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그 남자의 주말농장(또는 카페) 쿠킹 라이프
정통 미국식 쿠반 샌드위치, 쿠바노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려니 쑥스럽구먼. 허허허허~ 코로나 덕분에 시간이 겁나 난 덕인데···ㅠ 장사는 안되고, 하루 종일 멍 때리고 있기 보다는 글이라도 쓰자는 얄팍한 마음가짐이니, 너무 뭐라 하지 않기~
2014년에 개봉해서, 아직까지도 음식 영화 중에 내 마음속의 원픽 영화가 하나 있다. 국내에서는 ‘아메리칸 셰프’로 개봉했지만, 원작의 제목은 단순하게 ‘셰프’인 영화. 이 영화로 인해 필자는 쿠바노스라는 샌드위치에 꽂혔고 현재는 충실하게 재현해서 카페에서 팔고 있긴 한데······. 아놔······. 코로나······.
헌데 필자는 쿠바는커녕 미국도 가보지 못한 처지라, 미국식 쿠반 샌드위치를 글로 배웠다는 치명적인 단점은 있지만, ㅋㅋㅋ 나름 번역기 돌려가며 조사한 레시피와 지금의 정미쿠샌(정통 미국식 쿠반 샌드위치. 이하 정미쿠샌이라고 부름)이 완성되기 까지 약 2년간의 연구개발로 꽤나 그럴듯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메인상품의 레시피를 왜 공개하냐고?
그야. 이번 코로나 때문에 카페가 망하기 직전이기 때문이지! 끼야호~
ㅋㅋㅋㅋㅋ 대충 지금 정신줄 놓았다는 말이다. ㅠ 매출이 1/5이 아니라, 성수기 기준으로 1/15로 떨어졌다. 그것도 3달 째. ㅠ
대학교 정문 바로 앞 카페의 특성상 일반 역세권 상권과는 조금 떨어져 있고, 거의 학생들 바라보고 장사하는데, 개학은 한달이나 연기가 되고 있으니·······.
잘하면 조만간 구직의 길로 들어갈지도·······.
누가 나 좀·······.
ㅠ
흔히 ‘쿠바노스’라 불리는 쿠바 샌드위치는 원래 ‘쿠반 샌드위치’가 정식 명칭인 것인 것이 맞지 말이다. ㅋㅋㅋ
쿠반(cuban)을 영어로 검색해보면 <belonging to or relating to Cuba or its people.> 대충 <쿠바 또는 그 민족에 속하거나 관련 있는.> 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쿠반 샌드위치는 쿠바와 그 나라 사람들과 관련 있는 샌드위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 '셰프'에서도 주인공은 쿠바 샌드위치가 아니라 쿠반 샌드위치라고 말하며, 엘 제프의 푸드트럭에는 쿠바노스<cubanos> 라고 쓰여 있다.
그래서 쿠바노스는 쿠바 음식? 정도로 해석하면 되는데, 영화의 메인 음식이 샌드위치라서, 여기서 쿠바노스는 쿠반 샌드위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엄밀히 말하면, 유카튀김이니, 바나나케챱이니, 모두 쿠바노스인 것이다.
여튼, 쿠바노스는 쿠바의 사탕수수나 시가 플랜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시간도 없이 빠르게 한 끼 식사를 때우려고 만들어 먹은 샌드위치다. 해서 그 품질과 맛이 썩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미국 플로리다로 쿠바의 노동자들이 이주해 오면서 고향에서 먹던 쿠바식 샌드위치를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것이 쿠반 샌드위치인 것이라고 보면 된다.
쿠바의 이주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쿠바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나 기계보다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기계가 더 좋아서, 쿠바에서 먹던 샌드위치보다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다는 점은 뭔가 아이러니 하다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쿠바의 정신과 열정은 쿠바노스의 재료에 그대로 담겨 있고, 그걸 기본으로 영화에서는 주인공 칼 캐스퍼에 의해 미국식으로 해석된 쿠반 샌드위치(쿠반노스 또는 쿠바노스)가 만들어 진다.
지금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샌드위치가 바로 이 쿠바노스, 쿠반 샌드위치다.
