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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리 Aug 02. 2020

제주 #7

친구 그리고 커피템플

04월20일 1143



본격적인 우리의 일정을 시작한다. 뭐 본격적이랄 것도 없이 제주에 도착하고 이미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 친구A와 난 그냥 이곳의 공기를 마시고 싶은 거였기 때문에. 그래도 날씨는 중요하다. 항상 날씨는 우리의 감정과 같이 움직인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강렬히 떠 있는 해를 보며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거기에 Ed Sheeran 의 ‘Castle on the hill’과 같은 노래가 흘러나온다면 더욱.




전 곡이 다 좋은 앨범이다. ed sheeran - devide (÷)



아직 해가 아직 뜨지 않는다. 조금 쌀쌀하다. 사실 봄이라는 생각에 외투를 챙겨 오지 않았다. 비가 이렇게 내리고 추울걸 알았으면 셔츠라도 하나 챙길걸 그랬다. 조금 걱정이 된다. 일단 움직여본다. 일단 동쪽으로 향한다. 세화 해변으로 떠나려 했으나, 가는 길에 카페를 들르기로 한다. 우린 ‘커피템플’로 간다.


가는 동안 음악과 이야기는 쉴 수 없다. A에 대한 이야기. B에 대한 이야기. A와 B가 같이 동시에 처해있는 상황 이야기. 영상에 대한 이야기. 영상 그룹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알고 있는 영상 지식에 대한 이야기.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둘은 요즘 영상에 관심이 많다. A는 사진을 좋아했었고 사진을 계속 찍어왔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요즘은 영상에 미쳐있다. B는 사진을 좋아했었고 사진을 계속 찍어오다 결국 사진을 업으로 삼아버렸다. 어쩌다 보니 그 일이 잘되어서 사진으로 벌어먹고 있다. 요즘은 영상에도 관심이 생겼단다. A와 B도 좋은 친구가 되지 않을까.


카페 ‘커피템플’에 도착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준 목적지 앞에 주차를 했다. 카페 입구에는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지키고 있다. ‘이 카페는 정말 이 섬에 어울리게 가정집 같은 분위기를 가진 곳이구나’는 생각을 하며 마당을 가로질러 계속 들어간다. 강아지는 침입자들을 발견한 듯 계속해서 짖는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카페 입구로 보이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아, 이제 깨닫는다. 뭔가 이상하다. 마당을 거의 다 가로질러서 들어왔는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조용히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강아지는 여전히 짖는다. ‘아 그래, 미안, 안녕’ 입구는 곧바로 출구가 되고, 지도를 다시 보니 여기가 아니다. 하마터면 섬의 경찰서로 갈 뻔했네. 


휴. 뭐, 그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았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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