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봄과 가을은 닮은 듯 다릅니다.
두 계절 모두 눈으로 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봄의 푸릇함과 가을의 다홍을 주는 설레임의 계절이라는 것이 닮았습니다.
다른 듯 다가오는 봄은 소리가 없어서 좋습니다. 고
양이가 살며시 다가와 코 끗을 간지럽히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또, 다른 듯 소리 내며 다가오는 가을은
시몬처럼 낙엽 밟는 소리를 내고 싶어서 행복합니다.
특히 가을 하늘은 동해의 푸른 바다를 닮아 더욱 좋습니다.
바다는
내 마음을 죽을 때까지 묻어두고
당신을 그리며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어도 될 것 같은 비밀금고 같습니다.
그런 바다를 하루만이라도 사랑하는 당신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심신이 일상을 지치게 한다면
푸른 동해 바다 저 깊은 곳에 마음을 버리고 돌아오는 것은 어떤지요?
바다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치료제입니다.
푸른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이 되어
흰 이를 드러낼수록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바다에 마음의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실오라기 하나 없는 마음의 나체로
인생의 깊은 심연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바다가 우리에게 그리해도 된다고 소리 내어 웃고 있습니다.
그 넓은 마음에 안기어도 되겠습니다.
당신과 속 깊은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픈 마음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