해서 정작 쿠바에서는 찾을 수 없는(영화가 상영되고 나서는 있을라나?) ‘정통 미국식 쿠반 샌드위치’ ‘쿠반노스(쿠바노스)’ 되시겠다.
참고로 쿠바노스(앞으로 계속 쿠바노스라 부르겠음)는 다양한 레시피가 존재하는데, 필자의 경우 마사 스튜어트의 레시피를 참고용으로 사용했고, 그 레시피를 기준으로 영화 속에 숨어 있는 레시피를 따라서 만들고 있다.
Ingredients
4 cloves garlic, thinly sliced
Juice of 2 limes (about 3 tablespoons)
1/3 cup freshly squeezed orange juice
2 teaspoons ground cumin
1 teaspoon coarse salt
1 teaspoon freshly ground pepper
1 (12-ounce) pork tenderloin, trimmed
1 tablespoon olive oil
4 ounces Black Forest ham, thinly sliced (about 4 slices)
4 ounces Swiss cheese, thinly sliced (about 4 slices)
4 kosher dill pickles (about 4 ounces), thinly sliced lengthwise
2 (6-inch) soft French or Cuban rolls, split
4 tablespoons unsalted butter, softened
DirectionsInstructions Checklist
Step 1
In a resealable plastic bag, combine garlic, lime and orange juices, cumin, salt, and pepper. Add pork and marinate, refrigerated, for up to 4 hours.
Step 2
Preheat oven to 350 degrees. Wipe off any excess marinade from pork. Heat oil in a large ovenproof skillet over medium-high heat. Add pork and cook on all sides until lightly brown, about 5 minutes. Transfer skillet to oven and cook 12 minutes more. Transfer pork to a cutting board and let rest for 5 to 10 minutes before slicing into 1/8-inch slices.
Step 3
Brush insides of each roll with 1 tablespoon butter. Layer 1 ounce of Swiss cheese on one of the cut sides of each roll. Top each with 6 ounces pork tenderloin, 2 ounces ham, 2 ounces pickle slices, and remaining ounce of cheese. Top with remaining halves of rolls. Brush top and bottom of rolls with remaining 2 tablespoons butter. Heat a panini press to medium high and grill sandwiches until heated through and the cheese is melted, about 5 minutes. Slice on the diagonal and serve immediately.
위는 참고한 마사 스튜어트의 큐반 샌드위치 레시피이다.
https://www.marthastewart.com/317591/cuban-sandwiches
영어는 뭐, 필자도 대충 번역기 돌려서 해석한거라, 한글판은 없다.
‘셰프’에서 쿠바노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 시작 후 거의 1시간이 되었을 무렵이다. 런닝타임 1시간 55분짜리 음식영화에서 메인 메뉴가 절반이 넘어갔을 때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것도 클리셰 정도로 사용되기 위해서 말이다.
이후 제대로 된 쿠바노스는 10분 뒤 시작 되는데······.
이 장면은 주인공 칼 캐스퍼의 남미출신 친구이자, 수셰프(주방장 바로 아래 부주방장)인 마틴이 쿠바노스의 핵심 재료인 돼지고기 어깨살을 마리네이드 하는 장면이다.
보통 영화 ‘셰프’를 통해 쿠바노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 마리네이드 국물(?)이 모호(MOJO)소스라고 착각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모호소스의 재료를 활용한 마리네이드용 절임국물(?)이지, 모호 소스가 아니다. 아마 영화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장면 같다. 저기 아랫 사진에 통마늘 보이는가? 저렇게 해서 효과가 있다고? ㅋㅋㅋ
모호소스는 다음 컷에~
자. 드디어 나왔다. 모호소스! 스펠링 그대로 읽으면 모조(MOJO)지만, 남미에선 모호로 발음한다나? 스페인어인가 그럴거다. 중요한거 아니니 패스~
여튼, 오븐에 로스팅한 돼지고기 어깨살을 자세히보면 초록색 소스가 발라져 있는 것이 보이나? 그것이 바로 남미의 소스 모호소스 되시겠다.
