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달리기(마라톤)를 한다

by chacha

2024년에 내가 가장 잘한 일이라면 그동안 조금씩 하던 운동이 일상이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2가지가 눈에 띄게 달라졌는데 그중에 특별한 것이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마라톤을 목표로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주 산책을 하던 공원에서 어느 순간 달리기를 하고 싶다는 충동이 나를 달리게 하였는데 그 기폭제가 된 것은 피트니스에서 알게된 지인이 무작정 같이 뛰자 해서 3월에 참여하게 된 "서울하프마라톤"이 나를 달리기의 세계로 이끌었다.

첫 대회인 그 대회에서 훈련도 몇 회 하지 않은 채 10km를 1시간에 뛰었고 거의 죽다시피 했지만 완주를 한 것이 내게 큰 의미의 사건이 된 것이었다. 아마도 그동안 꾸준히 코어운동을 한 덕이라 가능했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사람이 광화문광장에서 뿜어내는 에너지에 오랜만에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느꼈으며 동시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단어인 "One of them"을 온몸으로 느끼며 묘한 만족감에 휩싸였으며 수많은 그들과 동시에 출발할 때는 마치 내가 "개미"같은 존재로도 생각되었다.

(아직도 왜 이런 기분이 이토록 좋은지 모르겠다.. 일본 출장 때 들린 이노카시라공원의 나무를 만지며 나는 더더욱 내 존재를 그렇게 정의했다)


아무튼 나는 그 대회를 경험하고 나서는 달리기가 내 일상이 되었으며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동네에서 열리는 대회를 벌써 3번이나 참가했다.

그중에 2번은 제주와 강릉의 바닷가를 달리는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수많은 시간을 지나다니던 강릉의 해안도로를 내 두 발로 달릴 때 나는 너무 행복했다.

달리는 동안 느끼는 고통도 즐거움이 되었고, 달리며 본 익숙한 풍경은 내게 때때로 고통의 기억이였던 곳이지만 그날은 좋은 기억으로 각인하게 되었다. 경포에서... 주문진까지는 나와 내 가족이 같이 하던 일상이었던 곳이니까.


그리고 한 달 후 나는 제주를 달렸다.

이때는 강릉에서의 기분과는 달랐지만 그래도 좋았다. 내 젊은 시절의 흔적이 있는 제주니 깐.

나는 지금 내년 봄에 있을 full코스를 준비한다.

너무 힘들어 두렵다, 그렇지만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이상 이것은 해야 할 나만의 도전이 되었다.

내 나이 57살, 요즘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내 몸이 자랑스럽다.

내년에 full코스를 마치고 나면 나는 아마도 개미 중에 왕개미가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달리기가 나에게 새로운 감정을 주었고 새로운 몸을 주고 있어, 내가 비록 개미 같을지라도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이 행위에 만족한다.


나도 몰랐다.

무리 지어 뭔가를 하는 짓을 그토록 싫어한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과 무리 지어 뛰어다닐지.

믈론 평상시에는 혼자 뛰지만, 이토록 수많은 사람과 같이 뛰고 싶어 대회를 나가고 싶어 할지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 개미가 된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을 이토록 좋아할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