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하다

눈꽃처럼

Space Taste Candy ㅣ 적진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3-28 오후 2.37.37.png 우주 나무꾼


올해 목표를 책 쓰기로 정하고 끄적거리는 중입니다. sf를 좋아하고 실용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시도는 하지만 끝내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주제는 넓지만 깊게는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함은 있어 꾸준히 한 걸음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 ㅣ 적진

뼛속까지 SF인 남자




아이팟과 이어폰은 어릴 적 기억 속에서 어렵게 찾아낼 수 있었다

난간 위에는 이어폰에 돌돌 말린 아이팟이 놓여 있었다

난간 위의 아이팟은 기억 속 아이팟보다 10년은 더 전 모델인 것 같았다


아이팟을 들어 이어폰을 돌려 풀었다

은색의 가느다란 액정에 이어폰 줄에 가려져 있다가
점차 모습이 나타났다

액정에는 재생 중이라는 까만 삼각형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액정 위의 삼각형 원형 다양한 도형들은 신기하게 액정 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돌돌 말린 이어폰을 다 풀고 아이팟에서 이어폰을 분리했다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나요 "

이어폰이 분리되자 아이팟 본체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두운 한강 다리 위에 음악이 흘러넘쳤다


"단 한 번만 단 한 번만 제발 돌아봐요 "

"소리쳐 불러봐도 닿지를 않아 "

"너를 사랑해 널 사랑해 "

"혼자서 되뇌는 말 "

"널 사랑해 "


남자의 목소리이긴 했지만 미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이팟의 액정을 터치하자

작은 글자들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사랑은 눈꽃처럼-xia

xia 가 가수인 것 같았다


"하루씩 잘 살아가 본다 "

"조금씩 버틸 수 있도록 "

난간 위의 문구들과 비슷한 노래 가사가 흘러나왔다

한강 다리 난간 위에는 많은 글들이 적혀 있다

대부분 긍정적 이야기들이 많이 적혀있었지만
자살을 막는 데는 별로 도움을 주는 않는 것 같았다

"그대 없이는 내일도 없을 테니까 "

"희망도 없을 테니까 오늘처럼 "

"이젠 갖고 싶어 "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나요 "


남자가수의 절절한 목소리가 무엇인가 절실함이 느껴지는 듯해서 노래 가사를 자세히 들었다


"단 한 번만 단 한 번만 제발 돌아봐요 "

"소리쳐 불러봐도 닿지를 않아 "

"너를 사랑해 널 사랑해 "

"혼자서 되뇌는 말 "

"널 사랑해 "

사랑에 대해 구구절절한 가사 내용이었다

이렇게 사랑에 대해 처절할까?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꼭 먹고사는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쌓여가는 슬픈 그리움 "

"숨이 멎을 것 같아 "

"희미한 빛을 따라 "

"이젠 나 너에게 간다 "


노래는 어두운 한강 위를 나지막이 퍼저나가고 있었다

심장근처가 욱신 아파왔다
아주 오래전 잃어버렸던 느낌이 전해왔다
그러나 느낌은 금방 사라져버렸고
어두운 한강 다리 위에는 지나가는 차 하나 지나가고 있지 않고 있었다

"사랑은 눈꽃처럼 다가오나 봐 "

"손 내밀어 담아보지만 늘 녹아버려 "

"처음 본 순간부터 그대였기에 "

"난 또 한 걸음 또 한 걸음 "

"나에겐 그대여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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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위님 들리십니까?

뉴로 링크로 연락이 들어왔다

이미지가 아이팟을 들고 있는 손 옆에 자그마하게 생겨났다
고개를 돌려 난간 아래를 보자 강변 쪽으로 이미지가 옮겨지고 작은 화살표가 강가를 표시하였다

이번에도 스타쉽 컴퍼니의 구형 여성형 안드로이드 354 모델 3세대 뉴로 퍼지형입니다. 한 15년 전 모델 같습니다

강가로 직접 걸어올라 왔네요.

강가의 고수부지를 따라 이동경로가 점선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지금 서로 가고 있습니다.
김경위님도 돌아오십시오.

뉴로링크는 연결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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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에선 잠시 노래가 끊어졌다 반복돼서 다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웃는다 또 어제처럼 난 "

"숨긴다 아무 일 없는 듯 "

"허락 없이 그대 맘 살펴 온 "

"그대 맘 가지려 한 내 몫인가 봐 "

"이젠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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