영화에서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기 때문에, 마리네이드 국물(?)을 모호소스라 착각 할 수도 있고, 수셰프인 마틴이 그 마리네이드 국물을 만들 때 사용한 재료가 모호소스의 원재료이긴 하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차이는, 허브의 양을 늘려서 갈아 주었느냐 아니냐 하는데 있다.
외국에서 모호소스를 설명 할 때, 마늘이 들어가서 매콤한 소스라고 설명 등을 하지만, 쿠바노스에선 한번 로스팅 하고, 구워지기 때문에 마늘의 매운 맛은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
해서, 간혹 쿠바노스가 매운 샌드위치라고 하는 설명은 맞지 않다. 물론, 모호소스를 따로 곁들어 먹으면 매운 맛이 나긴 한다.
이 사진에서 캐스퍼가 쿠바햄(돼지고기 어깨살을 로스팅 한 것을 앞으로 쿠바햄이라고 부르자)을 모호소스에 찍어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는 마늘 때문에 모호소스 특유의 톡쏘는 매운 맛이 살아 있다.
필자도 저렇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인 스타일~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 캐스퍼는 초반에 직접 고추장을 만들어 먹기고 하는데······. 한국을 좋아 하나······? ㅎ
헤이 캐스퍼! 두유노우 코비드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ㅋㅋㅋ
쿠바햄이 준비가 되었으면. 쿠바노스는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쿠바번이라는 빵이 필요한데, 대충 소프트 바게트 같은 느낌이다. 핫도그번 보다는 질기고, 일반 바게트 보다는 훨씬 부드럽니다. 화이트번 계열은 대충 다 사용해도 된다.
사실, 쿠바에서는 쇼트닝과 돼지기름인 라드를 이용해서 만들어서 그렇게 좋은 빵은 아니······.
한국에서는 식빵이나 소프트 바게트를 사용하면 된다. 필자는 일반 식빵의 경우 너무 부드러워서 호밀빵을 사용하는데, 훨씬 더 고급스럽고 좋은 것 같다.
소프트 바게트는 만들기는 쉬운데, 장비가 좀 필요하고 가성비도 떨어지고, 구입하게 되면 보관용 장비가 또 필요하게 되고 또 가성비가 떨어지고······. 걍 식빵이 쵝오!
여튼!
빵은 안쪽을 한번 구워주고, 일반 아무 햄(미국에서는 본레스 햄이나 프로슈토 같은 것을 사용한다.) 몇 장이랑, 쿠바햄을 얇게 썰어, 한번 구워내고, 빵에 올린다.
그리고 아메리칸 스위스 치즈 두 장이랑 피클 올린 뒤, 머스타드 소스를 넉넉히 발라서 플랜차에 구워내면 된다.
보통 파니니 그릴이라고 불리는 플랜차에서 납작하게 구워 내는데, 위 아래로 버터를 듬뿍 발라주는 것이 포인트다.
일단, 쿠바햄을 만들어야 한다. 쿠바햄은 돼지고기 어깨살을 쓰는데, 돼지전지에 목살이 붙은 부위다.
한국은 워낙 디테일하게 소분하다보니, 시중에서 목살과 앞다리 윗살이 붙은 어깨살을 구하기 힘들다. 아예 통으로 사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냥 목살을 사용한다. 앞다리살 을 사용해도 무방한데, 물렁뼈 등이 있을 수 있어서 부드러운 목살이 더 낫긴 하다.
목살을 통으로 사용하면 좋은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로스팅한 고기를 다 사용 못하면 난감해서 소분해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냉동해 놓는다. 해동만 잘하면 아무 문제 없다.
3~4인분용으로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모호(MOJO)소스에 버무려둔다. 영화에서는 주구장창 말했듯이 마리네이드 국물에 염지를 하는데, 굳이 재료 아깝게 그렇게 사용하지 말고 모호소스에 바로 마리네이드 하면 편하다.
모호소스 레시피는 저 위에 마사 스트어트 여사가 친절히 알려준
4 cloves garlic, thinly sliced
Juice of 2 limes (about 3 tablespoons)
1/3 cup freshly squeezed orange juice
2 teaspoons ground cumin
1 teaspoon coarse salt
1 teaspoon freshly ground pepper
요 재료를 믹서기에 넣어서 갈아주면 된다.
