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그 남자의 주말농장(또는 카페) 쿠킹 라이프
※ 아래 동영상 레시피 있습니다.
리틀포레스트의 끝판왕, 머위 된장
한국에서 리메이크 한 작품이 아님을 밝혀둔다. - (김태리씨를 매우 애정 하지만 그 느낌이 아니었다. 나의 리틀포레스트롤 돌리도!)
음식과 관련 된 영화는 재미가 없어도 꼭 챙겨 보는 편이다. 음식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깐 스토리 따위야 뭐······.
그럼에도 역시 잘 만든 음식 영화는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어찌 아니 그러겠는가! 음식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다!
그런 면에서 몇 가지 푸드포르노급 영화를 소개 해 보자면,
남극의 쉐프, 아메리칸 셰프, 달팽이 식당
그리고 리틀포레스트 여름/가을 & 겨울/봄 이 있다.
이 중에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는 리틀포레스트 겨울/봄이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음식이라면 과연 머위 된장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잘 해먹지 않지만, 재료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간단하기까지 하니, 필자에겐 꼭 한번 따라해 보고 싶은 요리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필자의 주말농장에는 머위가 지천이다. 따로 밭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군락이 있어서 머위 공급은 매우 용이 한데, 안 만들 이유가 없기까지 하다.
그래서 몇 번이고, 리틀포레스트를 돌려 보면서 레시피를 카피 하려고 애를 썼지만, 뭐랄까? 간단하긴 한데, 뭔가 정확한 내용은 약간 부족했다.
예를 들어, 단맛이 부족하다는 말이 설탕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감칠맛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모르겠고, 된장을 볶을 때 들어가는 하얀 가루가 설탕인지 애매했고, 기름은 어떤 기름을 사용하는지. 등등등······.
그래서 외국어 포비아가 있는 필자임에도 구글번역을 이용해 일본 야후 사이트를 들어가 머위 된장의 레시피를 찾을 수 있었다. ㅎ
이번에는 크롬 한국어 전환을 이용해서 재료의 이름과 분량을 알아냈다. 오예!
그럼에도 완전히 익숙하지는 않은 레시피이기 때문에, 조금씩 가감을 해서 머위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결과는······.
와!
이거 괜찮다!
:)
이다.
자자, 그럼 잔소리는 각설하고, 레시피 들어가 본다.
아, 그런데 들어가 보기 전에 영화에서 찾은 팁들을 한번 보고 갈까? ㅎㅎㅎ
이 장면은 내 사랑 하시모토 아이짱이 아직 눈도 녹지 않은 머위 밭을 뒤져 머위 꽃 순을 따는 장면이다.
대략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봄날이나 여름가을의 시골마을에서처럼 흔하게 눈에 뛰는 머위를 찾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심지어 눈에 묻혀 있다는 점은, 필시 머위 밭을 가지고 있거나 머위 군락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채취를 해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머위 꽃 순 고거 크기가 얼마나 한다고······. 한두 개 가지고는 1인용 만들면 끝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거 은근 귀한 음식인 듯.
완성된 머위 된장은 일단 밥 위에 올려 먹는 것 같다. 영상에서처럼 저렇게 먹으면 짜다. 흰 밥에 살살 발라서 먹는 것이 혀와 신장 건강에 좋을 듯싶다.
그리고 이게 머위 된장편의 백미. 즉석 머위 된장국을 만드는 장면이다.
다른 거 다 필요 없이 머위 된장 조금과 끓는 물만 있으면 끝이다. 진짜, 이 장면 하나가 이 영화의 수많은 음식들 중 나의 감각을 가장 격렬하게 자극했던 것 같다. 아. 멍울풀이랑······.
그럼 진짜 레시피 들어가 본다.
아, 그런데 또 들어가 보기 전에 살짝 변명을 하게 하나 있다. ㅋ
사실, 로스팅룸이 있는 주말농장에 머위 군락지가 있는데······.
하하하하. 나도 채취시기를 지나쳐 버렸다! 크하하하하.
이런 이런~ ㅋㅋㅋㅋㅋ
그 당시 상황은 아래와 같다.
막, 딱새 녀석이 올해도 창고에 알 까놓고, 도롱뇽도 머위 밭 옆 또랑(?)에 알 까놓고, 나도 정신줄 까놓을 정도로 아찔한 봄날이었단 말이다······. ㅋㅋ
눈? 그런 건 냉동실에 낀 성에 정도가 가장 흡사하게 보이는 계절이 온 것이다.
