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플라시보 효과.

by 우철UP

아침 9시 재활치료시간이다. 운동치료실에서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자동문이 열리면서 등산 스틱 두 개를 짚고 터덜터덜 천천히 걸어오시는 남자분이 계셨다. 무릎관절을 앞으로 툭 툭 차면서 걷는데, 약간 이상한 걸음걸이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의 걸음걸이는 아니었다.


요사이 척수손상환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 보니, 터덜터덜 걸어오시는 저분은 딱 봐도 척수손상을 입은 것 같았다. 그래서 “혹시 척수 다치셨어요?”고 물었더니, 바로 ’맞다‘고 하셨다. 그분 말이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졌는데, 그때 목뼈를 다치셨다고 하셨다. 안타깝게도 경추손상을 입어 3개월 동안 침대에만 누워있다가 신경이 점차 살아났고, 그때부터 죽기 살기로 운동을 해서 이 정도까지 회복되었다고 했다.


이 병원 재활센터에서 벌써 2명이나 걷는 분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나에게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된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말이 아닐 것이다.

미국 신경외과 교수가 손상된 척수신경은 어쩔 수 없다 쳐도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주변 신경들이 존재 한다고 했으니, 그것은 나에게 플라시보 효과일지라도 가능성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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