여사님의 레시피엔 허브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단점이라, 생허브 중에 오레가노와 민트를 추가해서 쓰면 된다.
쿠바햄은 초벌로 오븐에 로스팅을 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게 호일 씌워서 280도에 20분 정도 로스팅을 하고,
호일 열고 15분 정도 더 로스팅해준다. 이때 표면에 마이야르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뭐 대충 더 맛있어진다는 말이다.
호일의 경우 불판에 깔고 굽거나, 불에 직접 닿으면 매우 좋지 않다. 오븐의 경우 온도가 높아도 대류 때문에 호일이 타거나 하지 않아서 사용하는데, 영 찝찝하면 위에 뚜껑을 덮는 용도로만 사용해도 된다. 단, 기름 설거지는 늘어날 지어니······.
음~ 잘 빠진 것 같다. 아래 기름은 버리는 거 아니다.
쿠바햄이 살짝 식으면 슬라이스를 해 주는데, 속에 다 안 익었다고? 괜찮다. 나중에 다시 팬에 구워낼 거다.
요 정도가 3~4인분 정도쯤 된다. 필자는 많이 넣어서 만들 거라, 2.5인분 정도 되겠다.
남은 쿠바햄은 호일에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는데 이때 위에 버리지 말라고 한 기름을 위에 뿌리고, 올리브유를 살짝 둘러서 보관하면 한 1주일 정도 보관 가능하다. 굳이 쿠바노스가 아니더라도 살짝 구워서 맥주안주로 먹어도 JMT!
속재료에는 쿠바햄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반 햄을 좀 더 넣는다. 보통 아무거나 사용하면 되는데 필자는 불고기햄 사용한다, 구하기 쉽고, 싸니깐······. 원래는 프로슈토나, 본레스햄을 사용하면 더 좋다.
햄은 모호소스랑 함께 살짝 구워준다. 너무 바짝 구우면 질겨지니깐, 핏물만 없앤다는 생각으로 구워주면 된다. 이때 모호소스의 매운 맛은 날아간다.
기본 재료들! 호밀식빵, 머스타드소스, 피클, 아레리칸스위스치즈, 미국체다치즈, 그냥치즈, 버터. 끝이다.
머스타드소스는 허니머스타드가 아님을 주의하자. ㅠ 디종 있으면 디종 사용해도 무방. 헌데 비싸니깐······.
요정도 고기는 더블사이즈! 원래사이즈보다 고기가 2점 더 들어갔다. 짜장면 곱빼기가 기본의 두 배 양이 아닌 것과 같은 원리 이······.
머스타드 바른 빵에 일반 치즈 한 장 올리고 일반 햄을 올린다.
그 위로 체다치즈 올리고, 쿠바햄을 가득 쌓는다.
피클도 넉넉히 쫙 깔아주고 마지막으로 아메리칸스위스치즈를 올려 마무리한다.
영화에서는 원래 쿨하게, 쿠바햄-일반햄-치즈-피클 올리고 머스타드 바른 빵을 올려서 위에 버터 발라서 굽는데, 필자는 재료들 흩어지지 말라고 중간 중간 치즈를 넣어 준 것일뿐! 맛은 다르지 않다.
아메리칸스위스치즈가 없으면 그냥 체다치즈 사용해도 무방!
에멘탈치즈처럼 고급 치즈를 넣어도 무방!
이젠 파니니 그릴에서 구워주기만 하면 끝! 바닥에 버터 발라주고, 위에 빵에도 발라 주고!.
납작하게 눌러서 구운 것이 쿠바노스의 한 특징이기도 하다. 안의 치즈들이 멜팅 되면서 치즈가 쀼뀨~ 하고 나온다.
다 되었다는 신호다.
햄을 많이 넣었는데도, 납작하니, 잘 구워졌다. 맛은 뭐, 당연히 좋다. ㅋ 맥주 안주로 최고다!
자자. 여러분들 어렵지 않다. 충분히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지 않지 않다면······. 이태원쯤 가면 파는 곳이 좀 있는 것 같······.
자,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빠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