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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cha May 27. 2022

강릉

주막 다리

강릉의 오래된 술집이다.

주막이나 실내포차를 표방하지만 마치 올드 펍(old pup)같은 느낌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사장님이 틀어주는 음악도 좋아한다

여기서 30년 장사했다.

그래서 단골이 많다.

오래된 집은 그 이유가 있다.

여기는 항상 그 느낌 그대로다.

그래서 좋다.

그 냄새, 그 향기, 그 픙경이 항상 그대로다.

마치 고향같은 곳이라 그런지 강릉에가는 사람에게 추천하고는 했다.


주인은 내가 좋아하는 형의 형이고 그 형의 동생은 좋은 곳으로 일찍 떠났다.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곳으로 빨리 간것 같다.

그냥 많이 보지는 못했었지만 이유없이 좋아했던 형이다. 이런 느낌이 난 항상 좋다..이유없는것.


한동안 잘 오지 않다가 꽂히면 매일 간다.

늘 혼자 왔다. 수 백번을...

난 혼자 마신다 10번에  9번은.

혼자 마시면 내가 위대해지니까 혼자 마신다.

쓸데없이 남 설득하거나 가오 잡지도 않아서 편하고, 과거로 혼자 돌아가서 현재 살아있지 않는 생명체와 대화도 한다.

그리고 헤어진 마누라 하고.. 곁에 없는 애들과도 대화한다. 물론 목소리는 안 내고 머리로 눈물로 짜릿한 감정으로.. 할거 다 한다.

이 주막 다리는 내 몇 안 되는 감정 분출을 하는 오래된 술집이다.

특히 내가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유난히 수줍어하고 마음이 좋았던 죽은 형님의 형아가 하는 곳이라 더 그 기분을 느낀다. 어떤 기분도 여기 오면 블루스가 되고 가끔 지나치면 신파가 되기도 한다. 난 여기서 가끔  낭만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술주정하기 시작하면 타임머신 타고 20년 전으로 10년 전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나에게 잘 못한 사람이고 낙인찍힌 사람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한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멋지고 괜찮은 사람인데..라고 위안하다 꽐라가 돼서 혼자 울다 간다...ㅋㅋ 아주 패턴이다. 난 그래도 이 패턴 랑 한다.. 좀 가끔만 한다면.

오늘은 데친 오징어에 한잔 빨고 강릉 남대촌을 주윤발처럼 돌아다니다 버스 타고 오죽헌에서 방황하다 내 좋아하는 꽃향기 맡으며 걸어 내 빌어먹을 방으로 가서 수면안대를 쓰고 잘 거다.

내일 아침에 햇살이 나를 못 깨우도록.. 여름이 다 좋은데 해가 너무 일찍 뜬다..

난 이렇게 오늘도 나의 과거와 지낸다.

그래서 내가 정말 좋다.. 현실감이 떨어질 때 더욱 좋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맥을 못 춘다 요즘은 더더욱... 그래서 조금은 더 현실에 한발 더 가보려 하지만.

에고 참 싫다....그래도 해야만하니까 한다. 그래야 살 수있으니까.

오늘은 2022년 5월27일  19시15분이다.

난 간만에 술마시다 꼿혔다. 잘 난척하고 싶을때 글을 쓰고 싶어 안달이다. ㅋㅋ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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