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않았으니 된 거야
고구마 줄기 볶음이 먹고 싶어 슈퍼에 들러 한 묶음 샀다.
껍질을 벗기고 다듬어야 한다.
강의 준비도 해야 하고,
할 일도 많은데,
저걸 언제 다듬고 있어?
"에라, 모르겠다."
봉지째 쓰레기통에
처넣어 버렸다.
곰곰이 생각하니,
죄받을 거 같았다.
신문지를 펴고,
쪼그리고 앉아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까도 까도 끝이 없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쳤다.
파릇하게 익은 고구마 줄기가 맛있어 보인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고,
소금과 양조간장으로 볶았다.
얇게 채 썬 양파와 당근으로 색을 냈다.
참기름을 두르고, 깨소금을 뿌렸다.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공들인 보람이 있다.
따뜻할 때, 밥을 비벼야 제맛이다.
간을 봤다.
짜다! 짜다!
짜도 너무 짜다!
소태다!
식기도 전에
쓰레기통에 버렸다.
헛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