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주제 <이사> ㅣ 적진
올해 목표를 책 쓰기로 정하고 끄적거리는 중입니다. sf를 좋아하고 실용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시도는 하지만 끝내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주제는 넓지만 깊게는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함은 있어 꾸준히 한 걸음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 ㅣ 적진
뼛속까지 SF인 남자 , 나무꾼
책장의 책들을 플라스틱 상자에 넣고 테이프를 붙이고 방 밖으로 내놓으면 상자들은 기계 소리와 함께 아파트 주차장으로 사라진다.
하나하나 비어가는 공간들이 전에는 좁게 보였던 공간에서 넓은 공간으로 바뀌어 버린 것을 볼 수 있다.
'이게 우리 집이었던가?'
그전까지는 익숙했던 공간이 갑자기 다른 공간이 되어 있다.
많이 이사를 해보았지만 항상 느낌은 비슷하게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물건이 없는가를 확인하고 문을 잠귀지 않고 새로운 집으로 간다.
새로운 집에서도 이질적인 느낌은 계속된다.
물건들은 예전에 쓰던 물건들인데 공간이 익숙지 않다.
짐들이 자기 자리를 잡을 때 가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 중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환경의 변화이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정감은 그것이 변화하거나 상실했을 때 비로써 그 크기가 얼마나 컸는가를 알게 된다.
새로운 공간이 익숙해지기는 정말 짧은 시간이 필요하고
기존의 익숙했던 공간이 이질적이게 되는 것도 정말 짧은 시간이다.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바로 옆 동으로 이사한 경험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불과 일주일 전에 살던 옆 동이 그렇게 낯설어 보이고 다른 동네 같이 느껴지는 것이 사람이 간사하다고 느끼게 해준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그만큼 빠르게 안정된 공간을 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능력인지도 모른다.
인간이라는 추운 빙하기에서도 살아남은 것은 이런 능력이 있어서였을까?
여름에 무더위와 겨울의 눈보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서 안정된 공간에 대한 욕구는 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된 공간을 바꾼다는 것이다. 쉬운 일들은 아닐 것이고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간에 금방 적응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망각이 필요해졌을지 모르겠다.
낯섦이 안정으로 바뀌기 위해 기존의 편안함과 안정감은 새로운 공간과 환경을 위해 지워졌을 것이라 본다.
이사는 망각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존의 편안함에 대한 기억상실이다.
공간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 이런 것들을 기억을 지움으로써 적응하게 해준다.
그래서 사람은 살아왔다.
계속되는 변화 속에 옮겨 다니며 환경에 적응하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기억과 함께 지워버리며 살아왔다.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지금의 안정된 삶을 기억에서 지우며 새로운 삶을 위해 계속 이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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