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이나 실내포차를 표방하지만 마치 올드 펍(old pup)같은 느낌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사장님이 틀어주는 음악도 좋아한다
여기서 30년 장사했다.
그래서 단골이 많다.
오래된 집은 그 이유가 있다.
여기는 항상 그 느낌 그대로다.
그래서 좋다.
그 냄새, 그 향기, 그 픙경이 항상 그대로다.
마치 고향같은 곳이라그런지 강릉에가는 사람에게 추천하고는 했다.
주인은 내가 좋아하는 형의 형이고 그 형의 동생은 좋은 곳으로 일찍 떠났다.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곳으로 빨리 간것 같다.
그냥 많이 보지는 못했었지만 이유없이 좋아했던 형이다. 이런 느낌이 난 항상 좋다..이유없는것.
한동안 잘 오지 않다가 꽂히면 매일 간다.
늘 혼자 왔다. 수 백번을...
난 혼자 마신다 10번에 9번은.
혼자 마시면 내가 위대해지니까 혼자 마신다.
쓸데없이 남 설득하거나 가오 잡지도 않아서 편하고, 과거로 혼자 돌아가서 현재 살아있지 않는 생명체와 대화도 한다.
그리고 헤어진 마누라 하고.. 곁에 없는 애들과도 대화한다. 물론 목소리는 안 내고 머리로 눈물로 짜릿한 감정으로.. 할거 다 한다.
이 주막 다리는 내 몇 안 되는 감정 분출을 하는 오래된 술집이다.
특히 내가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유난히 수줍어하고 마음이 좋았던 죽은 형님의 형아가 하는 곳이라 더 그 기분을 느낀다. 어떤 기분도 여기 오면 블루스가 되고 가끔 지나치면 신파가 되기도 한다. 난 여기서 가끔 낭만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술주정하기 시작하면 타임머신 타고 20년 전으로 10년 전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나에게 잘 못한 사람이고 낙인찍힌 사람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한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멋지고 괜찮은 사람인데..라고 위안하다 꽐라가 돼서 혼자 울다 간다...ㅋㅋ 아주 패턴이다. 난 그래도 이 패턴 사랑 한다.. 좀 가끔만 한다면.
오늘은 데친 오징어에 한잔 빨고 강릉 남대촌을 주윤발처럼 돌아다니다 버스 타고 오죽헌에서 방황하다 내 좋아하는 꽃향기 맡으며 걸어 내 빌어먹을 방으로 가서 수면안대를 쓰고 잘 거다.
내일 아침에 햇살이 나를 못 깨우도록.. 여름이 다 좋은데 해가 너무 일찍 뜬다..
난 이렇게 오늘도 나의 과거와 지낸다.
그래서 내가 정말 좋다.. 현실감이 떨어질 때 더욱 좋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맥을 못 춘다 요즘은 더더욱... 그래서 조금은 더 현실에 한발 더 가보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