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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Mar 12. 2020

마라 닭도리탕, 마반도릭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그 남자의 주말농장(또는 카페) 쿠킹 라이프




마라 닭도리탕, 마반도릭





진짜 심심했나보다······. 일주일에 두 번이나 포스팅을 하다니! 그렇다고 필자가 정신차리고, 앞으로 열심히 포스팅을 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ㅋㅋㅋㅋ            




해묵은 논란이 있다. 


닭도리탕은 과연 일본식 용어이며, 닭볶음탕으로 순화해서 사용해야 하는가?



이 주제로만 한글파일 줄 간격 160%, 폰트크기 10pt로 A4 5장은 너끈히 쓸 수 있지만, 대충 결론만 말하자면,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대충 증거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이래저래요래저래 설명해 놓았다. 그냥 닭도리탕으로 쓰면 된다고. 검색사이트에서 <닭도리탕 국립국어> 정도로 검색해보면 충분히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니, 참고 하시면 되겠다.     



그런데, 레시피나 쓸것이지, 왠 갑자기 닭도리탕 어원 타령이냐고?


ㅋㅋㅋ


그건, 필자가 이 요리의 이름을 ‘마반도릭’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거슨 ‘마라 반마리 닭도리탕 이닥.’>의 줄임말인데, 괜히 아직도 닭도리탕이 일본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오해 하는 독자가 있다면 쓸데없는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걍, 이런 걸로 싸우고 싶지 않다는 필자의 굳은 의지랄까?          


여튼, 그렇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어마어마한 매출 감소에 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필자는 카페에서 계속 신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세상 완전히 새로운 메뉴는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카페의 특성상 조리가 쉽고, 있는 재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조건에 충족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카페에서 제일 인기 많은 고해마떡(고기해물마라떡볶이)을 위해 직접 만들고 있는 마라장(한국식 마라소스)을 최대한 활용해서 메뉴를 만든다.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마라장으로 만든 닭도리탕이었다.


물론 그냥 닭도리탕에 마라장만 넣는 것이 아니라, 약간 분식느낌으로 카페 앞 여대생들의 원픽 메뉴인 마라떡볶이에 닭을 넣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나름 괜찮게 나온 것 같은데, 자자~ 그럼 한번 만들어 볼까?           

         








닭은 닭도리탕용으로 구입했다. 헌데 이게 닭다리랑 닭날개 수량만 맞춰서 대충 포장해 놓은 느낌이다. 일단 닭목도 없고, 날개 크기도 제각기고, 몸통은 정확히 반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_-;;;;          





수, 수량이 안 맞아! ㅠ 닭 한 마리를 1/4만 사용해서 만들 생각 있었는데······. 조각이 홀수다. ㅠ      





 

뭐, 그래서 중량으로 나눴다. 대신 1/3 사이즈로. 일단 닭은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았다. 월계수 잎 조금이랑 맛술이나 청주 조금 같이 넣어주면 좋다.               





나머지 부재료는 닭도리탕에 들어가는 재료면 충분하다. 필자는 낙지랑 연근, 중국당면, 청경채 정도만 추가했다. 뭐, 전복 넣고 싶으면 넣어도 되고, 드래곤이나 오크, 가고일 고기 등을 넣어도·······.               





핏물을 한번 뺀 닭은 끓는 물에 한번 데친다. 시간은 5분 내외로, 닭을 삶는 게 아니라, 그냥 한번 데친다는 느낌이다.          





보통 닭도리탕은 웍을 사용하는데, 카페에 인덕션용 웍이 없·······. 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팬을 사용했다. 기름 무진장 튄다. 웬만하면 깊이가 있는 웍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     


웍이든 팬이든 기름을 한번 두르고 한번 데친 닭을 앞뒤로 살짝 구워준다.           





         

닭을 초벌 한 뒤, 단단한 채소부터 넣어서 한 번 더 볶아내는데, 이때 맛소금과 후추로 살짝 밑간을 한다. 맛 소금은 아주 조금! 두어 꼬집이면 충분하다!  




           

  

이후 마라장을 한술 넣는다. 집에 마라장이 없다고? 요즘 조금 큰 마트에만 가도 마라소스는 꼭 있다! 하나 구입해서 대용품으로 사용 하면 된다.        




      

마라장에 기름이 들어 있어서 약한불에 볶아내면 재료에 어느 정도 코팅이 된다. 이때 불조절 잘못하면 바닥에 늘어 붙으니깐, 불은 반드시 약불로!            





        

물은 재료가 잠길정도 넣고, 떡과 당면을 넣는다. 이때 설탕을 반 큰 정도 넣어서 단맛을 추가하는데, 단 맛이 싫으면 안 넣어도 무방~ 그런데 좀 넣으면 존맛~     





         

마라장은 그렇게 짜지 않아서, 간이 좀 덜 된 느낌이다. 시중에서 파는 마라장도 간이 센 거랑 안 센 것이 있는데, 위의 10번 단계에서 반드시 간을 봐야 내가 사용하는 마라장이 짠지 안 짠지 알 수 있다.     


필자는 짜지 않는 마라장이라서, 고추장을 아주큰1술을 넣었다. 만약 마라장이 짜면 그냥1큰술을 넣어서 고추장맛을 추가하면 된다.     


그러니깐, 간 보면서 조리 하라는 이야이기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간이 맞으면 안 되고 약간 간이 모자라야 한다. 그래야 국물이 졸면 간이 맞아지니깐! 아참, 그리고 간장은 넣지 않아용~          





그렇게 한 10분 정도 중약불에 끓여주다가, 대충 간이 맞으면 야채류를 넣는다. 야채류는 딴딴야채, 딴딴한 척 하는 야채, 여리여리한 야채로 구분이 가능한데, 딴딴한 야채는 아예 처음에 넣어 버렸으니, 딴딴한 척 하는 야채를 먼저 넣는다. 양파랑 양배추 같은 녀석들이 쎈척하는 양아······. 야채다.         





 

이후 여리여리한 야채를 넣어서 한번 더 끓이고,        





  

불을 끄고, 청경채나 미나리 같은 채소를 넣어서 잔열로 익히면 끝!           





 

   

사진 이쁘게 나오라고 국물을 좀 뺐는데, 개인적으로 국물을 자작하게 해서 소주 한잔 하면·······. 아주 좋을 것 같아.          











자·······. 이제 이걸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좀 해보자.                                    





ps. 슬픈 이야기 하나 해볼까? 카페에서 만들고 바로 먹기 그래서, 포장용기에 넣어 집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버스에 두고 내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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