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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Jun 16. 2024

아름다운 이별

슬픔과 인내



# 춘향가 중 이별하는 대목     


<아니리>

방자 충충 들어오더니 "아! 도련님 어쩌자고 이러시오! 내 행차는 벌써 오리정(五里亭)을 지나시고 사또께서 도련님 찾느라고 동헌(東軒)이 발칵 뒤집혔소. 어서 갑시다." 도련님이 하릴없이 방자 따라 가신 후 춘향이 허망하야, "향단아! 술상 하나 차리여라. 도련님 가시는디 오리정에 나가 술이나 한잔 드려보자."     


<진양조>

술상 차려 향단 들려 앞세우고 오리정 농림숲을 울면 불며 나가는디. 치마자락 끌어다 눈물 흔적을 씻으면서 농림숲을 당도허여 술상내려 옆에 놓고 잔디땅 너른 곳에 두 다리를 쭉 뻗치고 정강이를 문지르며. "아이고 어쩔거나. 이팔청춘 젊은 년이 서방 이별이 웬일이며, 독수공방 어이살고. 내가 이리 살지를 말고 도련님 말굽이에 목을 매여서 죽고지고!"     


<자진모리>

내행차(內行次) 나오난디 쌍교(雙轎)를 거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 독교 나온다. 마두병방(馬頭兵房) 좌우나졸(左右邏卒)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난디. 그 뒤를 바라오니 그때여 이 도령 비룡같은 노새등 뚜렷이 올라앉어 제상(制喪)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훌쩍 울고 나오난디. 농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소리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이 얘 방자야! 이 울음이 분명 춘향의 울음이로구나. 잠깐 가 보고 오너라." 방자 충충 다녀오더니, "어따 울음을 우는디, 울음을 우는디..." "아! 이놈아! 누가 그렇게 운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울겄소? 춘향이가 나와 우는디 사람의 자식은 못 보겄습디다."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듣더니 말아래 급히 나려 우루루.... 뛰여 가더니 춘향의 목을 부여안고. "아이고 춘향아!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잘 가라고 말허여도 나의 간장이 녹을텐디. 삼도 네거리에 떡 벌어진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 기가 막혀,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나를 아주 죽여 이 자리에 묻고 가면 여영 이별이 되지마는 살려두고 못가리다. 향단아! 술상 이리 가져 오너라." 술 한잔을 부어들고, "옛소! 도련님 약주잡수! 금일송군 수진취(今日送君 須盡醉:오늘 임을 보내니 실컷 취하여보자)니 술이나 한잔 잡수시오."     


도련님이 잔을 들고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천하에 못 먹을 술이로다. 합환주(合歡酒)는 먹으려니와 이별허자 주는 술은 내가 먹고 살어서 무엇허리!" 삼배를 자신 후에 춘향이 지환(指環)벗어 도련님께 올리면서,    

 

"여자의 굳은 절행 지환 빛과 같은지라 니토(泥土)에 묻어둔들 변할 리가 있으오리까!" 도련님이 지환 받고 대모석경(玳瑁石鏡:거북 등껍질로 만든 거울)을 내어주며, "장부의 맑은 마음 거울 빛과 같은지라. 날본 듯이 네가 두고 보아라" 둘이 서로 받어 넣더니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을 적에 방자 보고 답답하여라고.   

  

"아 여보 도련님! 아따 그만 좀 갑시다." 도련님 하릴없어 말 위에 올라타니, 춘향이 정신을 차려 한 손으로 말고삐를 잡고, 또 한 손으로 도련님 등자디딘 다리잡고, "아이고 여보 도련님! 한양이 머다말고 소식이나 전하여주오!" 말은 가자, 네굽을 치는디. 임은 꼭 붙들고 아니놓네.     


<자진모리>

저 방자 미워라고. 이랴 툭쳐 말을 몰아 다랑다랑 훨훨 넘어가니. 그때여 춘향이난 따라갈 수도 없고, 높은 데 올라서서 이마 위에 손을 얹고 도련님 가시는디만 뭇두두루미 바라보니. 가는대로 적게 뵌다. 달만큼 보이다 별만큼 보이다 나비만큼 불티만큼. 망종 고개 넘어 아주 깜박 넘어가니 그림자도 못 보겄네.     


**이별의 슬픔과 인내**

춘향가 중 이별하는 대목은 연인 간의 이별과 그로 인한 슬픔을 다룬다. 몽룡이 떠나는 상황에서 춘향의 애절한 감정이 극적으로 표현된다. 춘향이 몽룡을 떠나보내며 느끼는 슬픔과 그리움은 이별이 얼마나 큰 아픔을 수반하는지 보여준다.     


춘향은 술상을 준비해 오리정으로 나가 몽룡에게 술을 권하며 이별을 맞는다. 금일송군 수진취(今日送君 須盡醉), 몽룡에게 술 한잔을 권하며 지환(指環)과 대모석경(玳瑁石鏡)을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이별을 받아들인다.     


춘향은 떠나는 몽룡을 지켜보며 그리움과 애정을 표현한다. 이러한 이별의 태도는 고금동서 모두에서 변하지 않는다. 춘향과 몽룡은 이별의 순간에도 서로를 원망하지 않고, 상대의 안전과 행복을 기원한다.         

 



## 현대인의 기획과 전략     


현대 사회에서 연인, 가족, 동료 간의 이별은 피할 수 없다. 이별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춘향과 몽룡이 보여주는 이별의 순간은 현대인들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이별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라

이별은 슬프고 아프다. 하지만 이별에는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별을 통해 개인은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이별의 순간을 맞이할 때, 상대방을 원망하기보다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는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원천이다.      


이별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성격과 생각의 차이, 목표와 목적의 다름, 행동과 행위의 오해 등 여러 가지이다. 떠난 마음을 붙잡을 수는 없다. 예에 어긋한 억지를 부리면 화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별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정이다.     


사랑은 이별과 공존한다. 불멸의 사랑도 영원한 이별도 없다. 이별은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을 위하는 사랑에 기반한다. 연인 간의 상호 존중과 평등한 관계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전제한다.     


**아름답게 이별하라

데이트 폭력은 종종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통제와 지배의 현상이다. 사랑은 이러한 현상이 아닌 심신의 자유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연인 관계에서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고, 서로의 독립성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춘향가 중 이별하는 대목은 현대인들에게 아름다운 이별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이별의 순간에도 상대방의 행복을 기원하는 성숙한 사랑의 표현은 현대인의 덕목이다. 춘향과 몽룡의 이별처럼, 연인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진정한 사랑을 기억하며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어야 한다.     

     



###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    

 

춘향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사랑과 이별의 본질을 상기시킨다. 이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 현대의 연인들도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는 이별에 대한 상처를 예방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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