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사유하는 삶을 살게 해 주기 때문

by 최호용


사유하는 삶을 살게 해 주기 때문


나는 왜 이렇게 매일 글과 마주 앉는 걸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도 아닌데, 무엇이 나를 이끌어 문장과 씨름하는가? 그 질문의 끝은 언제나 하나다. "글을 쓴다는 건, 사유하는 삶을 살게 해 주기 때문이다."


멈춤의 순간, 사유가 깃든다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흘러가는 일이다. 하루는 해야 할 일로 꽉 차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마음은 수없이 흔들린다. 그런데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잠시 멈춘다. 세상과의 대화가 아니라, 오롯이 나 자신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그 안에서 나는 비로소 생각하는 인간으로 깨어난다. 글은 나를 멈춰 세우고, 그 멈춤은 사유를 낳는다. 그 사유 속에서 나는 나를 써내려 간다.


글은 내면의 창을 닦는 일


글을 쓰며 나는 내 하루를 반추한다. 그 어떤 날의 한마디 말, 기억 속 누군가의 눈빛,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파동까지 문장 속에서 다시 만난다.


그 과정은 뿌연 창을 깨끗한 수건으로 닦아내는 일과 같다. 흐릿했던 마음이 글 위에 드러나며 점점 선명해진다.


나는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그 말을 했을까, 왜 그때의 서운함을 잊지 못하는 걸까. 오늘은 왜 이토록 외로운가.


그 질문에서 얻어지는 결과는, 글은 해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품는 일이다라는 사실이다.


고독 속의 따뜻함


글을 쓰는 일은 고독하다. 하지만 그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모든 소음에 사 벗어나, 오직 나와 독대하는 시간이다. '아,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느끼며,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그 순간 내가 살아 있으을 느낀다. 그 증거를 남기며 하루를 마감할 때, 나는 오늘도 잘 살아 냈다고 생각하게 된다.


글은 나의 거울이자 나침반


사유하지 않는 삶은 방향을 잃는다. 흘러가는 대로 살면, 살아지는 대로 살게 된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은 지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을 사랑하며, 무엇이 나를 아프게 하는가. 그 물음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알아 간다. 글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방향을 놓치지 않게 하는 나침반이다.


글은 나를 지탱하는 닻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정보는 넘쳐난다. 그러나 진짜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주관이 흔들리기 쉬운 시대 속에서 글쓰기는 나를 잡아주는 닻이다. 글을 쓰는 작업을 통해 나는 다시 내 안으로 들어와 중심을 잡는다.


사유하는 삶이란, 세상을 더 깊이 보고, 타인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일이다. 그 힘은 오직 글을 쓰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축복이라 생각한다.


사유의 빛을 따라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누군가의 인정을 바라서가 아니라, 내 안의 세계를 밝히기 위해서다.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 글을 쓰지 않으면 나는 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 사유하는 삶, 그것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글을 쓰며 하루를 살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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