그럼에도, 꽃대는 살아 있어서 이게 어디임? 하면서 수확해 왔다.
자자. 변명까지 끝났으니 진짜 레시피·······.
진짜 진짜!
1. 꽃대는 잘 씻어 주어야 한다. 내 생각에 영화에서 주인공이 아직 얼어 있는 밭에서 어린 꽃 순을 채취 하는 이유(맛은 뭐 어린 꽃 순이나, 좀 큰 꽃 순이나 매 한가지 인걸 감안하면)는 두 가지 인 것 같다.
첫째, 잘라서 쓰기 좋다. 일정하게 자를 수도 있고, 아직 단단한 봉우리이기 때문에 식감도 좋을 것이다. 대충 부드러운 브로커리 정도의 식감인데, 꽃이 피어 버리면 확 부드러워져서 식감은 잃게 된다.
둘째. 이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긴데······. 이게 꽃이 피기 시작하면 손질하기가 비글맞다. -_-;
특히 봄 벌레들이 꽃대 안으로 파고들어서 벙커링을 구축하고 있는데, 채취 하면서 얼추 제거 하더라도 씻을 때 보면 또 나오기 마련이다. 음식의 재료를 채취 할 때 그 시기와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은, 그것이 가장 좋은 시기와 방법이기 때문이겠지.
2. 대략 머위와 미소는 1:1의 비율에서 취향 것 가감한다. 짜지 않고, 맵쌉싸롱~ 한 맛을 더 내고 싶으면 머위를 더 넣고, 오래 보관 하면서도 적은 머위로 많은 양을 만들겠다면 미소를 더 넣으면 된다.
3. 손질이 끝난 머위는 한번 데쳐 주는데, 이때 쓴맛이 많이 날아간다. 특히 머위 꽃대는 쓴맛이 줄기보다 많아서 쓴맛에 적응 못하시는 분들은 한번 삶아서 찬물에 담가 두면 쓴맛이 좀 빠진다.
물론 필자처럼 강려크한 쓴맛이야 말로 입맛의 절정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숨이 죽을 정도로만 살짝 데쳐서 찬물에 빠르게 씻어서 물기만 짜두면 된다.
4.물기를 짠 머위는 칼로 잘 다져주는데, 어린 꽃 순이 아니라면 적당히 해도 적당히 잘 다져 진다. 대충대충 해도 된다.
5. 이제 모든 재료가 준비 되었으니, 한번 볶아주면 되는데, 참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미소랑 된장을 넣고 중불로 끓이듯이 볶는다. 용암이 터질 듯 한 상황이 되면 약불로 놓고, 잘 저어서 아래가 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 이때 설탕으로 간을 하고, 맛술을 조금 넣어 맛을 올리면 끝~
6. 요롷게 소독한 병에 병인 한 후에 냉장 보관을 하면 1년도 버틴다고 내 사랑 하시모토 아이짱이 영화에서 그랬다.
자자~ 머위된장을 만들었으니, 이제 먹어 볼까? ㅎㅎㅎㅎ
흰 쌀밥과(즉석밥이라능. ㅠ) 국 그릇을 준비하고, 일단 밥위에 머위된장을 올려서 먹어봤다.
자, 일단 밥위에 올려 먹어 보았으니,
이제는 대망의 머위 된장국이다!
심지어 머위 된장은 동영상으로 찍어 보았다!
ㅋㅋㅋㅋ
진짜 이렇게 간단한 미소된장국이라니, 향도 좋고, 맛도 좋고, 필자 같은 애주가들은 음주 후 다음날 한 사발 들이키면 숙취해소도 막 해줄 거 같은 그런 맛이다. 머위가 숙취 해소에 좋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아닌가? ㅋ
자자.
필자 생각엔 내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머위대와 잎으로 만들어도 얼추 비슷한 맛은 나올 것 같다. 잠깐 짬을 내면 충분히 너님도! 할 수 있다!
ps. 카, 카페를 옮겼어요. ㅠ 드디어 서울로······. 돈도 없고, 혼자 다 하려니, 아주 그냥 뒤지는 줄·······. 좀 더 안정이 되면 오늘도 카페를 다시 연재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