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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Jun 15. 2018

리틀포레스트의 끝판왕, 머위 된장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그 남자의 주말농장(또는 카페) 쿠킹 라이프

※ 아래 동영상 레시피 있습니다.



리틀포레스트의 끝판왕, 머위 된장



리틀포레스트의 씬 스틸 요리, 머위 된장          

한국에서 리메이크 한 작품이 아님을 밝혀둔다. - (김태리씨를 매우 애정 하지만 그 느낌이 아니었다. 나의 리틀포레스트롤 돌리도!)          


음식과 관련 된 영화는 재미가 없어도 꼭 챙겨 보는 편이다. 음식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깐 스토리 따위야 뭐······.     


그럼에도 역시 잘 만든 음식 영화는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어찌 아니 그러겠는가! 음식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다!     


그런 면에서 몇 가지 푸드포르노급 영화를 소개 해 보자면,     


남극의 쉐프, 아메리칸 셰프, 달팽이 식당
그리고 리틀포레스트 여름/가을 & 겨울/봄 이 있다.


이 중에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는 리틀포레스트 겨울/봄이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음식이라면 과연 머위 된장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잘 해먹지 않지만, 재료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간단하기까지 하니, 필자에겐 꼭 한번 따라해 보고 싶은 요리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필자의 주말농장에는 머위가 지천이다. 따로 밭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군락이 있어서 머위 공급은 매우 용이 한데, 안 만들 이유가 없기까지 하다.     


그래서 몇 번이고, 리틀포레스트를 돌려 보면서 레시피를 카피 하려고 애를 썼지만, 뭐랄까? 간단하긴 한데, 뭔가 정확한 내용은 약간 부족했다.     


예를 들어, 단맛이 부족하다는 말이 설탕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감칠맛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모르겠고, 된장을 볶을 때 들어가는 하얀 가루가 설탕인지 애매했고, 기름은 어떤 기름을 사용하는지. 등등등······.     


그래서 외국어 포비아가 있는 필자임에도 구글번역을 이용해 일본 야후 사이트를 들어가 머위 된장의 레시피를 찾을 수 있었다. ㅎ     


이번에는 크롬 한국어 전환을 이용해서 재료의 이름과 분량을 알아냈다. 오예!     


그럼에도 완전히 익숙하지는 않은 레시피이기 때문에, 조금씩 가감을 해서 머위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결과는······.     


와!
이거 괜찮다!
:)

이다.     


자자, 그럼 잔소리는 각설하고, 레시피 들어가 본다.               





아, 그런데 들어가 보기 전에 영화에서 찾은 팁들을 한번 보고 갈까? ㅎㅎㅎ     





영화 리틀포레스트 겨울/봄의 장면 - 머위 순 채취


이 장면은 내 사랑 하시모토 아이짱이 아직 눈도 녹지 않은 머위 밭을 뒤져 머위 꽃 순을 따는 장면이다. 


대략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봄날이나 여름가을의 시골마을에서처럼 흔하게 눈에 뛰는 머위를 찾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심지어 눈에 묻혀 있다는 점은, 필시 머위 밭을 가지고 있거나 머위 군락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채취를 해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머위 꽃 순 고거 크기가 얼마나 한다고······. 한두 개 가지고는 1인용 만들면 끝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거 은근 귀한 음식인 듯.        

 



영화 리틀포레스트 겨울/봄의 장면 - 머위 된장과 흰 쌀밥


완성된 머위 된장은 일단 밥 위에 올려 먹는 것 같다. 영상에서처럼 저렇게 먹으면 짜다. 흰 밥에 살살 발라서 먹는 것이 혀와 신장 건강에 좋을 듯싶다.     




영화 리틀포레스트 겨울/봄의 장면 - 즉석 머위 된장국을 만드는 장면


그리고 이게 머위 된장편의 백미. 즉석 머위 된장국을 만드는 장면이다.


다른 거 다 필요 없이 머위 된장 조금과 끓는 물만 있으면 끝이다. 진짜, 이 장면 하나가 이 영화의 수많은 음식들 중 나의 감각을 가장 격렬하게 자극했던 것 같다. 멍울풀이랑······.      





그럼 진짜 레시피 들어가 본다.          





아, 그런데 또 들어가 보기 전에 살짝 변명을 하게 하나 있다. ㅋ     





사실, 로스팅룸이 있는 주말농장에 머위 군락지가 있는데······. 


하하하하. 나도 채취시기를 지나쳐 버렸다! 크하하하하.



이런 이런~ ㅋㅋㅋㅋㅋ 


그 당시 상황은 아래와 같다.     



막, 딱새 녀석이 올해도 창고에 알 까놓고, 도롱뇽도 머위 밭 옆 또랑(?)에 알 까놓고, 나도 정신줄 까놓을 정도로 아찔한 봄날이었단 말이다······. ㅋㅋ 


눈? 그런 건 냉동실에 낀 성에 정도가 가장 흡사하게 보이는 계절이 온 것이다.     





