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공통주제 <호흡> ㅣ 이상은
갑자기 얻는 깨달음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깨달음을 유지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작가 프로필 ㅣ 이상은
Keyword: 연극, 여행, 춤, 다이어리, 팟캐스트
춤 수업을 듣는데, 선생님이 숨을 잘 쉬라고 강조햇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날따라 느낌이 달라서, 쉬는 시간에 숨을 잘 쉬면 뭐가 좋냐고 여쭤보았다. 단순히 동작을 잘 하는 것을 떠나서, ‘춤추는 사람이 제대로 숨을 쉬어야 무대에서 현존(現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선생님이 답하셨다. 작년 1년동안 내 최대화두 ‘호흡’을 깔끔히 정리하고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작년 가을에 낭독공연을 하는데, 발성코치가 ‘왜 그렇게 성격이 급해서, 발음을 대충하냐?’고 물었다. 답을 하면서, 아마추어 극단에서 해왔던 공연들이 떠올랐다. 긴장된 몸과 마음, 내가 나오는 장면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 대사를 급하게하고 다른 배우와 소통하지 않았던 것들..... 모두 욕심은 많으면서 어찌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날 얻은 깨달음 때문에 마음이 굉장히 차분해졌다. 자연히 숨을 잘 쉬게 되어서 발성과 발음이 크게 향상되어 공연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
그날 공연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많은 부분들이 욕심때문에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숨을 제대로 안 쉬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정도로.... 내가 잠을 8시간 넘게 자면서도 하품을 정말 자주 하는 것을 보고, 선배가 뇌에 산소공급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때 산소부족으로 뇌경색으로 주인집아줌마가 돌아가셔서, 겁이 난 나는 호흡에 좋다는 탈춤을 무작정 배우기 시작했다. 탈춤덕분에 호흡량이 많이 늘어서 하품을 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차분히 했어야하는 것이다.
공연을 할때마다 힘들었던 순간마다 숨을 고르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버렸다. 그러면서 매번 연기가 도약했는데, 이제 내 삶도 그렇게 크게 뛰어오르고 싶다. 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내 인생에서 제대로 숨 쉬면서 현존(現存)하고 싶다. 이것 역시 또다른 욕심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욕심이 오히려 결과를 안 좋게한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이전보다 더 자주 쉬고, 내려놓고 버린다. 허겁지겁 가다가다도, 멈춰서 심호흡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렇게 스스로 다독이면서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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