인 부분이다. 다음과 같은 타샤의 이야기에서 그런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살아요.
그래서 놓치는 게 많죠.
사람들이 행복의 비결이 뭐냐고 물어요.
저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삶을 살라고 답하죠.
꽃, 수련, 석양, 구름….
모든 것들이 자연 안에 모두 있어요..
인생은 너무 짧아요. 즐겨야죠.
그렇지 않나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삶을 살라는 말은 타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와 지역은 달라도 많은 성현들이 같은 가르침을 펼쳐왔다. 붓다가 그랬고 예수도 그랬고, 짜라투스트라도 그랬다.
우리 내면에는 수억 년 동안 버무려진 생명의 지혜가 함께 하고 있다. 헤아릴 수 없는 무언의 영감(靈感)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스스로 행복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있다.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어야 한다.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종달새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다.
또한 자주적인 삶이 아니면 우리는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중국 당나라 시대 임제선사는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고 하였다. ‘수처작주(隨處作主)’란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뜻이다. 수처(隨處)란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이고 삶터이며, 작주(作主)란 인생의 주인공이 돼 주체적으로 살라는 뜻이다.
입처개진(立處皆眞)이란 지금 네가 서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의 자리라는 의미이다. 즉,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이 풀어진다고 했다. 한마음 돌이키면 그 자리 모두가 진리이다.
타샤는 이처럼 수처작주의 삶을 실천했던 것이다. 다음과 같은 큰 아들의 이야기에서 타샤의 삶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고요한 물처럼 평화롭게 사셨죠.
자신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흔들림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셨죠.
고요한 물은 어머님이 만드신 표현인데
심각한 것도 신앙적인 것도 아니지만
잔잔한 물과 같은 삶을 지향하셨어요.
생활의 지혜라고 할까 즐거움을 스스로 만드셨어요.
늘 행복해했고 후회 없는 삶을 사셨어요”
-큰 아들, 세스 튜더 -
타샤는 예기치 못한 성공이란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할 때 주어지는 것이라며, 그것이 그녀의 삶 전체였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나 단순한 일이라 특별히 해줄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특별한 이야기는 없네요.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처럼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기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내 삶 전체가 바로 그런 것이죠.”
이처럼 진리는 항상 단순한 데 있다. 인간이 쓸데없이 복잡한 것에 가치를 두고 있을 뿐이다. 오늘부터 좀 더 단순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 보자.
이러한 타샤의 삶에 대해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나 양질의 DNA를 물려받았고, 초기 환경이 좋아 화가인 어머니에게 일찍 학습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그런 조건을 갖춘 사람은 타샤외에도 많았다. 이런 조건들을 엮어서 우리에게 행복의 가르침을 줄 만큼 가치 있는 삶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타샤의 삶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보았다.
첫째,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 깨어있어야 한다.
둘째,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간다.
→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셋째,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갖는다.
→ 내면의 세계에 귀 기울여야 한다.
넷째, 자신의 삶을 살아라.
→ 하늘의 수많은 별처럼 나는 반짝이는 존재다.
깨지지 않는 평화와 행복은 날아오는 날 계란을 받아날 때처럼 피하지 않는 용기, 교만하지 않은 접근에 의해 주어지지 않을까? 타샤 튜더의 삶을 들여다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개봉 : 2018.09.13.
등급 : 전체 관람가
장르 : 다큐멘터리
국가 : 일본
러닝타임 : 104분
- 낭만천사 유광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