그럼에도, 꽃대는 살아 있어서 이게 어디임? 하면서 수확해 왔다.          




자자. 변명까지 끝났으니 진짜 레시피·······.


진짜 진짜!




리틀포레스트 머위 된장     


주재료 : 머위 꽃대(없으면 머윗대) 500g, 미소된장 600g, 참기름, 10큰, 맛술 5큰, 설탕은 취향 것.                    



1. 꽃대는 잘 씻어 주어야 한다. 내 생각에 영화에서 주인공이 아직 얼어 있는 밭에서 어린 꽃 순을 채취 하는 이유(맛은 뭐 어린 꽃 순이나, 좀 큰 꽃 순이나 매 한가지 인걸 감안하면)는 두 가지 인 것 같다.     


첫째, 잘라서 쓰기 좋다. 일정하게 자를 수도 있고, 아직 단단한 봉우리이기 때문에 식감도 좋을 것이다. 대충 부드러운 브로커리 정도의 식감인데, 꽃이 피어 버리면 확 부드러워져서 식감은 잃게 된다.   

  

둘째. 이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긴데······. 이게 꽃이 피기 시작하면 손질하기가 비글맞다. -_-;     


특히 봄 벌레들이 꽃대 안으로 파고들어서 벙커링을 구축하고 있는데, 채취 하면서 얼추 제거 하더라도 씻을 때 보면 또 나오기 마련이다. 음식의 재료를 채취 할 때 그 시기와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은, 그것이 가장 좋은 시기와 방법이기 때문이겠지.     





2.  대략 머위와 미소는 1:1의 비율에서 취향 것 가감한다. 짜지 않고, 맵쌉싸롱~ 한 맛을 더 내고 싶으면 머위를 더 넣고, 오래 보관 하면서도 적은 머위로 많은 양을 만들겠다면 미소를 더 넣으면 된다.






3. 손질이 끝난 머위는 한번 데쳐 주는데, 이때 쓴맛이 많이 날아간다. 특히 머위 꽃대는 쓴맛이 줄기보다 많아서 쓴맛에 적응 못하시는 분들은 한번 삶아서 찬물에 담가 두면 쓴맛이 좀 빠진다.      


물론 필자처럼 강려크한 쓴맛이야 말로 입맛의 절정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숨이 죽을 정도로만 살짝 데쳐서 찬물에 빠르게 씻어서 물기만 짜두면 된다.      





4.물기를 짠 머위는 칼로 잘 다져주는데, 어린 꽃 순이 아니라면 적당히 해도 적당히 잘 다져 진다. 대충대충 해도 된다.     





5. 이제 모든 재료가 준비 되었으니, 한번 볶아주면 되는데, 참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미소랑 된장을 넣고 중불로 끓이듯이 볶는다. 용암이 터질 듯 한 상황이 되면 약불로 놓고, 잘 저어서 아래가 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 이때 설탕으로 간을 하고, 맛술을 조금 넣어 맛을 올리면 끝~     






6. 요롷게 소독한 병에 병인 한 후에 냉장 보관을 하면 1년도 버틴다고 내 사랑 하시모토 아이짱이 영화에서 그랬다.                         


자자~ 머위된장을 만들었으니, 이제 먹어 볼까? ㅎㅎㅎㅎ     





흰 쌀밥과(즉석밥이라능. ㅠ) 국 그릇을 준비하고, 일단 밥위에 머위된장을 올려서 먹어봤다.      



오오오! 쌉싸르한 머위 향과 달큰한 미소 된장이 꽤나 어울리는 조합이다. 이걸로 밥 한 공기는 뚝딱 할 수 있을 것 같다(실제로 현직, 카페에서 꽤나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리~)     



자, 일단 밥위에 올려 먹어 보았으니,
이제는 대망의 머위 된장국이다!




심지어 머위 된장은 동영상으로 찍어 보았다!




https://youtu.be/yIc7JGx0Egg



ㅋㅋㅋㅋ

진짜 이렇게 간단한 미소된장국이라니, 향도 좋고, 맛도 좋고, 필자 같은 애주가들은 음주 후 다음날 한 사발 들이키면 숙취해소도 막 해줄 거 같은 그런 맛이다. 머위가 숙취 해소에 좋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아닌가? ㅋ      


자자.

필자 생각엔 내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머위대와 잎으로 만들어도 얼추 비슷한 맛은 나올 것 같다. 잠깐 짬을 내면 충분히 너님도! 할 수 있다!           



               


ps. 카, 카페를 옮겼어요. ㅠ 드디어 서울로······. 돈도 없고, 혼자 다 하려니, 아주 그냥 뒤지는 줄·······. 좀 더 안정이 되면 오늘도 카페를 다시 연재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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