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ONE PAGE ㅣ 한공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작 그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의 본질은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습니다. 전 그것을 찾아주고 싶어요.
작가 프로필 ㅣ 한공기
글쓰기 공동체 '파운틴' 운영자
보통사람의 사소한 일상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송중기처럼 청순한 남자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름도 비슷하다.
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그래서 하루 한끼에서 두끼는 국수종류 음식을 먹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국수는 잔치국수, 칼국수, 모밀국수, 수제비(국수로 포함)가 있다. 그런데 가끔씩 이렇게 밀을 많이 먹어도 될까 걱정이 든다. 국수를먹고 나면 확실히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많이 나온다. 그걸 알면서도 국수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지대해 여전히 꾸역꾸역먹는다. 이런 모순적 고민을 해결해주는 음식이 있느니 ‘쌀국수’.
난 쌀국수를 무척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는 않는다. 이유는 첫째, 쌀국수는 비싸다. 둘째, 맛있는 쌀국수집은 흔하지 않다. 그나마 내가 인정하는 쌀국수집은 노량진의 <전티마이>. 이집은 주인부터 점원까지 모두 백프로 오리지날 베트남 사람이다. 가격도 3900원밖에 안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언젠가 노량진에서 하루 종일 일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날 점심과 저녁 모두이집에서 먹었다. 노량진에 자주 가는 것은 아니니까 있을 때 잘해야 한다. 두번째로 인정하는 쌀국수집은 강남의 쌀국수 성지, <빈로이>다. 이 집의 국물은 마치 사골국처럼 깊게 우러나온 맛이 난다.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라 내부도 깔끔하고 아늑하여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 아쉬운 게 있다면 규모가 크다 보니(큰 주자장도 있음) 프랜차이즈 성향이 강하다. 개인적으로프랜차이즈 음식점을 꺼리는 나는 포호아, 포메이 같은 쌀국수집을 싫어한다. 심지어 맥도날드도 극혐한다. 내가 프랜차이즈를 싫어하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3년간 경영해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라면을 끓여오는 듯 정해진 방식으로 빨리 뽑는 제조과정은 아무리 좋은 재료와 좋은 레시피를 이용해도 ‘손맛’이 나지 않는다. 한때 “할머니국수집에 왜 할머니가 없는가?”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 할머니국수집(프랜차이즈)에서 볶음밥을 시켰는데 정말 5분만에 나오는 것이었다. 점원 아주머니에게 “왜 이렇게 빨리 나와요? 어떻게 만드시나요?” 여쭤봤더니 봉지를 뜯어서 뎊히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요즘 가는 유일한 쌀국수집은 우리 동네의 <싸이공 레시피>이다. 테이블에 여섯개 정도 있는 조그만 가게이지만 맛은 정말 내 인생 최고의 쌀국수 맛이다. 주인 부부의 베트남 교민 시절 갈고 닦은 쌀국수 실력이 묻어나는데 그릇, 숟가락, 젓가락도 모두 베트남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심지어 베트남 맥주와 베트남 커피도 판매한다.
난 쌀국수를 먹을 때 고수와 숙주, 바질을 왕창 넣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혼자 먹을 때도 절대 스마트폰을 본다거나 음악을 듣는 행동을 동시에하지 않는다. 쌀국수를 먹는 시간은 내게 마치 의식을 치루는 것과 같다고 할까? 말하면 거짓말이고, 이어폰을 국물에 빠뜨린적이 두 번이나 있다. 한번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열심히 보다가 국수를 건졌는데 면발 하나가 좀 얇아 예사롭지 않다고생각하며 입에 넣었더니 이어폰이었다. 아이폰 이어폰은 특히 잘 빠지면서도 국물 속에 있으면 면 인줄 착각하게 만든다. 이어폰 두개를 쌀국수 국물에 말아 먹은 이후로 쌀국수를 먹을 때는 오직 먹는데만 집중한다. 조용히 침묵하며 쌀국수를 먹고있다보면 진짜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베트남이 내가 동경하는 명상과 선으로 유명한 지역_티벳이나 인도- 비스무레한느낌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진한 국물맛을 온몸으로 흡수하는데 집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쌀국수는 감기와 원기회복에 진짜 좋다. 고열로 심하게 몸살감기를 앓을 때 매콤한 쌀국수 한그릇이면 신기하게도 감기 기운이 싹 가신다. 뜨거운 기운이온몸의 세포로 번지는 기분이 들고, 늦은 밤까지 몸이 후끈후근 하다. 단 쌀국수의 단점이 있다면 먹고난 후 얼굴과 머리에서고수향이 강하게 나 꼭 또 씻어야 한다. 몸에 밴 향의 세기는 고기를 먹고 난 후와 별반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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